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슈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부스(오크렐리주맙)’가 3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는다. 이번 결정으로 재발형 다발성경화증(RMS) 환자들이 보다 높은 치료 접근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급여 적용 대상은 재발 완화형 다발성경화증(RRMS) 환자 중 1차 치료제(인터페론 β-1b 등) 투여 후 효과가 없거나 부족한 외래 치료 가능 환자, 그리고 이차 진행형 다발성경화증(SPMS) 환자다. 이에 따라 RRMS에서는 2차 치료제로, SPMS에서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다발성경화증은 면역계가 신경세포를 감싸는 수초를 공격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증상이 반복적으로 악화되면서 궁극적으로 신경 장애를 초래한다. 전 세계적으로 약 230만 명이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RMS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장애가 지속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오크레부스의 급여 적용은 글로벌 3상 임상(OPERA I·II 연구)과 10년간 진행된 장기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됐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오크레부스를 투여한 환자들은 대조군 대비 장애 진행 위험이 40% 감소했고, 연간 재발률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MRI 검사에서 뇌 병변 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장기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10년간 오크레부스를 지속 투여한 환자군은 연간 재발률이 꾸준히 감소해 ‘60년에 1회’ 재발하는 수준까지 낮아졌다. 또한, 77%의 환자가 장애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며, 92%는 보행 보조기 없이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했다.
국립암센터 신경과 김호진 교수는 “다발성경화증 치료는 초기부터 고효능 약제를 활용해 장애를 적극적으로 막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번 급여 적용으로 더 많은 환자가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로슈 이자트 아젬 대표이사는 “오크레부스는 전 세계 35만 명 이상의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대표적인 다발성경화증 치료제”라며 “이번 급여 적용이 국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질병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오크레부스는 1년에 두 차례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치료 부담이 적고 지속적인 약물 순응도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유럽 등 100여 개국에서 승인받았으며, 국내에서는 2024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