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의 경구용 범(汎)유전자형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direct acting antiviral, DAA) 계열 C형간염 치료제 ‘마비렛정’(MAVYRET, 글레카프레비르+피브렌타스비르, glecaprevir/pibrentasvir)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적응증 추가승인(label expansion)을 11일(현지시각) 받았다.
새롭게 추가된 적응증은 간경변을 동반하지 않거나, 대상성(代償性, compensated, 조직이나 세포학적 손상은 있지만 기능은 유지되고 있는) 간경변을 동반한 3세 이상의 소아 및 성인 급성 C형간염바이러스(HCV) 치료다.
기존 적응증은 만성 C형 간염바이러스 유전자형(1, 2, 3, 4, 5, 6형)에 감염된 간경변을 동반하지 않거나, 대상성 간경변을 동반한 성인 및 만 12세 이상 청소년 환자의 치료다. 또 1형 환자 중 C NS5A inhibitor 또는 NS3/4A protease inhibitor 중 하나를 투여받은(둘 다 투여받은 사람은 제외) 환자다.
요컨대 기존 적응증은 만성 C형간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 추가된 급성 C형간염 적응증은 8주간 시행하도록 돼 있다. 이번 승인으로 마비렛은 8주 만에 96%의 치유율을 나타내는 급성 C형간염 환자 치료제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FDA의 허가를 취득한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가 됐다.
이번 승인은 전세계 70여 의료기관에서 치료전력이 없는 성인 급성 C형간염 환자 286명을 대상으로 8주간 진행한 급성치료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다의료기관, 단일군, 전향적 평가 방식으로 진행된 3상 ‘M20-350’ 임상시험이 근거가 됐다. 치료 유효율(간염 바이러스 억제)은 96%다.
부작용은 경도 또는 중등도에 그쳤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피로, 무기력, 두통, 설사 등이었다.
C형간염은 간에 악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감염성 혈액 매개질환이다. 최근 감염되었거나 감염 후 오래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은 채 방치할 경우 C형간염은 B형간염에 비해 간경변이나 간암 등 중대한 합병증들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높다.
미국에서는 2035년까지 추후 10년 동안 치료되지 않은 C형간염과 관련한 만성간질환과 합병증으로 최대 1200억달러의 의료비가 지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세계 보건의료계는 2030년까지 C형간염을 근절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을 포함한 고소득 국가들의 80%는 2050년 이후로 이 같은 목표의 도달시기를 늦추고 있는 상황이다.
애브비의 루팔 타카르(Roopal Thakkar) 연구‧개발 담당부회장 겸 최고과학책임자는 “총 100만명 이상의 C형간염 환자들이 마비렛으로 치료받았지만, 급성 C형간염 환자는 여전히 크게 충족되지 못한 의료 수요가 존재한다”며 “마비렛의 이번 적응증 추가와 검사와 치료모델의 이행, 공공보건계의 지원 등이 결합될 경우 2030년까지 세계 각국에서 C형간염을 근절한다는 목표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DA는 앞서 마비렛을 급성 C형간염의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