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17:01:44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이 탈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머리도 마음도 쓸쓸한 탈모인에게 겨울은 힘든 계절이다. 잦은 난방기기 사용으로 건조해진 실내환경 탓에 두피에 각질이 쌓여 모낭을 막으면 두피 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또 가을과 겨울철에 짧아지는 일조량에 의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탈모 유발물질로 바뀌어 모발 성장을 억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탈모인구는 약 1000만명으로 매년 20만명 이상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모발 수는 6만~8만개로 하루에 50~100개가 자연스럽게 빠진다. 모발이 하루에 100개 이상 빠진다면 관리가 필요한 병적 탈모일 가능성이 높다.
임이석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은 “탈모 환자는 취업, 승진, 연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쉽다”며 “한창 꾸밀 나이에 탈모가 오면 자유로운 헤어스타일링이 불가능하고 외모콤플렉스로 악화될 수 있어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20년 전만해도 탈모는 중년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탈모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21만여 명의 환자 중 절반가량이 20~30대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가 나올 정도로 젊은 환자들이 잘못된 생활습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탈모에 시달린다. 이로 인해 인간관계에 소극적이 되며 다시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여성 탈모 환자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국내에서 탈모로 병원을 찾은 약 19만4000명 중 약 10만명이 여성이었다. 특히 직장생활을 활발히 하는 시기의 20~30대 여성이 가장 많았다.
여성 탈모는 남성처럼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크며 스트레스, 사춘기, 무리한 다이어트 임신, 출산, 폐경기 등으로 인한 체내 호르몬 양의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기능을 억제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나 폐경 등으로 체내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안드로겐이 활성화되면서 탈모가 올 수 있다.
이마가 M자 모양으로 넒어지면서 대머리가 되는 남성형 탈모와 달리 여성형 탈모는 이마 헤어라인은 유지되지만 정수리 부분 머리카락이 빠지는 게 특징이다.
또 여성탈모 중 갑상선질환, 철결핍성빈혈, 영양결핍으로 모발이 채 자라기 전에 빠지는 것은 휴지기 탈모로 분류된다. 모발의 생로병사를 담당하는 모낭은 일반적으로 3년의 성장기, 3주 퇴행기, 3개월 휴지기를 거친다. 원래 머리카락은 모낭이 휴지기일 때 빠진다. 휴지기 상태의 모발 비율은 전체 모발의 5~23%를 차지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휴지기 모발 비율이 25%를 넘어서면 위기 상태로 봐야 한다. 모낭이 성장기에서 빠르게 휴지기로 넘어가면서 머리카락이 과하게 빠지면 휴지기 탈모로 봐야 한다.
단 산후 탈모는 흔하게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출산 후 6개월 정도 지속되다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피임약을 끊은 뒤 2~3개월이 지나면 일시적인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탈모가 올수 있지만 대부분 1년 안에 나아진다.
임이석 원장은 “탈모를 극복하려면 잦은 야근과 회식, 불규칙한 생활,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등에서 벗어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라며 “술과 담배를 절제하고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 등 서구화된 식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이라면 예방 차원의 식이요법은 효과가 없다. 검은콩을 먹으면 검은 머리카락이 많이 난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징되지 않았다. 오히려 머리가 빠진 상태에서 생활습관 개선이나 민간요법에 의지하다보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치료에 더 오랜 기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모발이 하루에 80개 이상 빠지거나 점점 가늘어지는 등 초기증상이 의심되면 가급적 빨리 피부과 전문의에게 자신의 탈모 상태를 진단받은 뒤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탈모는 모낭주위주사, 자기장치료, 두피 스케일링, 조혈모세포(PRP)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모낭주위주사는 두피의 혈액순환 촉진과 머리카락 성장에 도움되는 영양물질을 탈모 부위에 주사해 머리카락 성장을 촉진하고 퇴행을 늦춘다. 주로 초·중기 탈모에 적용된다.
자기장치료는 두피 주위에 전자기장을 만들어 모낭세포를 활성화시켜 세포분열을 촉진하고, 모낭 주위의 혈류를 늘려 머리카락 성장을 돕는다.
두피 스케일링은 죽은 각질, 피지덩어리, 먼지 등 노폐물을 제거해 두피를 청결하게 하고 항염증약물로 염증을 개선한다. 조혈모세포치료는 자가혈소판을 추출해 탈모 부위에 이식한다. 모근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고 자신의 혈액 성분을 사용하므로 부작용이 적다.
두피가 휑하게 보일 정도로 탈모가 심하거나 헤어라인 부위에서 탈모가 진행되면 자가모발이식술이 권장된다. 모발이식은 탈모가 생기지 않은 후두부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머리 피부를 떼어 탈모 부위에 심는 방법이다.
임이석 원장은 “먼저 질환에 의한 탈모 여부를 파악한 뒤 원인질환 치료를 마친 다음에 탈모치료를 받는 게 좋다”며 “적잖은 환자가 지루성피부염과 탈모를 동시에 갖고 있어 보통 지루성피부염을 치료한 뒤 탈모치료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모를 방치하면 점점 더 많은 양의 모발이 빠질 수 있어 초기에 적극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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