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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의 약물치료(2) … 최신 표준치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7-04 12: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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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5억제제인 에쿨리주맙·라불리주맙 뿐 … 각각 2주, 8주마다 정맥주사 … 라불리주맙 편의성 개선
  •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주’ 지난해 한국, 미국 승인 … 오리지널 대비 30% 저렴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이 ‘솔리리스주’(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에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치료 적응증을 추가하면서 이 질환의 치료에 대변혁이 일어났다.

   

솔리리스는 2007년 3월에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aroxysmal Nocturnal Hemoglobinuria, PNH) 치료제로 처음 승인받았다. 2011년 9월에는 aHUS 치료제로 두 번째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2017년 10월에는 전신성 중증 근무력증(Generalized Myasthenia Gravis, gMG)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2019년 6월에는 항아쿠아포린-4(AQP-4) 항체 양성인 시신경 척수염 범주 질환(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 NMOSD)의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에쿨리주맙은 보체 단백질 중 하나인 C5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로서 보체계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2016년 4월 에쿨리주맙의 국내 aHUS 적응증 추가 승인 자료에 따르면 aHUS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약 20개월 간 진행된 임상에서 이 약을 지속적으로 투여한 환자들은 같은 약을 투여하다 중단한 환자에 비해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 발생률이 약 66% 낮았다.

   

또 aHUS 환자 37명을 대상으로 이 약을 2년간 투여한 결과 보조요법(혈장교환술)만 시행한 환자에 비해 사망위험이 약 83% 감소했다. 3년간 투여한 경우 사망위험이 약 89% 줄었다. 특히 2년간의 장기연구 결과를 통해 혈청보체 억제, 혈소판 및 헤모글로빈 농도 등에서 유의미한 증가(보체시스템 및 용혈 억제에 따른 결과)를 나타내 내약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미국에서는 2건의 전향적 임상과 1건의 후향적 임상을 바탕으로 aHUS가 승인됐다. 이 중 후향적 임상 1건을 예로 들면 솔리리스로 치료받은 소아 환자 19명 중 17명(89%)에서 혈소판 수치가 정상화됐다. 솔리리스 치료 중 새로운 투석을 필요로 한 환자는 없었다. aHUS 치료에서 솔리리스의 안전성과 유효성은 소아 환자와 성인 환자에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쿨리주맙 도입 전에는 aHUS 환자는 혈장교환술이 유일한 증상 조절 치료법이었다. 5일 동안 매일 혈장교환술을 시행하고 이후 점차 빈도와 양을 줄이게 된다. 매일 2~3시간이 소요되며 초기 치료가 끝나면 대부분 2주에 6~8회를 시행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FDA는 미국수혈학회의 지침을 인용, aHUS 치료에서 혈장교환술의 유용성이 제한적(limited efficacy)이라며 ‘약하게’ 추천하거나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일부 연구에서는 혈장교환술이 aHUS 아형에서 관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제시하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특히 신장이식 후 재발 시 예후가 좋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에쿨리주맙 등장으로 이런 한계는 대부분 극복됐다. 현재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에쿨리주맙을 aHUS의 1차 치료제로 우선시하고, 혈장교환술은 2차 치료 옵션으로 또는 에쿨리주맙과 병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에쿨리주맙은 △빠르고 유의한 혈소판 수 증가 및 장기간 유지 △혈액학적 정상화와 지속된 개선 △혈전성 미세혈관병증 증상 완화 △신장 기능의 지속적 개선 △조기 투여시 투석의 필요성 감소 등을 가져왔다.

   

에쿨리주맙은 진단 후 7일 이내에 신속 조기 투여해야 신기능 개선 효과를 크게 누릴 수 있다. 7일 이내 투여와 8일 이후 투여 간에 신기능(사구체여과율) 차이는 12개월차 시점에서 거의 2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알렉시온의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 및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PNH) 치료제 ‘솔리리스’(왼쪽)와 ‘울토미리스’ 주사제

솔리리스의 버전-업 신약이 ‘울토미리스주’(Ultomiris 성분명 라불리주맙, ravulizumab-cwvz)다.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는 미국 알렉시온파마슈티컬스(Alexion Pharmaceuticals)가 개발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가 2020년 12월에 알렉시온을 39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이들 치료제는 AZ의 자산이 됐다. 국내서는 AZ이 허가를 받아 한독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라불리주맙은 에쿨리주맙과 같은 C5 보체 저해제 단일클론항체다. 적응증도 에쿨리주맙과 마찬가지로 aHUS를 포함한 4가지다. 알렉시온은 에쿨리주맙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독점권을 행사하고, 투약 편리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라불리주맙을 후속 제품으로 개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에쿨리주맙 성분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주’

에쿨리주맙은 물질특허가 2021년 만료돼(제제 및 용법 특허는 2027년 만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동일 성분 바이오시밀러인 ‘에피스클리주’(EPYSQLI, 성분명 eculizumab-aagh)를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2024년 1월과 2024년 7월에 승인받아 시판 중이다. 삼성은 2025년 4월 미국 시장에 출시했으며 테바가 대행 판매한다. 국내서는 2024년 4월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성의 맞수인 셀트리온은 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의 에피스클리는 임상시험에서 오리지널인 솔리리스와 동등성을 입증했다. 에피스클리는 국내서 PNH, aHUS, NMOSD 등 3가지 적응증을 갖고 있다. gMG 적응증은 획득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PNH, aHUS 적응증만 획득했다. 국내 약가는 300mg 용량 한 바이알 당 솔리리스는 360만원인 반면 에피스클리는 251만4858원으로 30% 저렴하다. 

   

미국 시장에서 에쿨리주맙 바이오시밀러로는 암젠의 ‘Bkemv’(eculizumab-aeeb)가 2024년 5월 28일 가장 먼저 허가됐다. PNH, aHUS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호환가능한(대체조제 가능한, 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로 승인됐다. 반면 에피스클리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인됐으며 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는 아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두 제품만이 에쿨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돼 있다. 

   

솔리리스 기준으로 aHUS 환자는 1년에 약 90바이알을 맞아야 증상 개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현재 국내 보험급여가로 연간 3억2400만원에 해당한다. 다만 상한특례제도에 따라 이 중 10%만을 환자가 부담하면 된다. 이 또한 적은 금액이 아닌데 본인부담상한제의 적용을 받으면 2025년의 경우 본인부담금이 상한액인 826만원을 초과할 경우 이를 전액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을 수 있어 환자의 부담이 대폭 줄었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관할 보건소가 희귀질환 환자에게 진료비를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aHUS에 대한 보체계 유전자이상(변이 검출) 검사 과정에서 유전자패널 검사 또는 전장엑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에 수십만원 또는 수백만원의 검사비가 소요되는데 이 또한 한국혈액암협회에서 전액 환급해주기 때문에 진단 비용도 크게 줄었다. 

   

에쿨리주맙은 aHUS로 진단돼도 건보 급여를 받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아야 급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심평원은 사전승인 신청서를 제출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급여 여부를 심의해 통보해야 한다. 사전승인신청은 혈장교환술과 신장이식을 모두 시행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을 통해서만 이뤄진다.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에쿨리주맙을 투여해야 하며 60일이 경과한 뒤 투여하려면 재신청해야 한다.

   

에쿨리주맙 vs 라불리주맙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여 간격이다. 적응증별로 투여량이 달라지지만 유지용량 투여 시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정맥주사를 해야 하는 반면 라불리주맙은 8주에 1번씩 정맥주사하게 되어 투약의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구체적으로 에쿨리주맙은 aHUS에서 첫 4주간은 매주 900mg(3바이알)을 투여한다. 네 번째 용량 투여 7일 후에 다섯 번째 용량으로 1200mg(4바이알)을 투여하고, 이후 2주마다 1200mg을 투여한다.

   

에쿨리주맙은 급속정맥투여(IV push) 또는 일시정맥투여(IV bolus)로 투여해서는 안 된다. 에쿨리주맙의 반감기는 약 272시간이며, 단회 투여 시 보체 활성 저해 효과는 약 2주까지 유지됐으며, 용혈 감소 작용은 최소 52주까지 유지된 것으로 보고됐다. 

   

라불리주맙은 반감기가 세부 적응증에 따라 달라지지만 에쿨리주맙의 3~4배에 달할 만큼 길다. 이 약은 환자의 체중에 따라 초기용량과 유지용량이 달라진다. 초기용량을 1회 투여하고, 2주 후부터는 매 8주 간격으로 한번 씩 유지용량을 정맥 내 점적 주사한다. 체중이 40kg 이상 60kg 미만인 성인인 경우 초기용량으로 2400mg(8바이알)을 1회 투여하고 2주 후에 유지용량 3300mg(11바이알)을 투여한 후 동일한 유지용량을 8주 간격으로 투여하게 된다. 

   

라불리주맙은 2019년 11월에 aHUS 적응증을 받았다. 2021년 3월에 나온 3상 시험에서 그 전에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은 aHUS 성인 및 소아 환자들은 라불리주맙 투여로 각각 54%와 78%에서 26주 이내에 혈전성 미세혈관병증이 해소됐다. 또 에쿨리주맙에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은 산후 aHUS 환자와 소아 환자에게 라불리주맙으로 약을 바꿔 투여한 결과에서도 효과적이었다. 라불리주맙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예상치 못한 안전성 사건은 없었다.

   

300mg 용량 한 바이알 당 울토미리스주 가격은 554만2953만이어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아직은 국내서 대부분 에쿨리주맙 성분의 솔리리스 또는 에피스클 리가 처방되는 상황이다. 

   

주의사항과 궁금증에 대한 대답

   

가장 심각한 이상반응은 중증 수막구균감염이다. 두 약 모두 일종의 면역억제제로서, 보체 활성을 차단하므로 수막구균을 포함한 모든 감염질환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수막구균은 기초접종 후 재접종을 받게 돼 있다. 기초접종은 연령별(생후 2~6개월, 생후 7~24개월, 2~55세)로 접종 횟수(각각 4회, 2회, 2회)가 달라진다. 재접종은 7세미만이면 기초접종 후 3년째에 두 번째로 맞고 이후 5년마다 재접종한다. 7세 이상이면 5년마다 재접종한다. 

   

수막구균 백신을 접종받더라도 감염증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약으로 치료받는 동안 수막구균 감염의 징후나 증상(오심, 구토, 발열, 목이나 등이 뻣뻣한 증상을 동반한 두통, 홍반을 동반한 발열, 혼돈, 심한 근육통 등 독감 유사 증후군, 빛에 대한 민감성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검사받아야 한다. 

   

다만 백신접종에 의해 보체가 활성화돼 용혈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백신접종 후에는 부작용이 없는지 세심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두 약물 모두 단일클론항체이므로 다른 단백질 의약품처럼 정맥주사 시 아나필락시스나 면역원성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두 약물 모두 투여를 중단하게 되면 보체 활성에 의한 갑작스런 용혈 위험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청 LDH 수치의 증가 여부 등 중대한 용혈 발생 징후나 증상을 최소 8주 이상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에스쿨리주맙의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두통, 비인두염, 요통, 구역, 피로, 기침, 호흡기 감염, 근육통, 독감유사증후군 등이 보고됐다. 

   

라불리주맙의 흔한 이상반응으로는 상기도 감염과 두통, 설사, 구토 등이 있다. 

   

이론적으로 이들 약은 평생 맞아야 한다. 하지만 고가의 약제인데다가 면역억제에 따른 부작용이 수반되므로 증상이 안정된 상태(관해)에서는 중단해야 한다. 재투약이 필요하면 증상을 모니터링하고 심평원으로부터 투약을 재승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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