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9 11:33:52
장사도 동백터널
통영은 ‘남해안의 나폴리’로 불린다. 많은 바닷가 여행지를 돌아다봤으나 완도 속초처럼 여느 관광도시보다 수산물이 풍부하고 싼 편에 속한다. 부산과 여수를 오가는 항로의 중간 지점으로서 남해도와 거제도가 큰 파고를 막아주므로 고요하고 아늑한 물빛이다. 그 앞에 목포나 여수처럼 둥둥 떠 있는 아름다운 다도해들이 보석꽃처럼 피어 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여행지는 이순신공원(옛 한산대첩기념공원)이었다. 1592년 8월 14일 이순신 장군이 일본 수군을 대파하고 해상주도권을 장악해 일본군의 식량보급로를 차단한 한산대첩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서울 광화문의 이순신 장군 동상이 오른쪽에 칼집이 있어 장군이 왼손잡이냐는 논란이 있는 것과 달리 왼손에 칼을 차고 늠름한 모습으로 통영 앞바다를 내려본다.
이순신공원에서 15분 가량 차로 이동하면 동피랑마을에 도착한다. 이순신이 설치했던 옛 통제영의 동포루(망루)가 설치된 곳으로 언덕 끝에 동쪽 벼랑이 있어 이같은 이름을 얻게 됐다. 동피랑마을이 관광객에게 알려진 이유는 집 담벼락마다 그려진 벽화 덕분이다. 2007년 10월 한 시민단체가 ‘동피랑 색칠하기 벽화공모전’을 열었고, 전국 미대 재학생과 개인 18개 팀이 참가해 벽화를 그렸다. 당시 옛마을은 철거 대상이었지만 벽화로 인해 관광객들이 몰려 들면서 마을 보존 여론이 형성돼 지금은 마을 꼭대기 3채만 헐고 나머지는 놔두는 것으로 결정됐다.
동피랑마을을 내려오면 통영중앙시장이 있다. 통영중앙시장은 입구부터 해산물을 찾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활어시장 근처 2층에 있는 식당으로 횟감을 가져가면 1인당 5000원의 상차림비를 받고 상을 차려준다. 여객선터미널 앞에 자리해 통영 인근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이 푸짐하게 먹고 갈 수 있는 자리다. 평소 다소 비싼 가격으로 서울에서 맛보기 힘들었던 도미회를 떠서 숙소로 돌아왔다. 펜션에 도착하니 을미년의 몇날 남지 않은 해가 바다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
생선회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중앙시장 앞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김밥집에 들르면 된다. 원조로 소문난 뚱보할매김밥을 비롯해 한일김밥, 풍화김밥 등 어느 집에 가도 짭조름한 오징어무침, 새콤한 섞박지, 손가락김밥을 맛볼 수 있다.
과거엔 14채의 민가에 8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고 장사도 분교와 교회도 있었다. 2011년 12월에 외도처럼 해상공원으로 꾸며놨다. 장사도에 가려면 통영항 여객터미널이나 거제도의 가배항(장사도유람선), 대포항(대포크루즈), 저구항(남부유람선), 근포항(장사도팡팡유람선), 통영 여객터미널 등 5곳에서 장사도 가는 배편이 있는데 대포항 저구항에서 가장 가깝고 뱃삯이 저렴하다. 장사도가 통영시에 속하지만 통영여객터미널이 뱃길로는 거리는 가장 멀다. 다만 통영에서 주로 지낼 예정이라면 한산도 추봉도를 거치며 한려해상공원의 여러섬을 볼 수 있는 통영항 유람선 탑승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저구항에서 장사도까지 평균 20분이 소요되면 탐방시간엔 1시간반이 걸린다. 왕복 성인 비수기 요금은 1만5000원선이다.
장사도 선착장에 내려 올라가면 먼저 폐교된 죽도국민학교 분교와 중앙광장을 만날 수 있다. 주변에는 분재원이 조성돼 있다. 광장을 중심으로 오른쪽 길로 걸어가면 무지개다리와 달팽이전망대에 다다른다. 더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보고 싶다면 더 걸어 승리전망대와 다도전망대로 이동하면 된다. 중앙광장에서 왼쪽길로 가면 온실, 섬아기집 등이 나온다. 각종 간식과 음식을 파는 누비하우스 밑으로는 대표적인 장사도 관광지인 동백터널길이 나온다. 2014년 종영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배경이 돼 유명세를 치렀다.
이 기사는 일부 불분명한 사실이 재편집됐으며 현지 물가 시세는 2019년 7월 기준으로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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