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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나타나는 ‘신장암’ … 10 중 3은 남성, ‘흡연’ ‘비만’ 때문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5-03-21 11:2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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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진단, 비침습적 로봇·복강경 부분절제술 바람직 … 종양 작으면 신장조직 살려 종양 제거

신장암은 초기 통증이 없고 혈뇨 등 증상도 늦게 나타나서,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소리 없이 나타나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초기에 암을 발견해 신속히 수술 치료할 경우 신장 기능을 보전할 수 있다. 

 

신장은 혈액을 여과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동시에 체내 수분과 염분의 양을 조절한다. 신장에서 발생하는 종양은 발생 위치에 따라 신실질(신피질(표면)과 신수질(사구체) 등)에서 발생하는 종양(신세포암)과 신우(신장 가운데 깔때기 모양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신우암’으로 구분된다. 신장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신세포암’이 대부분(약 85%)을 차지하며, 일반적으로 ‘신장암’이라 하는 것은 ‘신세포암‘을 지칭한다.

   

최근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신장암은 전체 암 발생의 2.5%로 발병률 순위 10위를 차지한다. 신장암의 5년 생존율은 약 95%지만, 경과에 따라서 2기 생존율은 80~90%, 3기 생존율은 40~60%로 낮아진다.

   

신장암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발생률이 높다고 확인된 요인은 흡연, 비만, 장기간 투석 여부, 서구화된 식습관, 직업적 요인, 가족력 및 유전인자 등이 있다. 

   

흡연자의 경우 신장암 발생 위험이 30~50% 정도 증가한다. 비만 역시 신장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국내 신장암 환자 10명 중 7명이 남성이다. 

   

유구한 강동경희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높은 흡연율과 비만율이 원인으로 꼽힌다”며 “담배는 흡연량 및 흡연 기간에 비례하여 위험도가 높아지며,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신장암 발생 위험성이 약 2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 신세포암 환자의 20~30%, 여성 환자의 10~20%에서 흡연이 관련 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여성은 비만인 경우 신장암 발생 확률이 더 남성보다 높다. 또 만성 신장질환으로 장기적으로 투석을 받거나 고칼로리 음식 및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 신장암 위험이 커진다. 직업적 요인으로는 석면,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 유기용매, 가죽 성분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도 신장 위험을 1.4~3.2배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고혈압으로 인한 신장 손상과 염증, 세뇨관의 대사 기능적 변화가 신장암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장암의 3대 증상은 혈뇨, 옆구리 또는 상복부의 혹, 옆구리 통증이다. 신장암이 더 진행될 경우 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간 기능 저하, 칼슘혈증, 적혈구 증가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3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경우는 전체의 10~15%에 불과하고 신장암은 대부분 증상 없이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유 교수는 “발견되는 신장암의 반 이상이 검진이나 다른 검사 중에 우연히 발견된다”며 “전이되거나 재발한 신세포암은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최대한 빨리 발견해서 비침습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단층으로 관찰된 신장암 

신장암은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하여 진단이 가능하며, 고형 종물이 의심되면 복부 CT 또는 MRI 검사로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MRI 검사는 CT 외 추가감별진단에 도움이 되며, 특히 신세포암이 하대정맥(혈액을 심장의 우심방으로 운반하는 인체 내 가장 큰 정맥)을 침범하여 혈관 속 종양이 존재하는 경우 그 범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신장암이 전이돼 간, 대장, 췌장 등 주변 장기로 침범한 경우에도 CT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뼈로 전이되는 경우에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뼈 스캔 검사를 시행한다.

   

신장암은 수술로 완치되어도 5년 이후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CT 등 영상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

 

   

국소 신장암인 경우에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면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우선으로 고려한다. 

   

암 크기가 4cm 이하이고 양호한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신장의 일부만 제거하는 부분절제술을 시행한다. 신장암 부분 절제술은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장으로 가는 동맥을 차단하고 종양을 완전히 절제한 후 신속한 봉합으로 남은 신장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게 술기의 핵심 포인트다. 최근엔 로봇수술로 무허혈 시간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허혈시간이 길수록 신기능이 보존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신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게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국내에 처음으로 부분절제술이 도입된 이후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신장암 수술의 대략 70%가 부분절제술이다. 부분절제술 완치율(5년 생존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예상 생존기간도 연장될 수 있다. 부분절제술이 성공할 경우 신기능이 대략 10~20% 정도만 감소하기 때문에 전절제술과 달리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암과 정상세포 간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신장 자체를 온전히 보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절제술로 제거한다. 암 크기가 4cm 이상인 경우도 기술적으로 가능하면 부분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지만, 암의 상태에 따라 전절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통상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추후 투석 등의 신(腎)대체요법을 받게 되는데, 혈액투석을 하는 환자의 경우 직장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반대편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신장의 기능을 보완해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은 반대쪽 신기능 또한 과부하로 인해 점차 감소하게 된다. 전절제술에서 신기능 감소 자체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신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수명 또한 줄어든다는 점이다. 만약 운이 좋아 투석을 피한다 해도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또는 다른 중증질환이 발생하게 될 경우 감소된 신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의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는 이차암이나 대사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연관이 깊은 중증질환의 발생률이 올라간다. 

   

수술은 로봇수술, 복강경수술, 개복수술로 가능하며 수술 범위와 방법에 따라 결정한다. 그 중 로봇수술은 신장 내 혈관을 복원하는 과정에서 더욱 정밀하고 빠르게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술기가 좋으면 신장암과 전립선암을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장암이 10cm 이상일 경우에는 개복수술로 단시간 내에 제거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전신 전이가 나타나면 ‘면역관문억제제’ 또는 ‘표적치료제’ 

   

전신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표적치료제’나 최근에 나온 효과적인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가 사용된다.

   

2000년대 이전에 쓰이던 사이토카인(인터페론(INF-a)이나 인터류킨-2(IL-2))은 를인터페론, 인터루킨2) 반응기간이 짧고 반응률이 낮으며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지금은 거의 투여되지 않는다. 

   

표적치료제로는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인 수니티닙(수텐), Ras/Raf/MEK/ERK 다중표적 억제제인 소라페닙(넥사바), RET/MET/VEGF2 등 다중 수용체 티로신키나제(RTKs) 억제제인 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 TKI로서 혈관내피세포서장인자를 저해하는 렌바티닙(렌비마),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VEGFR-1,2,3) 저해제인 엑시티닙(인라이타), VEGFR/혈소판-유래 성장 인자 수용체(PDGFR)/줄기세포인자수용체(c-KIT) 다중 표적억제제인 파조파닙(보트리엔트) 등이 있다. 

   

수니티닙의 경우 재발 위험을 감소시켰으나 전체 생존율을 증가하고 독성은 오히려 증가한다. 이들 신장암 표적치료제는 대부분 장기 사용으로 유전자 변이 발생, 유전자 증폭, 세포사멸 경로 변화 등에 의한 내성을 초래하고 약효가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면역항암제로는 CTLA-4 억제제(anti CTLA-4)인 이필리무맙(여보이)과 PD-1 억제제(anti PD-1)인 니볼루맙(옵디보),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PD-L1억제제(anti PD-L1)인 아테졸리주맙(티센트릭), 아벨루맙(아벤시오), 더발루맙(임핀지) 등이 있다. 이들 면역관문억제제는 최근 전이성 또는 진행성 신세포암에서 치료효과가 상당히 입증돼 임상에서 점차 사용량이 늘고 있다. 

   

또는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조합을 많이 활용한다. 예컨대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엑시티닙(인라이타), 아벨루맙(바벤시오)/엑시티닙(인라이타),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렌바티닙(렌비마), 니볼루맙(옵디보)/카보잔티닙(카보메틱스) 등이다. 이들 병용요법은 수니티닙(수텐)과의 비교 임상시험에서 좋은 치료 결과를 보여, 1차 치료로 추천되고 있다. 병용요법은 치료반응률 향상, 완전관해율 상승, 반응기간 연장, 생존기간 연장 등의 효과를 보이기도 했으나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거나 이렇다 할 정도로 증진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신장암의 전이가 광범위하지 않은 경우 수술이 예후에 도움이 된다. 이 경우 조직 생검을 하여 확진한 이후 전신치료를 먼저 하고 수술을 진행하기도 하고, 수술 이후 전신치료를 이어서 시행하기도 한다.

   

신장암으로 종양을 제거하고 2~4주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신장암 환자 및 고위험군은 금연 및 저염식을 실천해야 한다. 적당한 양의 물을 섭취하는 것도 신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 카페인 음료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경우라면 자몽 주스처럼 칼륨이 많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특별히 칼륨이 많은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정창욱 서울대병원(왼쪽부터), 유구한 강동경희대병원, 김정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세포암 수술 후 재발은 대개 1~2년 사이에 많이 발생하지만, 10~15년 이상 지나서 재발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므로 이를 파악하기 위해 CT 나 MRI 등의 영상검사로 정기적 추적 관찰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적 관찰 중에 재발이 되면 항암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정 교수는 “신장암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선 금연은 필수적이며, 특정 건강기능식품 섭취보다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며 “국소 신장암은 수술적 치료로 완치할 수 있고, 전이 신장암도 양질의 전신치료제를 사용하여 완치될 수 있으므로 환자는 희망을 잃지 않고 치료받길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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