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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의 세대교체 (3) … 신흥 생물학적 제제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1-16 19: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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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화한 약효를 어필하는 틈새 약물, S1P(sphingosine 1-phosphate) 조절제
  • 강력한 억제력을 내세우는 경구 투여로 간편해진 JAK 억제제

S1P(sphingosine 1-phosphate) 조절제 … 오자니모드 

   

오자니모드(ozanimod, BMS제약 ‘제포시아캡슐’)는 세계 최초의 S1P(sphingosine 1-phosphate) 수용체 조절제 계열 약물이다. 미국에서 2020년 3월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데 이어 2021년 5월 중등도~중증 궤양성대장염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오자니모드는 림프구의 S1P1 및 S1P5와 그 수용체인 S1P1R and S1P5R에 높은 친화력으로 결합해 조절한다. 수용체의 지속적인 내재화(수용체 역할 감소 방지)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림프구가 림프조직에서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억제하고 그 결과 말초 혈류에서 림프구가 감소해 염증을 줄이는 것을 노리는 기전이다. 

   

S1P 조절제는 항염 효과가 다른 계열 약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화한 대신 면역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백혈구(림프구)를 차단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매우 큰 약물로 평가된다. 따라서 학생이나 노인, 기저질환자 등 약효가 다소 낮아도 안전성이 적고 약물 관련 합병증이 적은 약을 선택하려는 환자에게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견해다. 특히 경구제이기 때문에 투여가 간편하므로 약물순응도가 높다.

   

경구 투여 가능한 JAK 억제제 … 토파시티닙, 유파다시티닙

   

주사제 형태의 생물학적제제가 대세를 이뤘던 궤양성대장염 시장에서 또 다른 옵션인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했다. 바로 야누스 키나아제 억제제(JAK inhibitor)로서 사이토카인이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신호전달 과정 중 야누스키나제 그룹인 JAK1, JAK2, JAK3, 티로신키나제2(TyK2) 등 4가지 인산화효소의 작용을 차단한다. 

   

화이자의 ‘젤잔즈정’(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Tofasitinib), 애브비의 ‘린버크서방정’(RINVOQ, 성분명 유파다시티닙, Upadacitinib) 등이 있다.

   

젤잔즈는 류마티스관절염, 건선성관절염에 이어 세 번째로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획득했다. 이후 다발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pJIA) 및 소아 건선성 관절염(jPsA), 강직성척추염을 승인받았다. 크론병에 대한 적응증은 없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아자티오프린, 6-메르캅토푸린(6-MP)을 포함한 통상적인 치료제 또는 생물학적제제에 적절히 반응하지 않거나, 반응이 소실되거나 또는 내약성이 없는 성인(만 18세 이상) 중등도~중증 활동성 궤양성대장염의 치료제로 국내에서 허가받았다. 

   

젤잔즈는 야누스키나제(JAK)의 4가지 인산화효소를 모두 차단한다. 젤잔즈는 적응증을 한창 확장 중이던 2021년 정초에 느닷없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제지를 당했다. 당시 FDA는 젤잔즈의 주요심혈관사건(심장마비 또는 뇌졸중), 혈전, 암, 사망 위험 등의 위험을 경고하고 2021년 종반까지 JAK 억제제의 추가 적응증 승인과 신규 진입을 막았다. 

   

이런 장벽을 뚫고 허가받은 게 애브비의 린버크다. 린버크는 미국에서 2019년 8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허가받은 후 후속 적응증을 얻지 못하다가 2021년 12월 건선성관절염으로 물꼬를 튼 후 2022년 1월 아토피피부염, 같은 해 3월 궤양성대장염, 4월 강직성척추염, 10월 비방사선학적 축성 척추관절염(non-radiographic axial spondyloarthritis, nr-axSpA) 치료제로 연거푸 승인받았다. 크론병에 대한 적응증은 2023년 5월 18일에 획득했다. 이로써 린버크는 젤잔즈가 얻지 못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을 아우르는 염증성장질환 치료 JAK 억제제로 도약했다. 애브비로서는 스카이리치와 린버크가 휴미라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 공백을 메워줄 효자 상품이 될 전망이다. 

   

JAK억제제는 JAK-STAT 경로라는 사이토카인에 의해 유도되는 염증반응 신호전달경로의 상부를 억제한다. 따라서 효과가 강력하지만 반대급부로 안전성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린버크는 간, 신장, 심장 등의 기능에 부담을 주고 대상포진 등에 취약하게 한다. 

   

요즘 염증성장질환 치료에서 린버크가 같은 강한 약제를 처음부터 ‘톱다운’ 방식으로 쓸 것이냐, 유효성은 적으나 안전성이 높은 약부터 순리대로 쓰느냐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예병덕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기존 염증성장질환 치료제는 점막 치유, 환자 편의성 등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며 “린버크는 임상연구를 통해 빠른 증상 조절은 물론 점막 치유에도 높은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 확인돼 환자들의 장기 예후 개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염증성장질환 치료에서 점막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을 경우 장의 협착이나 천공과 같은 합병증과 대장암 등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처음부터 린버크처럼 강력한 약효를 지닌 약을 투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린버크의 부작용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며 “효과가 위험성을 상쇄하고 남을 만큼 유효성이 높기 때문에 효과가 좋은 약제를 나중에 쓸 수 있도록 미루는 게 좋은 전략인지 재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염증억제, 점막치유 면에서 치료 초반에 쓰는 것은 의미가 있고, 후반에 쓰는 것 또한 의미가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염증성장질환에는 다양한 기전의 약물이 개발돼 쓰이고 있다. 심한 감염증을 갖고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기저질환 환자는 안전성에 신경써야 하므로 인테그린 억제제제나 S1P 조절제가 적합할 수 있다.

   

그러나 비교적 젊고 활력이 충분한 환자에서는 JAK 억제제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신약일수록 약가가 비싸기 때문에 저렴하고, 오랜 임상경험을 통해 유효성이 입증된 TNF억제제와 그 바이오시밀러, 종래의 비생물학적 항류마스티스제제(Disease-modifying anti-rheumatic drugs, DMARDs)가 사용될 필요성도 있다. 

   

정맥주사제에서 피하주사제로, 주사제에서 경구약으로, 고가 오리지널 생물학적제제에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로 염증성장질환 치료제의 세대교체는 진행 중이다. TNF억제제 중심의 기존 시장에서 다양한 기전의 계열 약들이 지속적으로 론칭 또는 개발되고 있다. 

   

애브비는 린버크가 매출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는데도 그 후속작으로 항 TREM1(Triggering Receptor Expressed on Myeloid Cells 1) 항체를 지목했다. 지난 6월 27일, 이 기전의 신약후보물질인 ‘CEL383’(1상 완료)를 개발한 Celsius Therapeutics를 2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부자가 가난해질까봐 염려하는 걱정이 끝이 없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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