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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 치료제, 난치성 혈액암의 치료효과 끌어올린 주역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0-29 15: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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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골수이식 불가 환자의 10~20%서 60%대로 향상
  •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뇌병증 등 부작용 … 고형암에선 무용 … 높은 가격, 복잡한 생산절차, 40%의 재발률 또는 불응률 단점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CAR-T 세포)치료제는 특정 암세포의 항원을 인식하는 CAR 수용체를 T세포에 접합한 것으로, 환자의 T세포를 체외에서 조작해 만든다. 주요조직적합성복합체(major-histocompatibility-complex, MHC)와 무관하게 암세포를 공격하는 것은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cytokine-induced killer, CIK)와 같은 반면 CAR 수용체에 T세포를 활성화하는 보조인자를 부착해 암세포 파괴력을 향상시키고 체내 머무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 게 추가된 장점이다. 

   

암세포를 더 잘 인식해 공격하도록 원래 없던 수용체를 변형시켰기 때문에 ‘키메라’(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으로 이루어진 괴물)라는 이름이 붙는다. 

   

CAR-T는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채취해 암세포를 인지하는 CAR를 유전공학적으로 T세포에 주입시켜 발현시킨다. 이어 가공된 T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 환자에게 주입한다. CAR-T세포가 원활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주입 직전에 항암화학요법제를 써서 기존 림프구를 고갈시키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CAR-T는 단순히 세포치료제로만 볼 수 있으나 CAR 유전자를 T세포에 이입시킨다는 점에서 유전자치료제로 간주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라고 흔히 부른다.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강형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이 불가능했던 난치성 혈액암 환자에서 기존 10~20%에 불과했던 치료효과를 60%까지 끌어올린 만든 혁신적 치료제”라는 게 핵심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뇌병증 등의 부작용, 치료 후 약 40%의 재발-불응률(킴리아의 경우), 복잡한 생산절차와 수억원(킴리아 3억6000만원)에 달하는 고비용 등이 단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인간 유전체에 형질도입된 유전자의 발암가능성, 정상 B세포 제거 등 종양표적 외 정상세포 공격 독성(on-target off-tumor) 효과, 뇌부종 등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잠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런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ON/OFF 스위치 제거’(이 스위치가 꺼지면 암세포 증식), 재발-불응률 제고된 더욱 강력한 CAR-T 개발, 다른 항원 표적 추가 개발, 듀얼 CAR-T 개발, 복잡한 생산절차 간소화, 가격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된 주요 CAR-T 치료제의 면면을 알아본다.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tisagenlecleucel) 

   

킴리아는 FDA가 2017년 8월 30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ALL) 치료제로 승인한 최초의 CAR-T(키메라 항원수용체-T세포, 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치료제다. 정상 및 악성 B 림프구에 특이적인 표면 단백질로서, B세포의 발달·증식·분화 및 악성 형질전환 등에 중요한 역할을 CD19에 결합해 이를 억제하는 항-CD19 표적(지향) CAR-T 치료제다.  

   

킴리아는 2018년 5월 1일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으로 두 번째 FDA 적응증을 얻었고, 2022년 5월 27일엔 여포성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 소포성림프종)으로 세 번째 FDA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킴리아는 2022년 4월 1일부터 국내 보험급여가 개시됐다. 상한액이 3억6003만9359원으로 환자 본인부담금은 최대 598만원으로 정해졌다. 국내 적응증은 미국과 같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예스카타’(Yescarta, axicabtagene ciloleucel) 

   

길리어드사이언스의 계열로 편입(피인수)된 카이트파마(Kite Pharma)가 2017년 10월 18일 성인 DLBCL의 3차 치료제로 맨 처음 승인받았다. 이어 2021년 3월 5일에는 2회 이상의 전신요법 항암제 치료 후에 쓸 수 있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여포성림프종(FL) 환자의 3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작용 기전은 킴리아와 같다. 

   

2022년 1월 31일에는 CAR-T 세포치료제 투여로 인한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과 독성신경증상을 스테로이드의 예방적 투여를 통해 대거 줄일 수 있다는 라벨 업데이트에 성공했다. 이로써 더 안전하게 예스카타를 투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22년 4월 1일에는 DLBCL 3차 치료제에서 2차 치료제로 승격됐다.  

   

예스카타는 적응증 승인 시기가 킴리아보다 한 발짝 씩 늦지만 가장 시장이 큰 DLBCL 분야에서 대략 6대 4로 킴리아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서는 아직 승인받지 못했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테카터스’(Tecartus, brexucabtagene autoleucel)

   

테카터스는 2021년 10월 1일, 18세 이상 성인의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전구체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ALL) 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았다. 자가유래 항-CD19 형질을 도입한, CD3 양성 CAR-T세포 치료제다. T세포의 대표적인 표지자인 CD3단백질은 T세포 표면에 존재하면서 T세포 수용체가 항원과 반응할 때 만들어지는 복합체의 구성요소로서 참여, 세포내 신호전달에 관여한다. 

   

현재 성인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제, 표적치료제, 줄기세포 이식수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해 치료하지만 예휴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해결책으로 등장한 CAR-T 세포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T세포를 분리한 후 CD19를 인식하는 특정한 수용체를 포함하도록 유전적 변형을 가해 암세포들을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유도해 다시 환자의 체내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테카터스는 예스카타에 이은 길리어드의 두 번째 CAR-T 치료제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의 ‘브레얀지’(Breyanzi, lisocabtagene maraleucel, 일명 Liso-cel)

   

항-CD19 형질을 도입한 CAR-T세포 치료제브레얀지는 2021년 2월 5일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DLBCL)의 3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22년 6월 24일, DLBCL의 2차 치료제로 승격됐다. 브레얀지는 BMS가 세엘진(Celgene Corporation)을 2019년 1월, 74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자산이다. 원 개발사는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인데 2018년 1월, 90억달러에 세엘진에 인수됐다. 

   

브레얀지는 2차 치료제 승격과 동시에 줄기세포이식(조혈모세포이식, 골수이식) 부적합 환자에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예스카타는 2022년 4월 1일 CAR-T 치료제 중 가장 먼저 DLBCL의 2차 치료제가 됐지만 줄기세포이식 부적합자에 대해 쓸 수 있는 적응증을 아직 갖지 못했다. 킴리아는 아직도 3차 치료제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가장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브리스톨마이어스큅(BMS)의 ‘아베크마’(Abecma, idecabtagene vicleucel, 일명 ide-cel) 

   

아베크마는 B세포성숙항원(B cell maturation antigen, BCMA) 표적 다발성골수종 세포 기반 유전자치료제(CAR-T)로 2021년 3월 26일 FDA 승인을 얻었다.  

   

BCMA는 항원과 T세포의 자극에 의해 대량의 항체를 분비하는 B세포의 형질 세포 분화 중에 선택적으로 발현되며, 다른 주요 기관에서는 발현하지 않아 형질 세포암인 다발골수종에 대한 이상적인 표적이 된다. 

   

앞서 킴리아. 예스카타, 브레얀지 등이 허가를 얻은 것은 백혈병 또는 림프종에 해당한 반면 또 다른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에서 승인된 것은 아베크마가 처음이다. BMS로서는 두 번째 CAR-T 제품이다. 

   

면역조절제(immunomodulatory) 1종, 단백질분해효소 저해제(proteasome inhibitor) 1종, 항-CD38 단일클론항체(anti-CD38 monoclonal antibody)를 포함해 최소 네 차례에 걸쳐 다른 유형의 치료제들을 사용했지만 치료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재발된 성인 다발성골수종(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RRMM) 5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2019년 1월초 BMS에 인수된 세엘진과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가 공동 개발한 작품이다. 현재는 세엘진과 BMS의 소유다. 

   

얀센바이오텍의 ‘카빅티’(CARVYKTI, ciltacabtagene autoleucel, 일명 Cilta-cel)

   

존슨앤드존슨(J&J) 그룹 계열사인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과 중국 레전드바이오텍(Legend Biotech)이 공동 개발한 BCMA 표적 CAR-T 치료제로서 BMS의 ‘아베크마’에 이어 두 번째로 승인된 다발성골수종 치료제다. 2022년 2월 28일 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서는 2023년 3월 16일 허가됐다. 초고가인 CAR-T가 미국 허가 1년여 만에, 이례적으로 짧게 국내서도 허가된 것은 ‘킴리아’에 버금갈 유효성과 급여화 신청 절차에 자신감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예스카타, 브레얀지, 아베크마 등은 2023년 10월말 현재 아직도 국내서 승인되지 않은 상태다.  

   

카빅티도 아베크마와 동일한 조건의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1/2상 임상시험에서 카빅티는 1회 치료로 98%(97명 중 96명)이 전체반응률(ORR)을 보였다. 또 78%(97명 중 76명)가 엄격한(stringent) 완전반응(sCR)을 나타냈다. sCR은 의사가 치료 후 진단조영이나 기타 각종 검사를 진행했을 때 종양의 징후 또는 증상들이 관찰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아베크마는 127명의 재발성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에서 ORR 72%, sCR 28%로서 수치상 카빅티에 밀렸다. 

   

카빅티는 2개의 BCMA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단일 도메인 항체로서, 1개의 BCMA 표적을 갖는 아베크마에 비해 구조적으로 차별화된 CAR-T 치료제라 할 수 있다. 또 임상시험 간 간접비교이긴 하지만 아베크마는 조기치료에 ‘다잘렉스’(Darzalex, 성분명 daratumumab)와 같은 강력한 CD38 항체를 투여해야 효과를 보지만, 카빅티는 다잘렉스 도움 없이도 조기치료에서 효과를 보였다.  

   

반면 아베크마가 새로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1차 치료제로서) 진행 중인 1/2상 임상시험에서 카빅티보다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두 제품의 유효성이 비슷할 경우 먼저 시장에 나온 아베크마가 더 나은 시장점유율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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