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가 치매 진단 이후에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하면 생존율이 향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계영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남가은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용문 미국 아칸소주립대(University of Arkansas) 교수, 허연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팀은 2010~2016년에 국내에서 새롭게 치매로 진단받은 6만252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변화와 사망률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진단 전후에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에서 자가 보고된 신체활동 수준과 총 사망률의 간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치매 진단 이후에도 신체활동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시작한 경우, 신체활동의 강도에 관계없이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3.7년의 추적관찰 기간에 1만6431명(27.3%)가 사망했으며 가벼운(light), 중간(light), 격렬한(vigorous) 신체활동자가 비활동자에 비해 각각 위험비(HR) 0.71, 0.74, 0.70 수준으로 사망위험이 낮았다. 즉 사망위험이 30%가량 줄었고 신체활동 강도에 따른 사망 감소 효과는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가벼운 수준의 신체활동도 사망률 감소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을 끌었다. 이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신체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면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남가은 교수는 “기존 연구들은 대개 신체활동을 한 시점에서만 평가한 반면 이번 연구는 치매 진단 전후 신체활동 변화를 분석했다”며 “치매 진단 후 신체활동을 시작하거나 기존 활동을 유지하는 게 생존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박계영 교수는 “치매 환자가 걷기나 가벼운 집안일 등 간단한 신체활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매 가족과 돌봄 제공자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하고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IF=11.8) 2024년 11월호에 ‘Changes in Physical Activity and All-Cause Mortality Among Individuals with Dementia: A cohort study using the National Health Insurance Service database in Korea’란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