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제가 기존 소화기질환, 자가면역질환, 감염질환, 암에서 점차 확장돼 퇴행성 뇌·신경질환으로까지 미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병 및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신경질환에서 초기 미생물군 변화가 관찰됐다. 장내 미생물군 변화는 퇴행성 신경질환뿐만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장애, 우울증, 신체 성능 및 동기저하 등의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경 및 정신과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파킨슨병 신약개발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영역을 확장하고,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종근당바이오는 2022년 연세대의료원과 공동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등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예정이다.
일동제약은 CJ바이오사이언스와 설립한 신약 공동연구소를 통해 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을 응용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놈앤컴퍼니는 2020년 미국 바이오기업 싸이오토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해 자폐증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SB-121'를 확보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에이치이엠파마는 마이크로바이옴 우울증 치료제 신약 ‘HEMP-001’ 글로벌 2상을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신생 바이오텍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웨덴 스타트업인 알바헬스(Alba Health)는 마이크로바이옴 과학과 인공지능을 활용해 만성질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장 건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에게는 장 건강 및 복통, 수면장애, 천식, 알레르기 같은 질환에 대한 지원을 제공한다.
중국기업 바이오메드(BioMed Technology Holdings)는 알레르기, 해독, 정서적 스트레스, 체중 감량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인 및 어린이를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분야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박봉현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본부 정책분석팀 과장은 “마이크로바이옴은 광범위한 제약산업에서 최근 비만, 대사질환 등의 주요 해결사로 부각됐다”며 “가능성을 확장하면 기존 의약품의 위험을 우회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살아있는 의약품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