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욱 서울대병원 로봇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이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을 이용해 전립선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메드트로닉의 ‘휴고 로봇 수술 시스템’(Hugo, Robotically Assisted Surgery System)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와 장진영 간담췌외과 교수는 휴고 로봇을 이용해 전립선 절제술 및 췌십이지장절제술을 국내 최초로 실시했다. 개복 수술에 비해 상처가 작고 통증도 적은 로봇 수술을 통해 두 환자는 수술 후 건강하게 회복 중이다. 특히 휴고 로봇 수술을 이용한 고난이도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로서 의미가 컸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에서 개발한 휴고는 2021년 유럽 CE 인증을 받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장진영 교수팀이 5개월간 40여명의 담낭 및 전립선 절제술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4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를 받았다.
휴고는 현재 5대륙에 걸쳐 25개국에서 비뇨기과, 부인과 및 일반 외과수술에 사용되고 있으며, 휴고에 관한 학술 논문은 250건에 달한다. 휴고의 진입으로 연간 약 6만건의 로봇수술이 시행되는 한국에서 로봇수술 접근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휴고는 메드트로닉의 외과수술 분야 노하우가 집약된 최신 로봇수술 시스템으로, 모듈형 구조와 수술실 간 이동이 가능한 휴대형(Portable) 설계가 특징이다. 최대 4개의 로봇 팔이 독립적으로 작동해 복잡한 수술실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배치 및 대응할 수 있다. 또 집도의가 콘솔에 얼굴을 묻고 고정한 채 수술해야 하는 전통적인 콘솔 디자인과 달리, 휴고는 개방된 33인치 3D TV로 집도의와 다른 의료진이 함께 수술 장면을 확인할 수 있는 개방형 콘솔을 채택해 수술실 내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한다. 향후에는 전세계 최소침습수술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 중인 메드트로닉의 다른 수술 도구와 연계하여 사용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로봇팔인 ‘모듈식 암카트’는 최대 4개까지 분리·조립이 가능해 여러 방향에서 수술 부위에 접근할 수 있고, 이동성과 공간성을 극대화해 효율적인 수술을 지원한다.
이로써 서울대병원은 다빈치 Xi·다빈치 SP를 비롯해 휴고까지 다양한 첨단 로봇 수술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질환별 맞춤형 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수술과 술기 교육 환경을 조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병원은 로봇수술과 연구·교육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관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이로써 서울대병원은 첨단 로봇 시스템의 국내 도입을 위한 임상시험부터 첫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술기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나아가 수술 로봇 트레이닝센터 개소를 준비 중인 서울대병원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수련의를 대상으로 시뮬레이터 기반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로봇수술의 교육·연구·진료를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휴고 도입을 주도한 장진영 교수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정밀한 절제와 문합이 필요해 복부수술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다”며 “휴고 로봇을 이용한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수술로서 의미가 크며, 점차 다양한 수술 분야로 확대돼 더 많은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창욱 로봇수술센터장은 “휴고 시스템의 도입으로 다양한 질환별 맞춤형 수술을 실시할 수 있는 최적화된 로봇 수술 환경을 마련했다”며 “서울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휴고의 임상적 활용 기회를 다양하게 모색하며,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승록 메드트로닉코리아 대표는 “국내 환자와 의료진께 휴고의 임상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는 지난해 '메드트로닉 로봇수술 연구·교육센터' 개관에 이어 국내서 로봇 수술의 저변 확대를 가속화할 중요한 마일스톤이자,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외과의의 술기 및 연구 역량 강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한 걸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과수술 분야의 기술혁신을 이끌며 최소침습수술 시대를 연 선도 기업으로서, 환자와 의료진을 중심에 두고 수술 전반에 걸친 통합 수술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