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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응급실 수용거부 문제, 환자샤우팅카페에서 논의
  • 주경준 기자
  • 등록 2024-09-11 10: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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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세 아이의 사망 사건을 중심으로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제도 개선을 촉구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024년 9월 10일 오전 10시까지 프레스트구구에서 90분 동안 제24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연합회)는 10일 서울 북촌의 포레스트구구에서 제24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개최했다. 


이번 환자샤우팅카페에서는 2020년 편도제거 수술 후 의료과실 및 응급환자 수용 거부로 사망한 김동희 군(당시 4세)의 어머니 김소희 씨가 샤우팅(발언)했다. 환자샤우팅카페는 환자나 환자 가족이 자신의 고충과 울분을 자유롭게 표출하며, 청중과 전문가들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2012년 첫 개최 이후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김소희 씨는 2019년 아들 김동희 군이 편도제거수술을 받은 후 의료과실과 적절하지 않은 응급 대응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 군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편도제거수술을 받은 뒤 퇴원했으나 상태가 악화돼 입원했고, 이틀 뒤 수술 부위 출혈로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후 119구급차로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이송되었으나, 최초 수술 병원이었던 양산부산대병원은 심폐소생술 중인 환아의 수용을 거부했고, 결국 부산동아대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상태였다. 김 군은 5개월간 투병하다 결국 사망했다.


김소희 씨는 아들의 사망 후 진행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통해 여러 의료과실이 겹쳐진 결과임을 알게 됐다. 편도제거수술을 한 병원의 집도의는 재수술 및 재마취 사실을 해당 의사에게 알리지 않았고, 사망 후 부모가 항의하자 의무기록지를 수정했다. 또한, 입원한 2차 병원에서는 당직 의사가 부재했고, 대타 당직 의사의 부적절한 대처로 골든타임을 놓쳤다.


김소희 씨는 “처음부터 진심 어린 사과와 설명을 받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의료과실 입증 책임을 전적으로 지는 현행 법 체계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또, 그녀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날 환자샤우팅카페는 최현정 전 MBC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렸으며, 법무법인 우성 이인재 변호사, 울산대학교 예방의학교실 이상일 교수,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등이 솔루션 자문단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의료사고 피해자의 입증 책임 완화, 의료사고 관련 심리적 지원 필요성, 그리고 충분한 사과와 설명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인재 변호사는 "현행 법률 체계에서는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입증 책임을 전적으로 지며, 특히 수술실과 검사실의 밀실성으로 인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샤우팅카페에서는 심폐소생술 중인 응급환자의 수용 거부 문제도 함께 논의됐다. 최근 응급실 과부하로 인해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심폐소생술 중인 응급환자가 수용 거부로 사망하는 일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환자 수용 거부 방지와 관련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정된 응급의료기관에서 일단 환자를 수용하도록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형사책임을 면제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2022년, ‘응급의료법 개정안’(일명, 동희법)이 통과돼 응급환자 수용 의무가 법으로 규정됐지만, 법적 기준과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아직도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지연되고 있다. 김성주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응급환자 수용 의무를 법정화했으나, 의료계에서는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 거부의 사유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안기종 대표는 “응급환자 수용 거부 방지와 함께, 피해자와 유족이 입증 책임을 지는 현행 사법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사과를 제공하는 것은 환자의 권리"라며,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의 설명 의무와 유감 표명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환자샤우팅카페는 응급의료법 개정 및 의료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자리였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제24회 환자샤우팅카페를 계기로, 의료사고 피해자 보호와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입법과제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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