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2일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다. 당초 계획대로 현 정부 임기 내에 ‘야외 노마스크’를 강행하는 것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마스크 해제 시점을 ‘5월 하순’으로 언급하며 제동을 걸었지만 정부가 이를 배제하면서 방역 분야에서도 ‘신구(新舊) 권력’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로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기로 28일 가닥을 잡았다. 정부 관계자는 “2주 전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했음에도 유행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풀지 않아야 할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원에 따라 실외 마스크를 써야 하는 ‘단서조항’을 달 예정이다. 50명 이상이 모이는 거리 집회나 야외 콘서트 등 행사에서는 다음 달 2일 이후에도 마스크 착용 의무를 둘 계획이다.
국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2020년 10월 13일 처음 생겼다. 야외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과 2m 거리 두기가 어려운 경우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566일 만에 사라지게 됐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인수위 권고에 180도 배치된다. 앞서 27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실외 마스크를 언제 벗는가는 5월 하순에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런 권고를) 정부에서 어떻게 판단할지는 지켜볼 문제”라고도 했다.
방역당국은 큰 이변이 없는 한 점차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양상이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 풍토병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9일 '다음 달 2일부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홍경희 인수위 부대변인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인수위는 코로나 일상 회복의 일환으로 마스크 착용의 해제 방향에 공감하지만, 현시점에서 실외 마스크 해제는 시기상조임을 누누이 강조해 왔다"라며 "오늘 오전 정부 발표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한달 뒤인 5월말 '실외 마스크 프리' 선언을 검토하겠다며 현시점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반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