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인당 전장 유전체 분석에는 1억달러가 들었다. 이를 100달러로 낮추겠다고 호언장담한 기업이 글로벌 유전체 시권싱의 선두주자인 일루니마(ILLUMINA)다. 이 비용은 이미 600달러까지 낮춰졌고 향후 2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일루미나는 5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파르나스에서 ‘유전체 시대(Genome Era), NGS 기술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NovaSeq™ X 시리즈(NovaSeq X 및 NovaSeq X Plus)를 출시한다고 5일 발표했다. 아울러 롭 맥브라이드 (Rob McBride) 일루미나 아시아태평양&일본 세일즈총괄과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가 참석해 유전체 분석을 통한 정밀의학 헬스케어 시대의 미래상을 소개했다.
노바섹 엑스 시리즈는 일루미나의 기존 유전자 시퀀서보다 처리량이 2.5배 늘어나 연간 2만개가 넘는 전장유전체(whole-genome)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존 분석기술인 ‘sequencing by synthesis(SBS) chemistry’를 완전히 업그레이드해, 2배 이상 빠른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제공하는 ‘XLEAP-SBS™ chemistry(가칭 Chemistry X)’를 개발했다.
아울러 가장 높은 해상도를 자랑하는 광학(optics) 시스템과 초고밀도 플로우 셀(flow cell) 기구도 개발했다. 또 시퀀서에 내장된 DRAGEN™ Bio-IT Platform에 Original Read Archive(ORA) 압축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데이터 파일 크기를 5분의 1로 줄여주는 무손실 데이터 압축(lossless data compression) 기능을 적용했다. 이로써 더 정확하고 완전히 자동화된 2차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 끝으로 15가지 내열성 시약(thermostable reagent)의 개발로 드라이아이스 없이 상온 운송이 가능해졌으며, 이를 통해 폐기물량을 줄일 수 있다.
요컨대 노바섹 엑스 시리즈는 완전히 새로운 분석 기술(chemistry)과, 더 높은 해상도를 갖춘 광학 시스템, 초고밀도 플로우 셀, 소프트웨어적인 데이터 분석기법, 환경친화적인 진단시약을 응축한 획기적 제품이라고 일루미나는 소개했다.
특히 ESG경영이 강조되는 요즘 노바섹 엑스는 기존 NovaSeq 6000과 비교했을 때 포장 폐기물과 중량을 90%,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였다. 이는 냉장보관하던 시약을 상온 운송이 가능하도록 개량해 포장재를 대폭 줄임으로써 가능해졌다. 이와 관련, 연간 드라이아이스 사용량을 500톤가량 절감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자동차로 34만km를 운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이 자리에서 일루미나코리아 김 오스틴 대표는 “처음 NovaSeq 6000을 발표한 2017년의 분석 비용 목표는 600달러였고, NovaSeq X를 통해 근시일 내 분석당 200달러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신 제품 덕에 유전체 분석 비용 100달러라는 목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롭 맥브라이드 (Rob McBride) 일루미나 아시아태평양&일본 세일즈총괄/ 일루미나 제공
그는 △소아의 원인 모를 쇠약증을 유전자분석을 통해 비타민D 결핍으로 판단하고 간단히 보충제로 해결한 사례 △착상 전 유전자검사, 착상 후 비침습적 태아산전진단검사(NIPT)로 기형아를 조기에 진단하는 사례 △아직도 전체 질병의 70~80%에 마땅한 약이 없는 상황에서 유전체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mRNA백신이나 암백신을 개발하는 사례 등을 들어 유전체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맥브라이드 총괄은 “시퀀싱의 가격대를 낮추려는 노력과 함께 판독 가격도 떨어져야 한다”며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시퀀싱에 2주가 걸리지만 판독하는데 수개월이 소요돼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일루미나는 최근 판독과 분석에 주력하는 지놈인사이트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회사를 인수하면서 판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는 소비자 선택과 분석 서비스의 폭이 제한적인 DTC(Direct-To-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유전자진단과 의사가 급여 방식으로 처방하는 3~4기 암에 대한 선별적인 유전자 진단검사만이 제공되고 있다”며 “결국 앞으로의 의료는 맞춤형 진단과 치료, 처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유전체 시퀀싱과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어 “올해 12월 ‘ 병원 문밖의 헬스케어기업 1호’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전생애주기 건강관리 시장을 꿈꾸는 기업으로서 향후에는 환자의 맞춤형 영양관리, 약물처방 등을 서비스하고자 한다”며 “유전체 분석 가격이 내려가고, 유전체 대한 해석능력이 향상되고, 유전자검사의 선택 폭을 제한하는 규제가 풀린다면 유전자 진단 업계가 도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구령화로 인해 65세 이상 노인의 진료비가 2014년 19조8604억원에서 2060년 최소 229조4618억원, 최대 337조1131억 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추계가 나와 있다며 고령화시대의 의료비 절감을 위해 유전체분석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중국, 인도,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는 대규모 유전체분석 국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며 “서구인에 비해 아시아인의 유전체 분석자료가 적은 만큼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에서 이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제 테라젠이텍스는 대장암에서 APC 유전자 변이,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강력한 비만유전자인 FTO, 피부노화 유전자인 AGER, 우울증 관련 TPH 유전자에 대한 선별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루미나는 결국 유전체분석에 쓰이는 소모품을 판매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기업이다. 전세계 유전체분석 장비 및 시약의 74%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국내에서는 600여개 의료기관 및 연구소가 3200여대의 일루미나 분석기기를 가동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8000개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2만대가 넘게 일루미나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 진단에서도 70%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으며, 세포에서 유리된 혈중 cfDNA(cell-free DNA)를 통한 암종 진단, 결핵균에 대한 약제 내성을 파악해주는 맞춤처방 기술, 원숭이두창 조기진단 기술, 7000종이 넘는 희귀질환에 대한 조기진단(현재 3% 커버) 등으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