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관절이 굳기 쉬워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관절염 환자가 많다. 관절염에는 노화로 인한 퇴행성 관절염과 자가면역반응에 의한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는데, 고령층에 주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류마티스관절염’은 전 연령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발생률이 10년간 72% 증가한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 치료, 관리법 등을 이은영 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활막의 만성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연골 손상과 뼈 침식을 유발해 관절 파괴로 이어지고, 심할 경우 신체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생률이 3~5배 정도 높고,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 가능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전구 증상은 피로감, 식욕부진, 전신 쇠약, 근육 및 관절의 애매한 통증 등으로 수주에 걸쳐 나타나고, 이어서 활막염이 생겨 관절에 물이 차고 붓는다.
염증이 관절을 침범하면 통증과 부종이 생긴다. 손가락, 손목, 어깨, 팔꿈치, 발목, 무릎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하며 보통 양쪽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기상 후 관절이 뻣뻣해져 움직이기 힘든 아침경직(조조경직)도 생길 수 있다. 경직은 대부분 1시간 이상 지속되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
질환의 활동도와 염증 정도에 따라 빈혈이 생길 수 있다. 폐, 혈관, 심장 등 전신 침범이 생기면 경과가 나쁘다.
관절의 노화로 발생하는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에 통증이 발생한다. 반면 자가면역반응으로 인해 발생한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 가운데 마디와 시작 부위, 손목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기상 후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먹을 쥐지 못할 정도의 경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 관절의 뻣뻣함이 5-10분 이내로 지속된다.
류마티스관절염 진단 방법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 침범 양상 △혈액 검사 △급성기 반응 물질 검사 △증상 지속기간 4가지 항목의 총점을 합산해 6점 이상일 때 진단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합병증
류마티스관절염은 다른 장기를 침범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동맥경화,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계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만성 염증 자체를 적극 치료하는 동시에 금연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낮춰야 한다.
두 번째는 간질성 폐질환으로, 조금 빨리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짧아지는 증상이나 만성적인 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1∼10%정도에서 이러한 폐질환이 동반될 수 있고, 금연, 감염예방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약물치료
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약물치료를 실시한다.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염증 조절을 통한 증상 완화 및 관절 손상 지연을 1차 목표로 삼는다. 최근에는 완전관해를 목표로 하는 치료전략이 사용되고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주로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되며, 소화계 부작용이 있어 위장을 보호하는 약제를 함께 처방한다. 스테로이드제는 단기간에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어서 급성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장기간 고용량으로 사용하면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6개월 이내에 소량을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단 이들 약제는 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없다.
항류마티스 약제는 면역세포나 염증세포를 억제해 증상을 완화하거나 질병 진행 속도를 조절하며, 조기에 시작할수록 경과가 좋다. 고전적인 항류마티스약제의 경우 효과가 1∼3개월 이후에 나타나며, 개인차가 있다. 2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최근에 개발된 생물학적제제나 합성 표적치료제는 관절염의 지속과 악화를 유발하는 여러 염증물질 혹은 과활성화된 면역세포를 타깃으로 하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전적인 항류마티스약제에 잘 듣지 않는 경우 사용한다. 기전이 다른 여러 약제들이 개발돼 개인에 따라 다른 관절염의 정도와 경과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술치료는 관절 파괴와 변형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경우 고려할 수 있다. 단, 관절 변형은 인접 관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문의와의 심도 있는 상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의 비약물치료
류마티스관절염은 만성질환이므로 영양공급, 물리치료, 운동 및 휴식과 같은 비약물치료도 중요하다. 급성기에는 휴식을 우선하고 무리한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 관절을 쉬게 하는 것이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움직이지 않으면 더 뻣뻣해 질 수 있으니, 힘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절의 가동 범위를 유지해 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염증이 가라앉으면 운동을 권장한다. 관절의 운동범위를 완전히 굽혔다 펴는 동작을 하루에 3∼4회 이상 하는 게 중요하다. 염증과 통증이 개선된 후에는 가벼운 걷기, 수영, 아쿠아로빅, 자전거, 스트레칭을 권장한다. 관절에 큰 충격을 주는 격한 운동이나, 쪼그리고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게 좋다.
이은영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은 만성 난치성 질환이지만,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적절히 병행하면 관절 변형을 예방하고 통증을 완화하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약물치료의 경우 처방받은 약의 종류와 기능을 이해하고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식이요법은 없지만 관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