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필터로 자가형광(Autofluorescence, AF) 신호를 정밀하게 촬영해 백내장과 노안 등 수정체 이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백내장 진단은 의료진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컸는데 이번 기술 개발로 더 객관적인 진단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엄영섭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의 자가형광 촬영 및 영상평가 기술을 개발해 최근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자가형광은 외부에서 형광물질을 주입하지 않아도, 조직 자체가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형광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안구 조직에는 리포푸신과 같은 자연 형광물질이 존재한다. 이 자가형광을 촬영하면 망막질환이나 이상 여부를 평가할 수 있다.
현행 안저 자가형광(Fundus Autofluorescence, FAF) 촬영 기술은 주로 황반변성 등의 망막질환을 진단하는 데 국한돼 노안이나 백내장과 같은 수정체 이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자가형광 촬영장치 및 평가시스템은 기존 망막질환 진단 기술을 넘어, 수정체의 혼탁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도록 개념이 확장됐다.
분석 필터를 활용해 자가형광 신호를 촬영함으로써 수정체 이상 여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먼저 자가형광 촬영장치는 특정 광원으로 눈을 조명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자가형광을 유도하고, 이를 영상 센서로 감지해 촬영한다. 이때 빛의 투과도를 조절하는 분석 필터를 사용해 더 정밀한 자가형광 영상을 얻는다. 영상평가 장치는 촬영된 영상을 분석하고, 수정체 혼탁도나 백내장 등급 등을 수치 기반으로 평가해 수정체 이상 여부를 판단한다.
엄영섭 고려대 안산병원 안과 교수
엄 교수는 “기존 백내장 평가 방식은 의료진이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마다 평가 결과가 다를 수 있어 객관적인 평가 방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불필요한 검사와 수술을 방지할 수 있어 환자의 경제적,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