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1저자 정진경·전윤서 고려대 의대생, 김형주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 데이터를 활용해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을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 진단 모델을 도출하고 성능을 검증했다고 29일 밝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저항할 수 없는 움직임과 통증을 유발해 수면장애를 초래하는 신경감각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3.9~14.4%가 경험한다. 그러나 생물학적 진단법이 없고, 경련 등 유사 증상과 구분이 어려우며, 증상을 표현하는 방식이 환자마다 달라 진단율이 낮고, 정확한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2023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만 19~70세 참가자 338명을 대상으로 4주간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면, 심박수, 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와 생활습관 정보를 수집하고 일주기 리듬을 기반으로 분석했다. 이후 3가지 머신러닝 모델에 하지불안증후군의 유무와 증상 정도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학습시켰다.
연구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 예측에서는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모델이 AUC 0.86으로 가장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중증 증상군 예측에서는 XGBoost 모델이 AUC 0.70을 기록했다. 특히 웨어러블 데이터와 앱 데이터를 결합했을 때 예측 성능이 더욱 향상됐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부터), 정진경·전윤서 고려대 의대생, 김형주 고려대 산업경영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생
조철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디지털 표현형(Digital Phenotype)을 기반으로 하지불안증후군 증상군의 조기 선별에 적합한 머신러닝 모델을 찾았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임상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의 정확도 향상과 적절한 치료법 적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 의대 학생연구프로그램을 통해 의과대학 학생들이 참여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윤서 학생은 “디지털 기술 기반의 정밀의료가 확산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하지불안증후군 진단에 이를 적용한 이번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지난 2년 반 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고 말했다.
정진경 학생은 “웨어러블과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표현형 기반 분석이라는 새로운 연구 방식을 경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의과학자로서의 진로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Machine learning-based prediction of restless legs syndrome using digital phenotypes from wearables and smartphone data’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국제학술지 ‘Scientific Reports’(IF=3.8)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