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Waltham)의 이노비바스페셜티테라퓨틱스(Innoviva Specialty therapeutics)는 임질 퇴치 항생제로 개발 중인 졸리플로다신(zoliflodacin)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우선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1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졸리플로다신은 12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단순 임질 환자들에 사용하기 위한 스피로피리미딘트리온(spiropyrimidinetrione) 계열 최초의 1회 투여용 항생제다. 세균성 DNA 합성을 막기 위해 제2형 이소머라제(isomerase) 효소를 억제한다.
FDA는 처방약생산자수수료법(PDUFA)에 따라 오는 12월 15일까지 졸리플로다신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번 우선심사’ 지정은 매년 세계 각국에서 8200만명 이상의 새로운 임질 감염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는 데다 임질이 두 번째로 빈도 높은 세균성 성매개 감염증(STI)이기 때문이다.
졸리플로다신이 허가를 취득하면 수 십년 만에 처음으로 발매를 승인받은 임질 치료용 항생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임질 치료에는 퀴놀론 계열, 세팔로스포린 계열, 아지트로마이신 등 수십년 전에 나온 약물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2023년 9월에 나온 세프트리악손 내성 감염증에 대한 보고(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에 따라 새로운 임질 치료제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개인의 질병 부담을 줄이고 약물 내성이 강한 임질의 전 세계 확산을 막는 데 신약의 등장이 필수적이다. 임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여성의 불임, 생명을 위협하는 자궁외 임신, 골반 염증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참고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_가 개발한 경구용 항생제 ‘블루제파’(Blujepa, 게포티다신 Gepotidacin)가 올해 3월 15일 미국에서 약 30년 만에 청소년과 성인 여성 환자의 단순 요로감염증(uncomplicated urinary tract infection, uUTI)로 허가받았다. 트리아자아세나프틸렌(triazaacenaphthylene) 계열의 1세대 신약으로, 토포이소머라제 II형(topoisomerase II) 효소를 억제해 DNA 복제를 억제한다.
이날 졸리플로다신 우선심사 지정은 이노비바스페셜티테라퓨틱스가 ‘글로벌 항생제 연구‧개발 파트너십’(GARDP)과 함께 진행한 3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GRADP는 벨기에 앤트워크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소재한 소아건강 NGO 펜타(PENTA), 영국 세인트조지대 및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등이 주축이 된 비영리 글로벌 보건 연구기관이다.
이 임상에서 졸리플로다신 단회 경구 투여가 비뇨생식기 감염 부위의 미생물학적 치유에 있어 세프트리악손 500mg 단회 근육 주사 후 아지트로마이신 1g 경구 투여요법과 비교했을 때 비열등하지 않음이 입증됐다. 졸리플로다신은 전반적으로 내약성이 우수했으며, 임상시험 기간에 심각한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FDA는 아울러 졸리플로다신을 ‘우수 감염성 질환 치료제’(QIDP)로 지정했다. 이로써 졸리플로다신은 시판 후 상당 기간 독점발매권을 연장받을 수 있게 됐다.
졸리플로다신의 원 개발사는 월섬의 엔타시스테라퓨틱스(Entasis Therapeutics)이다. 엔타시스는 2022년 5월, 50%의 프리미엄을 받고 주당 2.20달러에 미국 캘리포니아부 샌프란시스코 인근 벌링게임(BURLINGAME)에 소재한 제약기업 이노비바(Innoviva)에 매각됐다. 인수 직후 이노비바의 엔타시스 주식지분 점유율은 약 60% 수준이었다. 이노비스페셜티테라퓨틱스와 엔타시스테라퓨틱스는 이노비바의 100% 자회사다.
GARDP는 대다수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일부 고소득국가를 포함해 전세계 3분의 2 이상의 국가에서 졸리플로다신의 인허가 및 발매를 진행할 권한을 갖고 있다. 반면 북미, 유럽, 일부 아시아‧태평양 국가를 포함한 주요 시장에 대한 권리는 엔타시스가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