독일 바이엘의 당뇨병성 신장질환 및 심장질환 치료제인 ‘케렌디아정’(Kerendia 성분명 피네레논 finerenone)이 미국에서 심부전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
바이엘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피네레논을 좌심실 박출률(LVEF) 40% 이상 심부전(HF)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14일(미국 현지시각) 발표했다. 좌심실 박출계수 40% 이상을 나타내는 심부전은 좌심실 박출계수 경도 감소 심부전(HFmrEF) 또는 좌심실 박출계수 보존 심부전(HFpEF)으로도 불리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피네레논(10mg, 20mg, 40mg)을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인 심부전 성인 환자에서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 위험을 감소시키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FDA는 올해 3월에 피네레논의 이번 적응증 추가신청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바이엘은 앞서 2023년 9월에 심부전 관련, REDEFINE-HF, FINALITY-HF, CONFIRMATION-HF 등 3건의 3상 임상시험을 동시에 시작했다.
이번 승인은 2024 유럽심장학회(ESC) 학술회의에서 발표됐고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3상 FINEARTS-HF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피네레논은 FINEARTS-HF에서 심혈관계질환으로 인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부전으로 인한 응급실 방문으로 정의되는 총 심부전 사건(최조 발생 및 재발 포함)의 복합 결과를 위약+표준요법제 대조군 대비 1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올렸다. 이런 이점은 기존 치료, 동반질환, 입원 상태에 관계없이 비슷한 경향으로 입증됐다.
FINEARTS-HF 임상에 참여한 케렌디아 복용군의 1% 이상에서 나타났고 위약 대조군에 비해 더 빈도 높게 수반된 부작용은 고칼륨혈증(9.7% vs 4.2%), 저혈압(7.6% vs 4.7%), 저나트륨혈증(1.9% vs 0.9%), 신장 기능악화 관련 증상(18% vs 12%) 등이었다.
FINEARTS-HF 임상을 주도한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스콧 솔로몬(Scott D. Solomon) 교수는 “이번 적응증 추가 승인으로 좌심실 박출계수 40% 이상을 나타내는 심부전 환자들을 위한 치료대안이 확대됐다”며 “좌심실 박출계수 40% 이상을 나타내는 심부전은 환자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예후도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FINEARTS-HF 임상에서 입증된 유효성에 비춰볼 때 케렌디아가 포괄적인 치료에서 새로운 주축(pillar) 치료제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엘의 앨라나 모리스-사이먼(Alanna Morris-Simon) 미국 의학업무 담당 수석 의학이사는 “좌심실 박출계수 40% 이상을 나타내는 심부전 환자들이 심부전 증상으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현실적”이라며 “현재 각종 치료제들이 사용되고 있음에도 증후성 심부전 환자들의 21%가 심부전으로 인해 입원하거나 사망할 위험성이 점증하고 상황에 놓여 있고, 이렇게 입원한 환자들의 25%는 퇴원 후 1년 이내에 심부전으로 인해 재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케렌디아가 새로운 주축 치료제로 등장하게 됨에 따라 이 같은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레네논은 비스테로이드성 선택적 미네랄코르티코이드(무기질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다. 이 계열로는 처음으로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이점을 입증했다.
케렌디아는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와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 과활성화를 표적으로 삼아 혈역학적 요인, 염증반응, 섬유화 과정을 포함한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의 주요 요소를 해결할 수 있다.
이번 승인으로 케렌디아는 미국에서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만성 신장병(2021년 7월 9일 승인)에어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으로 두 번째 적응증을 획득하게 됐다.
케렌디아는 이미 전 세계 95개국 이상에서 승인받았다. 바이엘은 중국, 유럽연합, 일본에서도 좌심실 박출률 40% 이상 심부전 치료제로서 피네네론의 시판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다른 전 세계 시장에서도 허가 신청을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