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주‘(사시투주맙 고비테칸)의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트로델비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환자단체의 접근성 확대 요구가 이어졌던 만큼, 환자 치료기회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6일 2025년 제2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개최하고, 트로델비를 포함한 4개 품목 요양급여 적정성 심의 및 1개 품목 위험분담계약 약제 사용범위 확대 적정성을 심의·의결했다.
4기 삼중음성유방암 마지막 옵션 ‘트로델비’
트로델비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다. 2023년 5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같은 해 11월 심평원 암질환 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이 마련됐던 4기 삼중음성유방암 3차 치료제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아형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암으로 알려져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간 표피성장인자 수용체 2형(HER2)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으로 질병인자를 표적하기 어렵고, 높은 재발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삼중음성유방암은 진단 후 2년 이내에 67.5%에서 재발하며 3년 이내 재발률은 83.7%까지 높아진다. 특히 4기 삼중음성유방암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평균 12개월 수준에 불과하고 4년 생존 환자 비율도 20% 미만이다.
그동안 트로델비는 비급여로 처방돼 3주를 1사이클로 사이클당 1500만원에서 2000만원에 이르렀으며 연간으로 계산할 경우 수억원에 달했다.
고가 비용으로 접근성이 어려웠던 환자들은 2023년 12월부터 2024년 1월, 2024년 5월 두 차례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급여화 촉구 목소리를 냈으며 각각 5만5428명, 5만958명 동의를 얻기도 했다.
트로델비가 급여권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2024년 8월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약평위는 트로델비에 대한 추가 재정 분담안 제출을 조건으로 하는 재심의 결정을 내렸다.
심의결과 공개 내용에 따르면 트로델비는 심평원에서도 고심끝에 급여 적정성이 판단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문건에서 심평원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항암제 ‘트로델비주’에 대하여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며 “이는 혁신성이 인정되는 신약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추진된 제도 개선의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트로델비는 암질환심의위원회 의결,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급여 목록에 등재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6월 1바이알(0.2g)당 100만~110만원에 급여 상한가가 설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 약제에 대한 재정 안정성을 고려하여 ‘환급형’과 ‘환자 단위 사용량 제한형’의 두 가지 위험분담계약(RSA) 유형이 함께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빔젤릭스, 엡글리스 … ‘평가금액 이하 수용시’ 조건부 인정
한국유비씨제약의 판상 건선 치료제 '빔젤릭스 오토인젝터주‘(비메키주맙)와 한국릴리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엡글리스 오토인젝터주’(레브리키주맙, 유전자재조합)는 급여 적정성은 인정받았으나 평가금액 이하를 수용할 경우라는 조건이 붙었다.
빔젤릭스는 2024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건선의 염증 발생 주요 인자인 인터루킨 17A와 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 작용 기전 생물학적제제로 두 가지 인자를 표적한다는 점과 8주 간격 투약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기대를 모은 약제다.
엡글리스는 2024년 8월 품목허가 획득 후 2025년 1월 출시한 인터루킨 13 표적 생물학적제제다. 유럽, 일본,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승인,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 아토피 피부염 환자 1차 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았다.
바이엘코리아의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아뎀파스정’(0.5/1/1.5/2/2.5밀리그램, 리오시구앗)은 △폐동맥고혈압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 등 2가지 적응증에 대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2014년 6월 희귀의약품으로 첫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출시 당시 기대를 모았던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CTEPH)에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신세포암 표적항암제 ‘카보메틱스’ 급여 6년 만에 기준 확대
입센코리아의 ‘카보메틱스정’(카보잔티닙)는 VEGFR-1,2,3을 비롯해 RET, MET, KIT, TRKB, FLT-3, AXL, TIE-2, ROS1를 억제해 암세포의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종양의 성장, 혈관신생, 전이를 억제하는 경구용 신세포암 치료제다.
이 약은 2019년 2월, 이전에 VEGF 표적요법으로 치료 받은 적이 있는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 단독요법으로 급여 등재됐다. 2022년 3월에는 진행성 신장세포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인 니볼루맙(옵디보)과 병용요법으로 급여가 추가 적용됐다.
이번 위험분담계약 약제 사용범위 확대 적정성 심의 대상에 올랐으며, 급여범위 확대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다만 약평위는 ‘평가금액 이하 수용 시 급여범위 확대의 적정성이 있다’고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