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미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팀이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의 뇌 활성 변화를 분석해, 뇌 활성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임상 증상 및 지표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기억력에 문제가 있지만 일상생활은 가능한 55세 이상 ‘기억상실형 경도인지장애’(amnestic MCI)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기억력과 주의력을 평가하는 동시에 이를 뇌 기능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측정했다. 과제 수행 시 뇌의 여러 부위가 어떻게 활성화되는지를 분석하고, 결과를 다양한 임상지표와 비교해 연관성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 나이가 많을수록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 부위의 뇌 활동이 유의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노화에 따른 인지 저하를 보완하려는 뇌의 보상작용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우울감이 낮을수록 해마와 해마옆이랑(parahippocampal gyrus) 부위의 뇌 활성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정서 안정이 기억 관련 뇌 부위 기능의 활성화에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과제 수행 능력과 특정 뇌 부위 활성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도 살펴봤다. 짧은 시간 동안 이전 정보를 기억하고 비교하는 작업기억 ‘원백(one-back)’ 과제를 수행하는 경우, 정답률이 높을수록 전중심이랑(precentral gyrus)과 설정소엽(precuneus) 부위의 활성도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단순한 주의력을 요구하는 ‘제로백(zero-back)’ 과제에서는 정답률이 높을수록 상두정소엽(superior parietal lobule) 부위의 활성도가 유의하게 높았다.
성별에 따라 남성 참가자들은 방추상회, 해마, 전중심이랑, 해마옆이랑 등에서 여성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활성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과제수행 능력 자체에는 성별 차이가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여성이 뇌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박정미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박정미 교수는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초기 단계에서 뇌 기능 변화를 더 정밀하게 파악해봤다”며 “임상에서 치료 방향 설정이나 예후 예측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억상실형 경도 인지장애에서 뇌 활성과 임상 지표 간의 관계 분석’(Analysi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brain activation and clinical indicators in amnestic mild cognitive impairment)이라는 논문으로 SCIE급 학술지 ‘Brain Imaging and Behavior’(IF=2.4) 2025년 4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