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편집 기술을 활용해 인체 조직과 유사하게 구현된 미세생리시스템(MPS)를 활용하면 신약개발과 개인맞춤형 질병 치료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 견해가 나왔다.
최낙원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최낙원 교수팀(정석 고려대 기계공학부 교수, 김홍남·송소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 박사, 성영준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교수)이 유전자 가위로 알려진 CRISPR/Cas(크리스퍼/카스) 기술과 미세생리시스템을 융합한 최신 연구동향을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최낙원(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강현욱, 송소진, 정석, 성영준, 김홍남 연구팀원
미세생리시스템(microphysiological systems, MPS)은 장기나 인체 조직의 구조적, 기능적 미세환경을 작은 칩 위에서 구현해, 생체 내와 유사한 조건에서 실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전통적인 세포배양이나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한 기술이지만 유전적 다양성과 질병 표현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에 최 교수는 CRISPR 기술을 활용하면 미세생리시스템의 유전적 다양성을 높이고, 보다 정밀하게 질병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번 논문에서는 CRISPR 기술이 적용된 미세생리시스템을 통해 희귀 유전질환과 암 연구에 활용할 질병 모델을 개발하고, 뇌-혈관 장벽, 신경 및 신장 조직 등 장기의 기능을 보다 정밀하게 모사하는 최신 연구 사례를 논의했다.
또 오가노이드(3D 미니 장기)와 오가노이드-온-칩(생체모사칩)에서 CRISPR 기술을 적용해 조직 특이적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고, 세포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등 생체조직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특정 세포의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해 생리학적으로 체내환경과 더 유사한 조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연구팀은 CRISPR 기술이 적용된 미세생리시스템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의 효과 및 안정성 평가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개인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특히 CRISPR-MPS 기술을 이용한 질병 모델링은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질병 모델을 실제 장기 칩 위에서 재현할 수 있어 신약개발과 질병 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
최 교수는 “CRISPR 기술과 미세생리시스템 융합 설계가 차세대 바이오연구 모델이 나아갈 방향임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리뷰 논문을 내놓은 의미가 크다”며 “개인맞춤형 치료법 개발과 정밀의학 발전을 위한 후속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리뷰 논문은 클라리베이트가 매기는 JCR(Journal Citation Reports) 평가의 분석화학 분야 1위 국제학술지 ‘분석화학의 추세’(Trends in Analytical Chemistry, IF=11.8)에 ‘차세대 미세생리학 시스템을 위한 CRISPR 기술 활용’(Harnessing CRISPR technology for next-generation microphysiological systems)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월 31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