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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의 세대교체 (1) … 궤양성대장염, 크론병, 베체트병의 구분과 고식적 치료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1-14 15: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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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미노살리실산 계열 항염증제 … 설파라진·메살라진
  • 항염·면역억제 작용으로 질병 악화 막는 ‘스테로이드’
  • 면역억제제 … 아자티오프린·사이클로스포린·MTX / 항생제 … 메트로니다졸·시프로플록사신 등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염증성 장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은 지속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의 악화,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난치성 위장관염증 질환을 총칭하며 궤양성대장염·크론병·베체트병을 포함한다. 이들 3가지 질환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궤양성대장염(ulcerative colitis, UC)은 대장에만 침범한다. 직장에서 결장까지 대장의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에만 얕은 염증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설사와 혈변, 점액변, 급박변, 잔변감(tenesmus, 배설 후 남는 불쾌한 동통, 일명 뒤무직) 등이 있다. 특히 직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 변비나 잔변감이 있을 수 있고, 만성 출혈로 빈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조절되지 않는 염증 때문에 수술을 받는 경우가 있으며, 염증이 오래되면 대장암과 같은 중증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주로 20~40대에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60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주로 점막의 얕은 층에서 염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크론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협착(장폐색)이나 천공(장관누공)과 같은 합병증은 잘 발생하지 않는다.

   

크론병(Crohn’s disease, CD)은 궤양성대장염과 달리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의 전층을 침범하는 염증이 깊게 발생하기 때문에 내시경을 해보면 깊은 궤양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염증이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발병하고, 장벽 전층을 침범하기 때문에 깊은 염증과 궤양이 띄엄띄엄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만성염증으로 인해 협착이나 농양,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쉽게 생길 수 있다. 주로 10~20대에 많이 발병하며 연령대가 낮은 만큼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복통과 설사가 흔한 증상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IBS)과 증상이 유사하기 때문에 가볍게 여겨질 수 있다. 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호전되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늦어지거나 합병증이 발생된 상태에서 진단될 수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반복적인 복통과 설사가 있거나 체중 감소를 동반하는 경우, 과거에 치루·치열·항문주위 농양으로 치료한 경험이 있는 경우, 염증성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건선이나 강직성척추염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크론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베체트병(Behcet’s disease, 베체트장염)은 궤양성대장염, 크론병과 같이 원인 불명의 만성적 장염의 일종으로 소장 또는 대장에 염증이나 궤양의 형태로 나타난다. 아시아 인종에서 흔하며 원인 모를 장염과 궤양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의심할 수 있고 만성적인 설사와 복통, 혈변,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베체트병은 위장관뿐만 아니라 구강, 외음부에서도 궤양이 나타날 수 있고, 포도막염, 피부병변, 관절염, 근육통 등을 동반할 수 있다. 만성적으로 전신의 여러 장기에서 나타나는 게 차별점이다. 

   

요컨대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고 염증이 얕으며 연속적으로 분포한다.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소장·대장에서 많이 발병하며 염증이 깊고 띄엄띄엄 분포한다. 베체트병은 전신의 모든 장기에서 궤양이나 염증이 일어날 수 있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글에서는 각 세부질환별 약물치료보다는 이들 3가지 질환을 포괄해 약물의 ‘세대교체’ 측면에서 최신 약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다루고자 한다.

   

과거 염증성장질환 치료에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조절제 등이 사용됐다. 이후 치료 방향은 증상 완화가 아닌 질병의 진행을 억제 및 지연시키는 것으로 변화하면서 생물학적제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최근엔 기존 생물학적제제보다 초기에 사용해 ‘조기진압’하고 점막 상태도 개선(치유)한다는 개념의 보다 공격적인 JAK억제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JAK억제제보다 안전성을 내세우며 더 다양한 약물 선택 옵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콘셉트의 ‘S1P 수용체 조절제’도 시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의 고식적 치료

   

병변 범위와 중증도에 따라 항염증제,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을 사용하고 증상이 심각할 경우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한다.

   

아미노살리실산 계열 항염증제 … 설파라진·메살라진

   

염증성장질환의 첫 단계에서 항생 및 소염 작용이 있는 아미노살리실산(aminosalicylate) 계열의 설파살라진(sulfasalazine)이나 메살라진(mesalazine, 또는 mesalamine)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설파살라진은 설파계 항생제인 설파피리딘 분자와 아스피린(2-acetyl salicylic acid)과 비슷한 5-ASA(5-aminosalicylic acid, mesalazine, 또는 mesalamine) 분자가 결합된 약제다. 이 약을 복용하면 장내 세균이 이 두 분자 사이의 결합을 분리해 항생제인 설파피리딘과 항염증 작용을 나타내는 5-ASA로 분리된다. 설파살라진은 궤양성대장염과 대장을 침범하는 크론병 및 베체트병에 효과가 있다. 궤양성대장염 환자가 관해 상태에서 다시 나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 약을 처방할 수 있다. 설파살라진은 구역, 구토, 소화불량, 식욕부진, 두통 등 부작용을 유발하며 피부발진, 발열, 췌장염, 간염, 용혈성빈혈, 골수억제 등 과민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 또 엽산 흡수를 억제하므로 엽산 보충이 필요하다. 

   

메살라진은 염증을 유발하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체내 생성을 억제한다. 설파살라진과 효과가 비슷하면서도 부작용은 적어 설파살라진으로 치료되지 않으면 메살라진을 쓴다. 부작용 발현율이 매우 낮고,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간혹 무른 변이나 설사, 소화불량, 발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설파살라진과 메살라진은 환자의 약 50%에서 효과를 나타낸다. 증상 악화를 막아 관해 상태 유지에 도움을 주지만 나머지 절반에서는 이렇다 할 효과를 보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발살라지드(balsalazide, 상품명 종근당 클로잘캡슐·Colazal)는 ‘급성’ 궤양성대장염(국내서는 경증~중등도 궤양성대장염의 치료 및 관해 유지로 승인) 치료 시 메살라진에 비해 유효성과 내약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투약 2주 후 증상적 관해 도달률은 발살라지드가 64%인 반면 메살라진은 43%에 그쳤다. 

   

발살라지드는 대장에서 분해돼 메살라진을 방출한다. 궤양성대장염 치료에서 소장을 지나 이 질환의 표적인 대장까지 활성 성분을 더 잘 전달하는 게 장점이라고 제약사 측은 설명하고 있다. 

   

올살라진(olsalazine, 상품명 화이자 다이펜튬캅셀·Dipentum)은 국내서 궤양성대장염의 경감 상태 유지로 허가돼 있다. 올살라진은 메살라진의 전구약물로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는다. 메살라진이나 설파살라진에 대한 내약성이 좋지 않을 때 쓰며 염증, 설사(배변 빈도), 출혈, 복통 등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먹는 약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메살라진을 좌약이나 관장약 형태로 투여하기도 한다. 대웅제약 ‘아사콜좌약’, ‘아사콜관장액’ 등이 있다.

   

항염·면역억제 작용으로 질병 악화 막는 ‘스테로이드’

   

흔히 스테로이드로 부르는 부신피질호르몬제는 강력한 항염 및 면역억제 작용으로 궤양성대장염이나 크론병으로 인한 질병 악화를 막아준다. 5-ASA만으로는 치료가 잘 안되거나 증상이 심각해질 때 주사제, 경구제, 관장약 등의 제형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여한다. 그만큼 염증의 범위가 전신적일 때 스테로이드를 쓴다.

   

주로 급성기 중증 이상의 활동성 크론병에서 관해 유도를 위해 고용량을 사용하고, 치료 효과가 나타나면 양을 서서히 줄여서 끊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가 가진 부작용 때문에 염증이 심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부작용으로 여드름, 부종, 수면장애, 소화불량 같은 경미한 증상부터 백내장, 골감소증 같은 심각한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는 사용을 중단했을 때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히드로코르티손(hydrocortisone),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덱사메타손(dexamethasone) 등이 있으나 국내서는 궤양성대장염에만 허가가 돼 있다. 중등도 또는 중증 크론병에 대해 외국에서는 주사제로 처방된다. 프레드니솔론은 5-ASA 제제보다 항염증 효과가 강력하지만 부작용을 감수해야 하며 결정적 위기를 위한 급성대응요법(주사제)으로 국한되고, 유지요법으로는 효과가 없다. 

   

프레드니솔론의 유도체인 데프라자코르트(deflazacort)는 궤양성대장염·크론병 모두에 적응증을 가지며 1일 6~90mg을 경구투여한다. 한독의 ‘캘코트정’, 한림제약 ‘데플라정’ 등이 있다.

   

부데소니드(budesonide)는 미국에서 경증~중등도 궤양성대장염 및 크론병 환자에 처방된다. 국내서는 궤양성대장염으로만 허가돼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대웅제약의 ‘엔토코트’는 이 성분의 관장제로 4주간 취침 전에 1일 1회 투여한다. 한국페링제약의 경구약인 ‘코티먼트서방정’(경증~중등도의 활동성 궤양성대장염 관해 유도)은 단종된 상태다. 부데소나이드는 관해 상태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데 임상 결과 8주 동안 환자의 47%에서 이런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억제제 … 아자티오프린·사이클로스포린·MTX 

   

면역억제제는 체내 면역계 반응을 억제해 지속적인 염증을 일으키지 않도록 한다. 설파살라진(5-ASA)이나 스테로이드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했거나, 스테로이드 부작용 우려가 있는 스테로이드 의존성 환자인 경우 면역억제제를 시도해볼 수 있다. 스테로이드로 충분히 관해가 유도된 환자의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투여된다. 장기간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야 할 때 면역억제제를 동시에 쓰면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자티오프린(azathioprine, AZA), 사이클로스포린A(cyclosporine A, CsA),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MTX) 등이 처방된다.

   

아자티오프린 성분은 항염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2개월 이상이 걸려 스테로이드 제제의 용량을 줄이는 목적으로 주로 처방된다. 부작용으로 면역계를 지나치게 억제해 감염, 빈혈, 백혈구 감소증, 췌장염, 간수치 상승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중증 난치성 염증성장질환에는 비싸지만 면역거부반응 억제효과가 뛰어난 사이클로스포린을 처방(오프라벨)하기도 한다. 사이클로스포린은 크론병에 의해 발생한 누공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근당 ‘사이폴엔연질캡슐’, 한국노바티스 ‘산디문뉴오랄연질캡슐’ 등이 대표적이다. 사이클로스포린은 초기 치료 반응률이 70~80%로 아자티오프린보다 항염 작용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장기적인 효과는 약하다. 신기능 손상, 떨림·발작, 고혈압, 잇몸 비후, 다모증 등 부작용 위험도 높아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기는 힘들다.

   

메토트렉세이트는 1947년 개발돼 처음에는 암 치료에 사용됐으며 현재는 건선,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오프라벨)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도 쓰인다. 경구제와 주사제로 투여할 수 있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식욕저하, 구내염, 간섬유화, 폐질환 등이 있다. 

   

항생제 … 메트로니다졸·시프로플록사신 등

   

항생제는 1차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염증성장질환에는 세균감염이 흔히 동반되기 때문에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 등을 투여할 수 있다. 주로 크론병에 수반되는 농양 증상이나 항문 주변 누공에 사용한다. 메트로니다졸(트리코모나스 및 혐기성균, 아메바증)과 시프로플록사신(광범위)은 일부 면역조절(면역억제) 작용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반코마이신(vancomycin), 토브라마이신(tobramycin), 박트림(bactrim) 등이 간혹 사용된다. 

   

항생제는 구역, 구토, 설사 등의 부작용이 흔한 편이며 드물지만 항생제 과민성 때문에 약물 발진,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등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부작용은 투약 중단 시 2~3일 이내에 회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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