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는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41회 유럽생식의학회(ESHRE, European Society of Human Reproduction and Embryology) 연례학술대회에서 ‘보조생식술(ART, Assisted Reproductive Technology) 치료 최적화: r-hFSH와 r-hLH 병용요법의 이해와 적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회기간 중 6월 30일부터 7월 1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머크 생식의학 심포지엄’의 첫째 날에는 이탈리아 모데나-레조 에밀리아 대학교 분자의학·임상연계 내분비학 교수 리비오 카사리니(Livio Casarini) 박사가 LH(황체형성호르몬)와 hCG(인체융모성선자극호르몬)의 분자 차이, 임상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했다.
LH는 배란을 자극하며 배란 후 난소에 남아 있는 난포가 황체로 변하여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을 분비하도록 촉진한다.
황체형성호르몬은 배란 주기(난포기-배란기-황체기)에 따라 혈중 농도가 변화한다. 난포기(배란 이전)에는 0.8~10.4 mIU/ml로 혈중 농도가 낮다가, 배란기에는 2.9 ~ 41.1 mIU로 급상승한다. 황체기(황체호르몬이 분비되고, 기초체온이 고온기에 해당하며, 내막이 두터워지고 임신을 준비하는 기간)에 접어들면 LH 농도는 0.5~7.6 mIU로 다시 낮아진다.
HCG(인간융모막성선자극호르몬, 인간태반성선자극호르몬)는 본래 임신 중 태반의 양막에서 주로 생성되며 황체를 자극해 프로게스테론을 생성, 임신을 유지한다. 임신한 여성의 소변이나 태반에서 추출해 제품화한다. 불임 치료에서는 배란을 유도하고 난자의 최종 방출 과정에 기여한다. 근육주사 후 36~48시간 뒤에 배란이 유도된다고 알려져 있다.
HCG는 뇌하수체에서 생성되는 LH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LH의 기능을 모방한다. HMG(Human Menoausal Gonadotropine, menotrophin, 인간폐경기성선자극호르몬) 치료제는 FSH(난포자극호르몬) 및 LH를 1대1 또는 2대1로 함유한 반면 HCG는 LH가 FSH보다 높은 비율로 함유돼 있다.
카사리니 교수는 LH와 hCG는 동일한 수용체인 LHCGR(황체형성호르몬/융모성생식샘자극호르몬 수용체)를 표적하지만, 분자 수준에서는 서로 전혀 다른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hCG는 주로 성호르몬 합성과 착상 유지에 기여하며, LH는 난포 성장, 세포 증식, 배아 형성 등 생식세포 발달에 보다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카사리니 교수는 이를 세포 내 위치에 따른 신호전달 편향(location bias) 개념으로 설명하며, 동일한 수용체를 사용하더라도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수용체의 새포 내 유입(internalization), 세포 내 이동 경로가 달라지고, 이러한 차이가 배아 발달, 배반포 형성률, 나아가 임신율 등 임상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hCG와 LH의 생물학적 기전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환자맞춤형 난임 치료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독일 머크의 난임 치료제인 ‘루베리스’(LH, 위)와 ‘오비드렐’(HCG)
독일 머크는 LH 치료제로 ‘루베리스주’(Luveris, 유전자재조합 루트로핀 알파, lutropin alfa(recombinant human luteinizing hormone), 75 IU)를 보유하고 있다. 고순도 유전자재조합 제품이다.
사람융모성생식샘자극호르몬(hCG) 치료제로는 ‘오비드렐펜주’(Ovidrel Prefilled Pen)을 갖고 있다. 난임 치료를 위한 배란 유도 및 보조생식술에서 최종 난포 성숙을 유도하는 데 사용된다. hCG 치료제 가운데 Novarel, Pregnyl, Profasi 등은 소변에서 추출한 요 기반 uHCG이며, Ovidrel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생산된 재조합 rHCG이다. 요 기반과 유전자재조합 간 hCG 치료제의 임상효과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치료제는 무배란성 불임증, 보조생식술에서 배란촉진, 황체기능 부전, 습관성 유산, 절박성 유산 등의 적응증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