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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장기 이식하면 기증자엔 문제없나요? … 공여자 부작용은 희박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5-14 21: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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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생체 간·신장 이식 성공률 높아, 이상적인 치료로 활성화해야”

2년 전 간암 진단을 받은 71세 권모 씨는 당시 간 절제 수술을 받았으나 암이 재발해 세 차례에 걸쳐 간 색전술을 받았다. 또다시 재발하자 병원에서 간이식을 권유했다. 가족이나 살아 있는 사람의 생체 간이식이 가능하다는 얘기에 38세인 아들은 아버지에게 기꺼이 간을 공여하기로 결심했지만, 권 씨는 아들의 간을 이식받기를 한사코 거절하고 있다. 

 

간이식은 간경변증, 간암, 말기 간질환 등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최적의 치료 방법이지만, 잘못된 인식과 오해로 인해 환자나 가족들의 반대와 이식 대상자와 기증자 간에 혈액형을 비롯한 까다로운 이식 조건, 부작용과 위험성이 크다는 부정적인 인식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간은 재생 능력이 뛰어나 살아 있는 사람 간의 일부를 잘라내도 기증자와 수여자 모두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간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건강한 간을 공여해 줄 수 있는 기증자가 필요한데, 과거에는 기증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같거나 수혈이 가능한 경우에만 간이식을 시행하고 키와 몸무게 등 신체 조건도 비슷해야 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면역억제제와 수술기법이 개선됨에 따라 기증자와 환자 간 혈액형이 불일치해도 건강하고 크기만 맞으면 간이식이 가능하며, 성공률 및 생존율도 최근 95% 이상 수준으로 매우 높다.

   

서석원 중앙대병원 장기이식센터장(간담췌외과 교수)은 “서양은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활발한데, 우리나라는 뇌사자 장기기증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 이에 대한 대체 수단으로 현재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또한 잘못된 오해와 부정적인 인식으로 생체 간이식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내서는 생체 간이식이 1년에 인구 100만 명당 20명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국내 대학병원 연구에 따르면 생체 간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율이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리는 환자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간이식 후에 사망 위험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 교수는 “현재 전체 국내 간이식 수술의 3분의 2 이상을 생체 간이식이 차지하며, 간이식을 활발하게 하는 국내 10개 병원의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조사한 결과 97.6% 정도로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수술 전후 관리가 표준화되고, 수술 기법과 면역억제제가 발전하고, 감염관리 수준이 향상되면서 우수한 치료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혈액형이 다른 경우라도 최근에는 간이식 수술 3주 전에 골수에서 혈액형 항체의 생성을 억제하는 약을 투여하고. 수술 1주 전에 기존에 만들어진 혈액형 항체를 없애기 위해 혈장교환술을 시행해 면역학적 부작용 없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이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간 기증은 각종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간의 기능 및 간 크기가 정상일 때 시행한다. 대부분 전체 간의 65~70%를 차지하는 우측 간의 일부를 절제하여 이식하는 데 사용한다. 간은 일부를 잘라내도 3~6개월 정도가 지나면 저절로 재생하여 거의 원상태로 회복된다.

   

서 교수는 “간이식은 통상 기증자에게는 문제가 없으며, 수술 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기증자에게 치료적 시술이 필요한 경우는 불과 1%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서 간 기증 수술 후 장애가 남거나 사망한 경우에 대한 보고는 없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검사를 받고 기증에 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안심하고 이식해도 된다”고 말했다.   서석원(왼쪽)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권소이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간 외에 살아 있는 동안 타인에게 이식이 가능한 장기는 신장이식이다.

   

신장이식은 신장의 기능이 거의 없어진 말기신부전 상태에서 이뤄진다. 말기신부전 상태에선 혈액투석 또는 복막투석을 하게 되는데, 투석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한이 생길 뿐만 아니라 투석이 정상적인 콩팥의 기능을 100% 대신할 수 없기 때문에 말기신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75% 정도로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인 72%와 비슷할 정도로 낮다.

   

 반면 신장이식을 받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생존율은 약 80~90%로 높고, 정기적인 투석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어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된다.

   

그러나 국내 뇌사 신장 기증자보다 뇌사자 신장을 받으려는 이식 대기자가 더 많아 뇌사 평균 대기 기간은 8~10년으로 길다. 이에 따라 뇌사자 신장이식을 기다리다 사망하거나 피폐해지는 환자가 많아 기증을 해줄 공여자가 있다면 생체 이식을 권한다.

   

신장은 두 개가 있어 건강한 사람은 하나의 신장을 기증하더라도 남은 하나의 신장으로 건강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 국내 신장이식의 60.7%가 생체 이식이다.

   

권소이 중앙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이식을 받은 말기신부전 환자의 생존율은 80~90%로, 정기적인 투석 치료를 받지 않아도 돼 삶의 질과 생존율이 크게 향상된다”며 “면역체계가 이식을 받은 신장을 공격하지 않도록 면역억제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지만 평생 투석을 받아야 한다는 절망적인 말기신부전 환자에게 신장이식은 이상적인 치료법일 뿐만 아니라 희망”이라고 말했다.

   

기증자가 있다면 기증을 하고도 건강히 지낼 수 있는지 기저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건강검진을 하고 기증자의 신기능을 다양한 검사를 통해 확인한 후 이식을 진행하게 된다.

   

생체 신장이식은 공여자의 신장을 적출한 후 수혜자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 과정으로 약 3~4시간의 수술이 진행되는데, 기증자는 수술 3일 후 합병증이 없으면 퇴원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기증자와 수혜자의 혈액형이 같지 않아도 이식이 가능하다. 혈액형 부적합 생체 신장이식을 할 때는 이식 후 거부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수혜자의 항체를 제거하는 면역억제 치료를 진행한다.

   

권 교수는 “신장이식을 통한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안전한 기증을 통해 많은 환자의 근본적인 치료를 통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이식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환자와 가족 모두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이식을 시행한다면 더 이상 투석을 하지 않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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