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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 전문의 인증 놓고 내과학회 ‘전문성 갖춰야’ vs 외과·가정의학과 ‘독점은 안돼’
  • 정종호 기자
  • 등록 2024-11-11 12:51:27
  • 수정 2024-11-19 05: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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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주기 국가암검진 내시경 인력 평가기준 설정 앞두고 인력 확대 요구 나와 … 내과계는 ‘부실한 인증제도는 중대 합병증 유발’ 반박

국가암검진 내시경 ‘인증 의사’ 자격을 줄 수 있는 권한을 놓고 내과와 외과·가정의학과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달 중 국가암검진 전문위원회를 열고 내년에 있을 국가암검진기관 평가(2025~2027년, 5주기)에서 내시경 분야 인력평가 기준을 확대하려 하자 내과학회와 나머지 가정의학회 및 외과학회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위원회는 지난달 15일 이미 한 차례 이 안건에 대해 논의했고,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을 줄 수 있는 자격을 대한외과학회와 대한가정의학회로 넓히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는 검진기관 평가 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와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에서 하는 내시경 연수교육과 인증의 자격만 인정했으나 이를 다른 학회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가정의학회 등은 환영 입장을 밝혔으나, 내과계에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검진기관 평가는 3년 단위로 병원급 이상, 의원급 검진의료기관으로 나눠 진행된다. 일반검진, 영유아검진, 구강검진, 암검진 등 각 분야마다 검진기관이 적합한 지를 평가한다. 나쁜 판정이 쌓이면 업무 정지, 지정 취소로 이어질 수 있어 검진기관에게 중요한 평가다. 이번에 평가 기준을 바꾸면 내년 평가부터 적용된다.

   박재용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위내시경으로 암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암검진 평가에서는 내시경 검사를 하는 인력은 관련 연수교육을 받았는지를 보는데, 현재 소화기내시경학회와 위대장내시경학회의 연수교육만 인정한다. 내시경 시술 경험을 인증하는 인증의 자격도 두 학회만 줄 수 있다.

   

이에 가정의학과와 외과 학회에선 인력평가 기준을 확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특히 내과학회에 대해 ‘카르텔’ ‘독점’이라고 지칭하며 다른 학회에서도 내시경 연수교육이나 관련 학술대회를 계속 해왔고, 현장에서 검사도 해 온 만큼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적정한 자격을 갖춘 모든 진료과에서 학술대회와 연수강좌는 동일 기준에서 인정받아야 한다”라며 “특정 과에서 배타적인 독점은 국민 건강을 위해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명의 의사가 하루 30명 이상 내시경 검사를 하는 경우가 아직 허다하다”라며 “국가검진 질 향상을 위해 결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며, 이런 상황에서 특정 학회가 연수교육 인정 확대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건강 증진에 반하는 태도”라고 덧붙였다.

   

이에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는 11일 성명을 내고 암 검진의 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반발했다. 내시경 전문의가 충분히 양성되는 상황에, 내시경 수련 과정이 부족한 학회가 연수교육 자격을 가져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두 학회의 연수, 학술대회 등에 다른 진료과 의사도 참석할 수 있고 인증의도 취득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종재 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소화기내시경 세부전문의가 1만명에 육박한다고 언급하며 “양질의 검증된 내시경 전문의가 배출되는 현실에서 내시경 수련과정이 불충분하거나 아예 없는 특정 학회 연수교육을 통해 국가 암검진 내시경 자격을 부여한다는 결정은 국민 건강에 위해된다”고 비판했다. 

   

이 학회는 성명에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지정된 수련기관 및 수련센터에서 자격을 인정받은 지도 전문의의 지도하에 규정된 교육 과정을 수료한 자에게만 부여된 자격시험을 거쳐 현재까지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가 양성돼 왔다”며 “내시경 시술 중에는 수검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내과 전문의 수련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만간 관련 학회 의견을 청취한 뒤 국가암검진 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평가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갈수록 검진 건수가 늘어나고 있고 소화기내시경 세부 전문의만으로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시돼왔다”며 “이달 중 모든 학회를 한데 모아서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정한 자격을 갖춘 전문의가 검진하고, 검진의 질이 유지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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