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는 동일 기전의 선발 약물과 비교임상이 흔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 승인을 받은 KRAS 억제제 2품목 전체와 헤드투헤드 비교임상을 진행한다.
로슈는 자사의 KRAS 억제제 후보약물 디바라십(Divarasib, 개발명 GDC-6036)과 관련하여, 선발 경쟁 품목인 암젠의 루마크라스(소토라십)와 비엠에스의 크라자티(아다그라십)와 KRAS G12C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환경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직접 비교 평가하는 Krascendo1 헤드투헤드 3상(NCT06497556)의 개시 소식을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11일 업데이트했다. 국내 임상 승인 허가도 먼저 취득한 상태로 국내 기관의 참여도 확실시된다.
루마크라스는 KRAS 표적의 첫 항암제로 2021년 5월, 크라자티는 2022년 12월 각각 FDA로부터 가속 승인받은 KRAS G12C 양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다. 임상 결과가 성공적이라면 동급 최고의 KRAS 억제제임을 증명하며 출시와 함께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으나, 실패 시 규제 승인 도전 자체가 어려울 수 있는 과감한 임상시험 설계다.
이같이 동시에 2개의 선발 약물과 비교임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비소세포폐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1b상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에 기인한다. 특히 비소세포폐암 환자 57명에서 후속 평가가 필요한 미확인 객관적 반응률은 53%,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은 46%를 제시했다.
1상 결과로 가속 승인 기반 임상에서 루마크라스가 2상에서 보여준 36%와 크라자티의 43%와 비교는 어렵지만, 이례적으로 로슈는 우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이러한 임상 설계는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된 것으로 해석된다. 선발 두 품목 모두 FDA 가속 승인 상태로, 루마크라스의 경우 확증 임상의 실패 이후 FDA는 추가 임상을 요구받은 상태고, 크라자티는 KRYSTAL-12 확증 3상(NCT04685135)이 진행 중이다.
화학요법과 비교 평가하는 어정쩡한 임상 설계로 진행할 경우 크라자티가 정식 승인으로 전환될 경우 가속 승인 경로로 차단되게 되는 구조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정식 승인 경로로 정면 돌파하고 경쟁 구도 형성 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로슈는 자사의 여러 약제의 조합을 통한 비소세포폐암 치료 가능성을 살피는 B-FAST 2/3상(NCT03178552)을 통해 다바라십의 단독 또는 병용 요법이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추정하고 있을 개연성도 높다.
즉 병용 요법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어 단독요법에서 통계적, 임상적 유의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대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진단됐다.
임상은 오는 25일경 개시할 예정으로,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 생존율에 대한 평가는 2026년 7월 말로 예정돼 있다. 최소 한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를 받은 절제 불가능한 3~4기 참가자 32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