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비교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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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팽창하는 비만치료제 시장 … 대세 약물 살펴보니
입력일 2020-01-23 09:23:54 l 수정일 2020-01-23 18:15:17
폭풍처럼 시장판도 바꾼 주사제 ‘삭센다’ … 올해 출시된 ‘큐시미아’와 경쟁구도 이룰까

비만치료제인 일동제약 ‘벨빅정’(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노보노디스크제약 ‘삭센다펜주’, 알보젠코리아 ‘큐시미아캡슐’, 광동제약 ‘콘트라브서방정’

볼록하게 나온 배, 통통한 볼살을 부의 상징으로 뽐내던 시절이 있었으나 비만이 질환으로 인식된지 얼추 20여년이 흘렀다.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비만으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은 비만이 더 이상 외모에 국한된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비만은 체내에 지방 조직이 과다한 상태를 말하며 한국인의 경우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에 해당된다.

이런 비만은 개인에겐 건강과 수명을 좌우하고, 국가에는 고비용 저효율의 요인이 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비만 유병률은 34.1%로 3명 중 1명 이상이 비만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비용은 11조5000억원(2018년말 건강보험공단 발표, 2016년 기준)에 이른다.

윤건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만은 단순히 체중증가에 그치지 않고 당뇨병·고혈압·폐쇄성 수면무호흡증·암 등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장기적으로 치료·관리해야 한다”며 “비만인 사람이 체중을 5~10% 감량하면 관련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만치료의 목표는 체중을 감량에 그치지 않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개선해 비만으로 인한 2차 질병 발생을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교정 등으로 시작하며 이후 약물요법이나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약물치료는 식이요법이나 운동보다 많은 부작용이 따르기 때문에 비만 위험도를 평가해 약물치료로 인한 이득이 이상반응 위험보다 크게 작용할 때 시행한다.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거나, 23㎏/㎡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합병증(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또는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한 경우에는 약물요법을 고려하게 된다.

비만치료제는 식욕억제제와 지방흡수억제제로 나뉜다. 식욕억제제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며 뇌에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나 호르몬 작용을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한다. 대부분 오남용 위험이 있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지방흡수억제제는 고열량인 지방의 소화와 흡수를 감소시킴으로써 지방의 체내 축적을 막는다.

이상적인 비만치료제는 장기간 투여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거나 감량된 체중이 유지되면서 안전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러나 이런 약물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01년 ‘리덕틸캅셀’(성분명 시부트라민) 출시를 기점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리덕틸은 교감신경 및 세로토닌에 동시 작용하는 약물로 기존 약물(펜플루라민, 덱스펜플루라민)의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에 잘 맞아 가장 많이 팔리는 비만치료제였다. 그러나 이 약이 2010년 심혈관계 부작용 등의 문제로 퇴출되면서 비만치료제 인기도 함께 시들고 말았다.

2015년 일동제약 ‘벨빅정’(성분명 로카세린), 2016년 광동제약 ‘콘트라브서방정’(성분명 날트렉손염산염·부프로피온염산염)이 등장하면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경구제부터 주사제까지 다양한 타입의 치료제가 출시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018년 출시된 노보노디스크제약 ‘삭센다펜주’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 1월 알보젠코리아 ‘큐시미아캡슐’이 출시돼 비만치료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주목되고 있다.

리덕틸 퇴출 이후 비만치료제 시장에 신성처럼 등장한 벨빅은 미국 바이오기업 아레나파마슈티컬즈(Arena Pharmaceuticals)가 개발했으며 2012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이 약은 선택적 세로토닌2C수용체작용제(5HT2C receptor agonist)로 1일 2회, 1회 10mg씩 복용한다. 이 약물이 흡수되면 뇌내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pro-opiomelanocortin, POMC)를 활성화해 음식을 적게 섭취해도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시부트라민 등과 달리 세로토닌2B수용체(5HT2B receptor)를 자극하지 않아 단기간 사용하는 식욕억제제보다 심혈관계 부작용이 적은 게 장점이다.

미국 바이오업체 오렉시젠테라퓨틱스(Orexigen Therapeutics)로부터 수입한 콘트라브는 2014년 미국 FDA와 2015년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승인받은 약물로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환자의 체중조절에 사용된다. 2016년 국내 출시로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는 평가다. 복용법이 까다로워 치료 첫 주에는 1일 1회 아침 1정을, 2주에는 아침 저녁 각 1정, 3주에는 아침 2정 및 저녁 1정, 4주부터는 아침 저녁 각 2정을 투여한다.

이 약의 부프로피온(bupropion) 성분은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를 억제, 시상하부 POMC를 활성화해 식욕을 억제한다. 내인성 오피오이드(opioid)인 베타엔돌핀(β-endorphin)은 POMC 뉴론에 자가억제(autoinhibition) 작용을 해 부프로피온의 식욕 억제 효과를 감소시키는데, 여기에 오피오이드 길항제 날트렉손을 사용하면 부프로피온의 식욕 억제 효과를 강화시킨다. 이를 이용해 개발된 병용요법이 날트렉손과 부프로피온의 병용요법이다. 기존 식욕억제제와 달리 비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돼 환자 입장에서 복용 거부감이 적은 게 장점이다.

펜터민(phentermine)은 단기간 사용하는 비만치료제로 주로 37.5mg 함량의 제품이 대부분이다.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정’(성분명 펜터민)이 대표적이다.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며 뇌에서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거나 포만감을 증가시키는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한다. 펜터민은 비만환자에게 체중감량의 보조요법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식욕억제제로 체질량지수가 매우 높거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비만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다른 식욕억제제와 병용하지 않고 단독으로 투여해야 한다.

출시 이래로 블록버스터로 이름을 올리며 비만약 시장을 지배해 온 벨빅정이 최근 발암 가능성이 제기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FDA는 현지시각으로 지난 14일 벨빅 로카세린 성분에 대한 발암 가능성을 경고하고 의료진에게 약물의 혜택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벨빅이 직접적으로 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안전성 평가 임상시험에서 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위험성을 확인한 만큼 이에 대해 고려하라는 것이다.

카멜리아(CAMELLIA)라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에서 벨빅은 심혈관 안전성을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3.3년이던 추적관찰 기간을 5년으로 늘리자 치료군에서 암 유병률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일동제약 ‘벨빅정’과 ‘벨빅엑스알정’ 에 대해 안전성서한을 배포한 상황이다.

신약 출시도 벨빅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요인이다. 콘트라브 등 경구용 경쟁약과 주사제 삭센다펜주 등의 폭발적 인기로 발암 논란 이전에도 벨빅의 판매량은 이미 감소하고 있었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인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2019년 벨빅은 2018년 1~3분기 76억원의 매출을 올렸던데 반해 2019년에는 동기 기준 65억원으로 14% 이상 매출이 줄었다. 2018년 출시된 삭센다가 시장을 장악하며 일정 부분 환자군을 빼앗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월에는 가장 강력한 체중 조절 효과로 무장한 큐시미아가 출시돼 벨빅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벨빅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이 활기를 되찾았다면 삭센다가 등장한 2018부터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삭센다는 GLP-1(Glucagon-Like Peptide 1) 유사체로 승인 받은 세계 최초의 비만치료제다. 인체의 GLP-1과 동일한 기전으로 작용, 식욕과 음식 섭취를 억제해 체중을 감소시킨다. 음식물 섭취에 따라 분비되는 인체 호르몬인 GLP-1은 뇌의 시상하부에 전달돼 배고픔을 줄이고, 포만감을 증가시켜 식욕을 조절한다. 삭센다는 GLP-1 수용체에 작용해 췌장에서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글루카곤 분비는 감소시킨다. 또 위배출을 느리게 해 음식 섭취를 줄여준다.

삭센다는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비만치료제로 적절하다. 하지만 매일 주사해야하는 불편함과 다른 약제에 비해 고비용이라는 단점이 있다. 부작용으로 오심·구토·설사·변비·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갑상선 병력이 있는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삭센다는 갑상선 수질암의 개인 또는 가족력이 있거나 다발성내분비선종증 환자에는 사용이 금기다.

삭센다는 2018 3분기 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4분기에는 56억원으로 비만치료제 매출 1위에 올랐다. 2019년 1~3분기에만 316억원 매출로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영향력을 과시했다. 2018년 동기 매출 20억원에서 140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삭센다를 제외한 나머지 비만치료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대웅제약의 디에타민은 점유율 2위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72억원으로 삭센다와는 격차가 크다. 그 뒤를 잇는 벨빅의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14.5% 감소한 65억원이다. 광동제약의 콘트라브 매출액은 29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가장 최근 국내 시장에 진출한 비만치료제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비만치료제’라는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캡슐’(성분명 펜터민·토피라메이트)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벨빅, 콘트라브, 삭센다와 등과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큐시미아는 식욕억제제 성분 펜터민과 뇌전증(간질) 치료제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복합제다. 펜터민은 마약성 원료로 단기간 효과적인 체중감소를 입증한 성분이다. 토피라메이트는 뇌전증치료제인 동시에 에너지대사를 촉진하고 식욕을 조절한다. 두 성분 모두 향정신성약물로 분류된다. 큐시미아는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인 성인 비만 환자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가운데 적어도 하나의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27㎏/㎡ 이상의 환자에서 저칼로리 식이요법과 만성 체중관리를 위한 신체 활동 증가의 보조요법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다.

부작용으로 손발저림, 어지러움, 인지능력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불면증이 생길 수 있어 저녁 복용은 피해야 한다. 극히 낮은 확률이지만 급성 시력저하 또는 안구통증(급우각형 녹내장)이 발생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임신부, 녹내장환자, 갑상선 기능항진증 환자 등에게 투여할 수 없다.

지난 20일 큐시미아의 시중가가 한 정당 4000원으로 확정됐다. 비만환자가 큐시미아를 처방받아 한달 복용하는 데 약 12만원이 드는 셈이다. 벨빅과 콘트라브가 한달 복용시 10만원 선인 것에 비해 다소 높은 편에 속한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파워를 증명하듯 국내 제약사의 비만치료제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중기전 비만치료제 ‘HM12525A(LAPSGlucagon/GLP-1 Dual Agonist)’, 주1회 제형의 현존하지 않는 신(新)기전 비만치료제 ‘HM15136(LAPSGlucagon Analog)’ 등을 개발 중이다.

HM12525A는 공동개발자인 얀센이 비만·당뇨병 동시 치료제로 개발하려던 신약후보물질로 지난해 글로벌 임상 2상 후 한미에 권리를 반환했다. 세계 최초의 주1회 투여 비만치료제로 기존 매일 투여 비만치료제 대비 월등한 체중감소 효과를 임상에서 증명했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혁신신약 HM15136은 비만 동물모델에서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 높은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DPP-4)와의 병용에서는 탁월한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이 후보물질은 20% 체중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쯤 MAD(다중용량상승시험)가 올해 3분기쯤 종료될 예정이다.

LG화학도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아직 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은 식욕조절 유전자 ‘MC4R(멜라노코르틴-4-수용체)’을 표적으로 하는 최초 경구용 비만 치료제다. 동물시험 결과 기존 식욕억제제 대비 체중과 음식섭취량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심혈관질환, 중추신경계질환 등 이상반응 사례는 관찰되지 않았다.

광동제약의 비만치료제 ‘KD101’은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 화합물을 이용했다. 식욕을 억제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지방세포로 분화되는 것을 억제하고 열대사를 촉진해 비만세포의 염증반응을 감소시킨다. 광동제약은 2013년 비임상 시험을 시작으로 KD101 개발을 시작했으며 2017년부터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했다.

김신혜 기자 ksh@healtho.co.kr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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