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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지속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장남 ‘백기 투항’으로 종식 국면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2-26 14:17:12
  • 수정 2025-03-06 02: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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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윤 대표, 지분 5% ‘4자연합’에 넘기기로 … 신동국, 라데팡스의 모녀 측 가세로 대세 기울었다 판단

1년 가까이 지속돼온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 한미약품은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 타계 이후 거액의 상속세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모녀(미망인과 딸)와 장·차남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놓고 각각 찬반 대립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그룹 ‘4인연합’(신동국, 송영숙, 임주현, 라데팡스)과 한미사이언스 임종윤(장남) 사내이사는 26일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공동 발표하고 경영권 분쟁을 종식하기로 했다.

   

임종윤 이사가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4인 연합에 매각하면서 갈등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이날 임 이사는 신동국 회장에게 한미사이언스 주식 205만1747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유한회사에 136만7831주를 각각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거래 종료일은 오는 1월 27일이다. 양측은 지난 24일 매매 거래에 합의했다.

   

주당 매각 단가는 3만7000원이다. 24일 종가(2만9050원) 대비 17% 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었다. 주식 매각으로 신 회장은 총 759억원, 라데팡스는 506억원을 임 이사에게 지급하게 된다. 

   

사실상 임종윤 이사가 4인연합에 백기 투항하면서 차남인 임종훈 이사만 고립됐다. 조만간 임종훈 이사의 거취 표명이 나올 예정이다.

   

이번 경영권 분쟁은 임종윤 이사의 반발로 시작됐다. 올 1월 12일 고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이 OCI와의 한미의 통합을 발표했다. 이에 임종윤 이사는 지난 1월15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OCI와의 통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임종윤 이사는 이후 OCI와의 통합 없이 '순이익 1조원, 기업가치 50조원'을 주장하며 주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없어 당시 경영권을 장악하던 모녀 측이 통합을 밀어붙일 것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3월 28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장차남 측이 승리해 상황이 반전됐다. 임종윤 이사가 동생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친인척, 신동국 회장을 우군으로 확보한 결과다. 이로써 OCI와의 통합은 무산됐고 장차남이 한미사이언스 경영권을 차지했다. 장차남과 신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가 새 이사회 멤버로 진입했다.

   

하지만 장차남의 경영권 장악은 오래가지 않았다. 형제 편에 섰던 신 회장이 다시 모녀와 손잡으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7월3일 신 회장과 모녀 측이 3자연합을 결성하고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는 약정을 체결했다. 올 초부터 줄곧 형제 측을 지지해온 신 회장이 돌아서면서 한미약품 이사회의 균형추는 다시 모녀 쪽으로 기울었다.

   

신 회장의 오락가락 행보는 이번 분쟁의 최대 변수였다. 신 회장은 고교 선배인 임성기 회장의 권유로 장기간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보유해왔다. 분쟁 시작 당시 그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개인 최대주주였다. 

   

한미약품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의 오너 가족인 송영숙(부인,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임주현(장녀), 임종훈(차남), 임종윤(장남)  하지만 지난 9월초 신 회장이 모녀와 함께 공동 의결권 행사 및 주식 매입 약정을 맺으면서 형제 측은 오히려 지분구도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 신동국 회장은 주식 추가 매입을 통해 지분율이 18.9%로 더 올라갔다. 이로써 3인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34.80%로 형제 측 우호지분(25.62%)을 크게 뛰어넘게 됐다.

   

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은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루한 분쟁이 지속됐다. 9월에는 한미약품의 주력 계열사인 북경한미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다. 10월과 11월에는 양측이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을 시도했지만 무승부에 그쳤다. 

   

한미사이언스의 11월 28일 임시 주추총회에서 3인 연합은 이사 수를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고 신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장녀)를 한미사이언스 이사로 진입시키려 했다. 그동안 5대4의 구도로 이사회를 장악한 형제 측은 무마에 나섰으나 결국 신 회장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3인 연합 측은 5대4의 구도를 5대6으로 바꿔 자기 측 이사를 늘리는 데 실패했지만 신동국 회장을 이사로 올림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무게추는 12월부터 강하게 모녀 측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신 회장과 함께하는 모녀는 12월 2일 라데팡스파트너스와 의결권 공동행사 약정을 체결했다. 라데팡스까지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인수해 모녀 측 백기사가 되면서 3자연합은 4자연합으로 확대됐고, 이들 연합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과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형제 측은 지분이 오히려 줄었다. 임종윤 이사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11월 14일 블록딜 방식으로 105만주를 매각하며 1.54%p가 축소됐다. 이어 임 이사는 이달 4일부터 1주일간 45만6559주를 장내매도했다. 현재 형제 측 지분율은 25.32%로 줄었다.

   

형제 측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신동국·박재현 이사해임안과 박준석·장영길 이사선임안 모두 부결됐다. 두 안건은 한미약품의 주도권을 갖기 위한 형제 측의 주주제안으로 진행한 것이다.

   

결국 임 이사는 26일 지분 5%를 4자연합 측에 넘기겠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4자연합이 확보한 지분은 49.88%다. 여기에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보유한 지분까지 4자연합 측으로 기울며 4자연합은 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임종윤 이사까지 포섭된 마당에 4자연합은 사실상 5자연합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임 이사의 5% 지분 이전은 사실상 백기투항이자 한미약품그룹의 분쟁을 종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종훈 대표 혼자만으로는 현 상황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한 게 결정적인 태세 전환의 요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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