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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조숙증 급증 … 12년 동안 남아 83배, 여아 16배 증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3-04-04 23:57:06
  • 수정 2023-10-07 08: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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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신혜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 2008~2020년 성조숙증 아동 분석

국내 아동의 성조숙증(precocious puberty) 발생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성조숙증으로 진단 받은 남자 어린이가 12년 동안 무려 83배가 증가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 박미정·김신혜 교수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해 2008년부터 2020년까지 9세 미만 여아와 10세 미만 남아 중 성조숙증으로 치료 받은 133283명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IF=3.7)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 기간 성조숙증이 발병한 남아는 6906, 여아는 126377명이었다. 남아의 경우 2008년 인구 10만명당 1.2명에서 2020100명으로 83.3배나 증가했다. 여아는 인구 88.9명에서 1414.7명으로 증가해 15.9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남아의 성조숙증 발생률이 급증하는 원인으로 과체중·비만 유병률이 여아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사춘기 발달은 비만,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자극하는 내분비장애물질(환경호르몬),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노출, 심리적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한국의 성조숙증은 전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어 그 원인과 호르몬 영향으로 인한 암 발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료를 받은 어린이는 2021166645명으로 2019108576명에서 2년간 53.5%, 58069명이나 늘었다.

 

김신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이 기간에 국내 소아·청소년 인구가 7% 이상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수치 이상으로 성조숙증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현상이 지나치게 빨리 시작되는 질환으로 여아 8, 남아 9세 미만을 기준으로 또래보다 2년 이상 일찍 발달이 진행될 때 진단된다. 성조숙증이 나타나면 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며 초경이 빨라지고, 성장판이 빠르게 닫혀 최종적으로 성인 키가 작아지는 성장장애를 초래한다.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골연령 1년 이상 빠르면 의심

 

성조숙증은 원인에 따라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사춘기 조절 이상에 의한 진성(중추성) 성조숙증과 고환·난소·부신 등에서의 성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가성(말초성) 성조숙증으로 구분한다. 여아는 80% 이상이 원인 질환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다. 남아는 50% 정도가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고환 질환, 갑상선 저하증 등 기질적 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조숙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 우선 병력 청취를 통해 2차 성징이 나타난 시기, 진행 속도, 성장 속도 변화, 성조숙증 가족력, 출산력, 과거 병력 등을 파악한다. 이후 신체 성장과 사춘기 발달 정도를 평가하고, 뼈 나이를 측정해 나이에 비해 어느 정도 앞서 있는지 평가한다. 필요한 경우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GnRH) 자극검사(GnRH 주사 후 15~30분 간격으로 몇 차례 채혈해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in, Gn)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를 통해 성선자극호르몬의 반응을 평가하고 성조숙증의 진행 정도와 원인을 확인한다.

 

성조숙증은 사춘기의 신체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단 사춘기가 빨리 왔더라도 그것이 정상적인 범위 내에 있는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감별해야 한다.

 

김신희 교수는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뼈나이(골연령)가 아이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서 있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예를 들어 여아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길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기질적 원인이 있다면 그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 기질적 원인이 없는 특발성 성조숙증의 경우는 사춘기 지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약제인 GnRH유도체를 4주 간격으로 피하주사한다. 단 일부 아이의 경우 GnRH유도체만으로는 최종 성인 키의 감소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성장호르몬 치료를 같이 하기도 한다.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덜 되도록 노력한다.

 

김신희 교수는 어린 나이에 사춘기를 겪게 되면 아이들이 당황하고 힘들어 할 수 있다면서 이때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사춘기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며 모두 사춘기를 겪는데 단지 친구들보다 좀 더 빨리 찾아온 것이라고 이해시키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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