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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 하반기 중입자치료기 풀가동 … 기존 2대에 1대 추가 운영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6-18 18: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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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립선암 폐암 췌장암 간암에 이어 두경부암 골육종으로 치료 대상 확대
  • 기존 치료에 로봇수술, 중입자 접목 ‘다학제’ 치료 선도 … 치료 후 삶의 질 개선 ‘통합치료’도 강화

연세암병원은 올 하반기 중입자 치료기 총 3대를 가동하며 치료 암종을 기존 전립선암, 췌장암, 간암, 폐암에서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확대한다. 암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삶의 질 유지 등 암과 관련된 모든 단계를 아우르는 ‘환자 중심 통합 암 치료(전 생애주기 암케어)’도 본격화한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병원장(간담췌외과 교수)은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입자 치료 확대를 포함한 '통합 암 치료 시스템 구축' 로드맵을 밝혔다.

   

세브란스병원은 1922년에 한 여성 암환자에게 방사선치료와 외과수술을 병행했을 정도로, 국내 방사선치료와 다학제진료의 효시가 됐다.

   

1969년 국내 최초 암 치료 전문기관을 천명했으며, 2014년 지금의 연세암병원을 출범시킴으로써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환골탈태가 이뤄졌다. 2020년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3대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 선정 세계 암 연구 분야 100대 의료기관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981년 국내 최초 골수이식 성공, 2005년 국내 최초로 ‘다빈치 수술로봇’ 도입, 2006년 국내 최초로 방사선치료기 ‘토모그래피’ 도입 등이 그 밑거름이 됐다. 

   

연세암병원은 올해 하반기 중입자 갠트리 1대를 추가해 총 3대(회전형 2대, 고정형 1대)를 가동하며 두경부암, 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한다. 

   

중입자 치료는 빛의 속도의 70% 정도까지 탄소 입자를 가속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일반 방사선 치료에 활용되는 X선이나 양성자 치료에 활용되는 수소이온(양성자)에 비해 무거운 입자인 탄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 파괴력이 2.5~3배 이상 높다.   최진섭 연세암병원장이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세대 암 치료 로드맵을 소개하고 있다. 

최 원장은 “국내의 많은 환자들이 일본까지 가서 언어 장벽으로 중입자 치료의 효과나 부작용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1억~2억원을 들여 치료받는 것을 보고 연세의료원은 중입자치료센터 건립을 작정했다”며 “기기 구입에 1500억원, 설치 및 건축비 1500억원 등 약3000억원이 투입돼 현재로서는 8~10년이 지나야 겨우 투자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사명감에 중입자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중입자는 매년 단순 유지 비용만 해도 80억원이 소요되며, 현재 국내 중입자 1인당 치료 비용(비급여)은 5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저렴하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은 “현재는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2~3개월 대기하고 있다”며 “갠트리(회전형) 2번방까지 열게 되면 대기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연세암병원은 하루 20명 정도를 치료하고 있는데, 풀 가동이 이뤄지면 하루 최대 50명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다. 1인당 1회 치료 시간엔 30분이 소요된다. 다발암, 전이암, 재발암에 치료에 제약이 있으며 오조준할 경우 장(대장, 소장)이 천공돼 위급한 상황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이를 피하는 게 안전성 확보의 핵심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연세암병원은 2023년 4월 전립선암을 시작으로 췌장암, 간암, 폐암 등으로 치료 암종을 확대해왔다. 

   

연세암병원의 폐·간·췌장암 등 3대 난치암 치료 성적도 국내 평균보다 높다. 2015~2019년까지 5년간 국내 폐암의 상대 생존율은 34.7%인 반면 이 병원의 상대 생존율은 43.7%다. 

   

폐암은 기존 표준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 주기에 걸친 신약 임상 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폐선암 4기 환자가 2014년 1세대 표적치료제 효과가 없어 3세대 표적치료제(오시머티닙) 1상 임상연구에 참여해 8년 이상 생존한 기록이 있다. 같은 해 면역관문억제제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도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또 83세의 고령으로 폐 기능이 충분하지 않고 장기간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수술 대신 중입자치료를 시행해 종양을 소멸시키고 현재 무병 상태로 관찰 중이다. 

   

중입자치료는 기존 ‘정위체부방사선치료(SBRT)’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적어 긍정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립선암에 이어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중입자 치료를 받은 폐암 환자는 30명이다. 


같은 기간 간암의 국내 상대 생존율은 37.7%, 연세암병원은 39.9%였다. 간암은 간 기능과 종양의 진행 정도, 심장이나 신장 질환 동반 여부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 적용한다. 근치적 치료 방법인 수술과 간이식, 국소 소작술(고주파 열치료, 냉동치료)과 함께 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색전술, 외부 방사선 조사, 전신 치료(항암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며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71세 간암 환자의 경우 14cm의 다발성 간암 진단을 받고 13차례의 항암치료로 암 종괴가 8.5cm로 줄어들었고, 수술을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다. 

   

간암 환자 간이식의 경우 환자의 1년 생존율은 약 85% 수준이다. 전체 간이식의 30%가 간암에서 이뤄질 정도로 이 영역에서의 시술이 활발하다. 

   

간암의 간 절제술은 약 70% 이상이 복강경 로봇수술로 이뤄져 정밀하고 정상조직을 다치지 않게 하는 최소침습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중입자치료기 도입으로 근치적 치료 효과 또한 상승하고 있다. 갠트리(회전형)치료기를 가동하며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간암 부문에서는 간 부분 절제술 후 간 내 재발 환자 등 기존에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사례를 포함해 총 17명의 간암 환자들이 치료받았다. 

   

이익재 간암센터장은 “고주파열로 암을 제거하는 방식은 불완전 괴사와 시술후 합병증(출혈, 간 농양, 인접 정기 손상 등)이 단점인데 중입자치료는 이런 문제를 상당히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동맥색전술로 간암 크기를 최소화한 다음 수술로 완치된 환자도 많다고 소개했다.

   

특히 연세암병원의 췌장암 상대 생존율은 다양한 신약·항암치료에 힘입어 16.5%로, 국내 상대 생존율(13.9%)보다 높다. 1996년부터 2000년까지 8.8%였던 이 병원의 상대 생존율은 다학제 진료에 힘입어 2015~2019년에 두 배에 가까운 16.5%로 높아졌다. 

   

현재 췌장암 신약·항암치료에 120명 이상의 연세암병원 임상시험 전문가들이 참여해 연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다 임상연구 건수다.

   

췌장암은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통한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암세포가 주변 혈관이나 장기를 침범해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세암병원은 70대 여성 췌장암 3기 환자에게 6개월간 항암 치료를 시행해 암의 크기를 줄인 다음 중입자 치료를 시행했다. 8개월 후 추적 검사 결과, 종양의 크기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는 흔적만 남은 상태다. 지금까지 췌장암 환자 100명이 중입자치료를 받았다. 전립선암 환자 다음으로 많은 숫자다.

   

60대 여성 환자는 진단 당시 췌장암 3기로 수술이 불가능했다. 의료진은 암 조직 주변에 고압 전기를 흘려보내 암세포를 사멸하는 비가역적 전기천공법(IRE)을 시행했다. 그 결과 IRE 시행 후 7년 동안 암이 진행하지 않았다.   

   

최진섭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국내의 첫 전문 암센터로서 로봇수술, 중입자치료 등으로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왔다”며 “기존 치료 방법들과 중입자치료의 병용을 통해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 국소진행성 환자 중 중입자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고, 소수 전이암 환자에서도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입자치료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세암병원은 로봇수술 분야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 술기를 개발해왔으며,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례를 달성했다. 로봇수술 영역에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정밀한 수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수술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암 환자의 조직병리 사진을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약 2만3000여 유전자 중 단 4개만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15%까지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연세암병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정밀의학 기반의 미래 의료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연세암병원은 단순한 치료 중심의 접근을 넘어 암이라는 질환의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하고자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완화의료센터 등 5대 특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센터는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후 회복과 삶의 질까지 포괄하는 ‘암의 전 생애주기(Cancer Life Cycle)’ 개념에 따라 운영되며, 각 환자의 질병 단계에 맞춘 심리적·신체적 지원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암 치료는 단순한 수술이나 항암치료로 끝나지 않는다. 진단 직후의 공포와 불안, 치료 과정의 부작용, 치료 종료 이후의 회복과 재발 관리, 그리고 말기 환자의 삶의 질 유지까지 암 환자들이 겪는 전 과정은 고도로 통합된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연세암병원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부문별 전문성을 가진 센터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환자 중심의 통합적 치료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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