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외과 교수팀은 국내 췌장암 환자의 조직학적 분류에 따른 역학적 특성과 생존율 차이를 분석한 대규모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한 교수팀은 1999년부터 2019년까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Korea Central Cancer Registry, KCCR)의 국가암등록통계 데이터를 활용해 췌장암 환자 10만1446명을 대상으로, 조직학적 분류에 따른 발생률과 생존율을 후향적 코호트 연구로 진행했다. 2020년 12월 31일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췌장암의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 시간에 따른 발생률의 증가 속도가 달랐다. 내분비종양은 연평균 13.9%, 상피암(췌관선암)은 1.0%, 낭성 및 점액성 종양은 6.5%의 발생 증가율을 보였다.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을 전체 연구 기간을 3개 기간(1999~2005, 2006~2012, 2013~2019)으로 분류, 비교했더니 국내 전체 췌장암의 약 93.7%를 차지하는 상피암(췌관선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각각 7.1%, 6.8%, 8.5%로 매우 낮았다. 반면 내분비종양과 낭성 및 점액성 종양 환자의 5년 생존율은 각각 약 52.3%, 59.7%, 75.3%와 41.3%, 47.9%, 58.1%로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의 5년 생존율보다 유의하게 개선된 수준이었으나 조직학적 분류별로 개선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
한성식 국립암센터 간담도췌장암센터 외과 교수
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췌장암의 조직학적 분류에 따라 발생률과 생존율에 큰 차이가 있으며, 시간에 따른 증가 및 개선 정도도 다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췌장암의 조기 진단이 증가하고 있으며, 수술과 약물치료 등 치료기술의 발전이 췌장암의 생존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조기 진단 및 맞춤형 치료 전략을 마련해 환자들에게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1월 대한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ASTR)에 게재됐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6.5%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10대 암종 중 가장 낮은 생존율이다. 수술 및 항암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국한 병기에서 진단된 경우에도 갑상선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신장암은 94% 이상의 높은 생존율을 보인 반면 췌장암은 46.6%에 불과해 폐암(79.8%), 간암(62.3%)과 더불어은 특히 낮은 생존율을 보이는 암종으로 분류된다.
국내서 췌장암을 포함한 고령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종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여성의 암 발생 순위에서도 췌장암이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위암에 이어 여섯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암에서 생존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과 달리,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미국은 9%, 한국은 13.9%(동일 통계 비교)로 극히 낮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진단 시점에서 이미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아 효과적인 치료전략 수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가 내놓은 조직학적 분류에 따른 맞춤치료가 더 나은 치료 성적을 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