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7-14 15:24:08
맑고 아름다웠던 쌍완 해변에서 신나게 노는 딸
파타야는 태국에서도 유명한 해변 여행지이지만, 사실 그 명성은 아름다운 해변보다는 수도인 방콕과의 근접성과 발달한 유흥가 때문이고, 해변도 그다지 깨끗하지 못하다. 흔히 꿈꾸는 에메랄드 빛 열대 바다를 보려면 파타야에서 다시 배를 타고 나가야 하는데, 그 중 가장 가까운 곳은 꼬란섬이다. 영어로 Ko Lan이 공식 로마자 표기이나, Koh Larn, Ko Laan 등의 변형된 표기도 쓰인다.
꼬란은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흔히 산호섬이라고 알려져 있다. 파타야에서 약 7㎞ 떨어져있고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40분 가량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섬의 길이는 긴 쪽이 4㎞, 좁은 쪽이 2㎞ 정도이나, 대부분 산지라서 실제 활용 가능한 땅은 넓지 않아 숙박시설이나 식당 등은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 따라서 대개 당일치기로 방문한다. 더 크고 유명한 꼬사멧, 꼬창 등의 섬들도 있으나, 어린 아이를 데리고 가기에는 파타야에서 가까운 꼬란이 괜찮은 선택이다. 한가지 팁은 패키지 관광객이 이곳을 단체로 방문하는 시간이 대개 이른 오전이므로, 점심 때 쯤 도착해서 오후에 비교적 한산하게 즐길 수 있다.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꼬란행 페리를 타고 이동하다
꼬란 행 배를 탈 수 있는 발리하이 선착장은 파타야 중심가에서 남쪽에 위치한 워킹스트리트를 지나야 도착할 수 있다. 환락가로 유명한 워킹스트리트지만 다행히 낮에 지나치기에는 아이와 함께 해도 큰 무리가 없었다. 선착장까지 이동할 때 썽태우를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바가지를 쓰지 않으려면 적정히 가격을 흥정해야 한다. 혹은 해변도로를 노선버스처럼 달리는 썽태우를 타고 워킹스트리트 입구까지 가서 다시 발리하이까지 가는 썽태우로 갈아타면 좀 더 저렴하다.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꼬란에 가는 배편이 꼬란 내의 행선지는 여러가지다. 우리는 섬에서 가장 큰 해변인 따웬(Tawaen) 해변으로 가는 30밧(Baht, 태국의 화폐단위로서 1밧=약33원)짜리 배를 탔다. 시간은 40분 가량 소요. 평소에도 유독 멀미가 심한 딸아이는 바다 중간 쯤부터 멀미에 입술이 하얗게 변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이는 그 멀미를 감수하고라도 다음날 꼬란에 또 가자고 할 정도로 너무나 만족스러워했기에 후회는 없다. 다음날 방콕에 숙소 예약만 되어있지 않았다면 정말로 꼬란에 한 번 더 갔을지도 모른다.
따웬 선착장에 도착하면 왼쪽이 따웬 해변, 오른쪽이 쌍완(Sangwan) 해변인데, 한 눈에도 왼쪽 따웬 해변이 큰 것이 느껴지지만 그만큼 사람도 많고, 쌍완은 작고 아담했다. 잠시 고민하다 어린 아이와 함께는 작지만 좀 더 한적한 곳이 나으리란 생각에 오른쪽 쌍완 해변을 택했고, 결과는 예상대로 대만족.
작은 섬인데도 물가는 허름한 시설 대비하면 비싸다. 무조건 하나는 잡아야 하는 선베드 하나에 100밧이고, 허름한 식당 겸 매점도 점심 때 아주 소박한 닭고기 볶음밥(카우팟 까이)조차 100밧에 봉사료 10밧까지 얹혀줘야 했다. 화장실도 유료라 매번 10밧씩 주고 다녔다. 하지만 이 모든 돈 내고라도 하루 더 있고 싶을만큼 좋았다. 건기(방콕 및 파타야 지역은 11~3월)라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물이 맑고 색깔도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물이 따뜻해서 아이가 종일 들어가 놀아도 끄떡 없었다. 전날 수영장 물이 차가웠던 것 생각하면 파타야에서 이보다 더 좋은 물놀이 장소는 없다 싶었다.
파타야 숙소 가까이에 센트럴센터라는 쇼핑몰이 있고, 건물 안쪽에 빅씨(Big C)라는 태국의 유명 슈퍼마켓이 있었다. 꼬란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러 맥주, 과일, 저녁거리 등을 사왔다. 현지 물가에 익숙치 않은 여행자라면 흥정이 필요한 재래시장보다 정가에 쉽게 살 수 있는 곳이 편리하다. 빅씨에서는 과일을 통째로도 팔지만 먹기 좋게 잘라서 일회용기에 담아 팔기도 한다. 단가로 따지면 통째로 사는 게 더 싸지만 과일 한 통을 사도 다 먹을 수 없는 단기 여행자에게는 다양한 열대 과일을 맛볼 수 있는 포장된 게 유리하다.
파타야 북부도로 버스터미널서 방콕 에까마이 터미널로 이동
다음 날 방콕으로 돌아왔다. 파타야 북부도로에 있는 방콕 행 버스터미널을 이용했다. 태국의 수도인 방콕은 대도시라 북부, 동부, 서부 터미널이 따로 있는데, 우리는 동부(에까마이) 터미널에 가는 버스를 택했다. 수완나품공항에서 파타야까지 타고 온 버스보다 약간 저렴한 대신 좌석 앞뒤 간격이 딱 그 가격 차이만큼 좁았다, 괜히 싼게 아니구나 싶었다.
다음 편에서는 방콕 도심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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