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의 안드로겐 수용체 저해제(ARi) 계열 전립선암 치료제 ‘뉴베카정’(Nubeqa 성분명 다롤루타마이드, darolutamide, 개발코드명 BAY1841788)이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mHSPC, 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 환자 치료를 위한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의 병용요법으로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추가 획득했다.
이로써 뉴베카는 미국에서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 중 최초로 전이성 호르몬반응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요법(도세탁셀)을 병용하거나 병용하지 않는 안드로겐 차단요법과의 병용요법으로 승인받았다.
뉴베카는 2019년 7월 30일, 비전이성(전이되지는 않았으나 전이될 위험이 높은) 거세저항성 전립선암(non-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 nmCRPC) 치료제로 미국에서 처음 승인받았다. 이어 2022년 8월 5일, 전이성 호르몬민감성 전립선암(metastatic hormone sensitive prostate cancer, mHSPC, 전이성 거세민감성 전립선암) 치료제(뉴베카+ADT+도세탁셀 3중 병용요법)로 두 번째 승인을 받았다.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두번째로 흔한 암이며, mHSPC로 진단된 환자의 30%만이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mHSPC 환자는 결국 생존이 제한적인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으로 진행된다.
이번 3번째 승인은 3상 ‘ARANOTE’ 임상시험(NCT04736199)의 긍정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뉴베카와 안드로겐 차단요법 병용요법은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 환자의 방사선학적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위약+안드로겐 차단요법에 비해 유의하게 4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적 및 저용적 전이성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 환자를 포함해 사전 지정된 하위그룹 전반에 걸쳐 일관된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기간(rPFS) 혜택이 관찰됐다.
뉴베카와 안드로겐 차단요법 병용요법은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고 위약+안드로겐 차단요법보다 이상반응으로 인한 중단율이 낮았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병원 비뇨생식기종양학과 책임자 프레드 사드(Fred Saad) 교수는 “ARANOTE 시험의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다로루타마이드와 안드로겐 차단요법 병용요법은 효과적이면서 내약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승인은 ARASENS 임상시험(뉴베카+ADT+도세탁셀 병용요법, mHSPC 관련 적응증)에서 입증된 강력한 임상적 효능과 더불어 mHSPC 치료에 뉴베카를 사용할 수 있는 옵션(도세탁셀과 병용하지 않아도 되는)을 더욱 확대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계획 수립에 유연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엘의 크리스틴 로스(Christine Roth) 글로벌 제품전략·상업화 부사장은 “mHSPC 환자는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으면서 질병 진행을 늦추고 삶을 연장하는 치료를 원한다”며 “이번 승인은 전립선암의 다양한 단계에서 선도적인 치료제로 자리잡을 수 있는 뉴베카의 잠재력을 재확인해줬다”고 말했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열린 2025년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2025)에서 발표된 ARANOTE 임상 사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로루타마이드와 안드로겐 차단요법 병용군은 위약군 대비 삶의 질 악화까지의 시간이 5.1개월 더 연장된 것으로 확인됐다(중앙값 다로루타마이드 투여군 16.6개월 vs 위약군 11.5개월, HR 0.76, 95% CI 0.61–0.93).
또 ‘전립선암치료 기능평가’(Functional Assessment of Cancer Therapy–Prostate, FACT-P) 하위 척도에서 3점 이상의 악화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사회적 및 가족적 웰빙’(HR 0.79, 95% CI 0.64–0.98), ‘기능적 웰빙’(HR 0.78, 95% CI 0.63–0.96), ‘비뇨기 증상’(HR 0.78, 95% CI 0.61–0.99) 등의 항목에서 악화로 진행되는 데까지의 시간이 유의하게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삶의 질 개선을 시사한다.
또 뉴베카는 위약군 대비 통증 진행까지의 시간 또한 유의하게 연장시켰다(HR 0.72, 95% CI 0.54–0.96). 통증 진행에 대한 평가는 BPI-SF(Brief Pain Inventory-Short Form) 기준으로 최악의 통증 점수(Worst Pain Score, WPS)가 두 차례 연속 2점 이상 증가하거나 7일 이상 연속으로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된 경우로 정의되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에 확립된 뉴베카의 안전성 프로파일과 일관됐으며, 치료에 따른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군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나-파버(Dana-Farber) 암 연구소의 앨리샤 모건스(Alicia K. Morgans) 박사는 “이번 ARANOTE 연구 결과는 다로루타마이드가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 기간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ADT 단독요법 대비 삶의 질 악화 또한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회적, 가족적, 기능적 웰빙을 유지하며 비뇨기 증상을 관리하고, 통증 악화 진행을 지연시키는 것은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재 뉴베카는 전 세계 85개국 이상에허 허가됐다. 바이엘에 따르면 뉴베카는 2024년 15억2000만 유로(2023년 8억6900만유로)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블록버스터 지위를 달성했다. 바이엘은 향후 뉴베카 연매출이 최대 30억 유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베카는 현재 호르몬 반응성 고위험 생화학적 재발(biochemical recurrence, BCR) 전립선암에서 ADT와의 병용요법이 3상 ‘ARASTEP’ 임상연구를 통해 평가받고 있다. 또 호주·뉴질랜드 전립선암연구그룹(ANZUP)이 주도하는 ‘DASL-HiCaP’ 3상에서 재발 위험이 매우 높은 국소 전립선암 환자의 보조요법으로도 평가 중이다.
국내에서는 2020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ADT 및 도세탁셀과 병용한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 전이 위험이 높은 비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ADT와의 병용요법 등 두 가지다. 그러나 국내서는 급여권 진입에 실패한 상태다.
한편 화학요법제 없이 ADT와 병용요법으로 승인된 전립선암 치료제로는 아스텔라스의 ‘엑스탄디연질캡슐’(엔잘루타마이드)과 존슨앤드존슨(얀센)의 ‘얼리다정’(아팔루타마이드) 등이 있다.
엑스탄디는 2023년 11월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로 필수급여(환자 본인부담률 5%)를 인정받았다. 2022년 8월부터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병용요법으로 선별급여(본인부담률 30%)를 받다가 범위가 확대됐다.
얼리다정은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mHSPC) 환자의 치료에 안드로겐 차단요법(ADT)과 병용요법으로 2023년 4월부터 급여(필수급여)를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