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유망 바이오 기업인 ‘피나바이오솔루션’(Fina Biosolutions)에 300만달러(한화 약 41억원)를 투자해 일부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로써 SK바이오사이언스는 피나바이오의 최초이자 유일한 전략적 투자자가 됐다.
피나바이오는 2006년에 설립된 R&D 전문기업으로 폐렴구균, 수막구균, 장티푸스 등의 예방에 활용되는 접합백신의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접합백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운반체인 ‘CRM197’(Cross reacting material)을 고수율로 발현, 제조하는 공정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CRM197은 감염병 예방을 유도하는 항원에 접합해 보다 강하게 면역반응이 발현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피나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발현 시스템과 정제 기술을 통해 면역원성과 생산성을 기존 CRM197보다 높인 EcoCRM®을 개발했으며 이에 대한 특허를 확보했다. 또 항원 결합 시 원하는 위치를 타깃하는(site-specific) 차세대 CRM197 기술을 통해 면역원성과 생산성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피나 바이오는 현재 미국 Inventprise, 인도 Serum Institute of India, 중국 Chengdu Institute of Biology 등 다양한 글로벌 바이오기업 및 기관들과 협업 중이며, CRM197을 비롯한 다양한 운반 단백질을 공급 중이다. 이외에도 접합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접합백신 개발 컨설팅, 항체·덱스트란(탄수화물 유래 다당류) 접합 서비스 제공 등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폐렴구균, 장티푸스 등의 접합백신을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계약을 통해 피나바이오의 CRM197 기술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접합백신들의 높은 예방효과를 확보하고 고(高)수율 공정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피나바이오 설립자이자 대표인 앤드류 리즈(Andrew Lees) 박사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보여준 신뢰에 감사하다”며 “이번 투자 계약을 통해 EcoCRM®(CRM197)의 글로벌 상용화와 차세대 접합백신 개발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합리적인 가격의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우리의 사명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차세대 백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파트너십의 기회를 만들 수 있어 기쁘다”며 “피나바이오와의 중장기 협력을 통해 우리가 개발 중인 백신들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경쟁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기술력 있는 글로벌 기업과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 6월엔 백신 위탁생산 글로벌 Top 10 수준의 독일 기업 ‘IDT바이오로지카’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한 후 이달 초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 7월엔 항원, 항체 등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단백질 제조기술인 ‘효모 배양 시스템’을 개발한 미국 바이오기업 ‘선플라워’의 지분을 조건부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