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비교 심층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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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도 아프면 약이 필요하다 ‘우울증의 약물치료’
입력일 2019-11-26 09:34:51 l 수정일 2019-11-26 09:34:51
기존 TCA·SSRI·SNRI 경구제부터 마약 성분 비강분무제까지

우울증 치료제인 환인제약 ‘아고틴정’(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화이자제약 ‘프리스틱서방정’, 얀센 ‘스프라바토’, 한국룬드벡 ‘브린텔릭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연고를 바르고 감기에 걸리면 대증요법제를 먹듯이 마음에도 상처가 나면 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마음에 난 상처를 방치한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탓에 진료를 꺼리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면서도 심각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에 가장 큰 부담을 초래하는 10대 질환 중 3위를 우울증으로 꼽았고, 2030년에는 1위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 수는 2012년 약 19만명에서 2017년 29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뇌과학 연구자인 앨릭스 코브(Alex Korb)에 따르면 누구에게나 우울 성향이 있으며 진화의 결과 뇌가 그런 성향에 빠지기 쉽다. 부정적인 것에 의해 뇌의 감정 회로가 더 쉽게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마음의 병을 방치했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으려면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울증으로 입원한 환자의 약 15%가 자살로 죽고, 그 10배 정도가 자살을 시도한다. 모든 자살의 80%가 우울증과 연관돼 있다는 보고도 있다.

우울증의 치료방법에는 약물치료·심리치료·전기자극 치료 등이 있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antidepressants)를 사용하며 뇌에서 기분에 관련된 뇌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해 우울증을 완화시킨다. 우울증 환자는 대부분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아세틸콜린과 같은 뇌신경전달물질이 일반인보다 적게 분비된다. 제약사들은 이런 점에 착안해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증가시키는 우울증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우울증 치료에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 TCA)부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 (NDRI, Noerpinephrine Dopamine Reuptake Inhibitor),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 재흡수 억제제(SNRI, Serotonin Noer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노르에피네프린성 선택적 세로토닌 제제(NaSSA, noradrenergic and specific serotonergic antiderpressant), 모노아민 산화효소 저해제(MAOI, Monoamine oxidase inhibitor)등 다양한 약제들을 처방한다.

1세대 항우울제 삼환계 항우울제(TCA)

1958년에 최초로 개발된 1세대 항우울제인 삼환계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노르아드레날린과 일부 도파민의 재흡수(소실) 과정을 차단해 증상을 치료한다. TCA제제는 분자구조적으로 세 개의 고리를 갖고 있다. 다만 무스카린성 아세틸콜린, H1히스타민, 알파-아드레날린 등의 수용체도 억제해 항콜린성 부작용인 변비, 입마름, 시야혼탁, 배뇨곤란 등이 흔히 발생하므로 지금은 SSRI나 SNRI 치료에 실패했을 때 2차적으로 처방된다. 치료효과는 강력하지만 졸음, 변비, 입마름, 시야흐림, 배뇨곤란, 기립성 저혈압, 체중 증가, 섬망, 근육 경련 등 부작용이 심하다.

아미트리프틸린(amitriptyline), 노르트립틸린(nortriptyline), 클로미프라민(clomipramine), 이미프라민(imipramine), 아목사핀(amoxapine) 등의 약물이 있다. 아미트리프틸린과 이미프라민의 경우 우울증 뿐 아니라 야뇨증에도 사용된다. 클로미프라민은 강박관념, 공포상태, 수면 중 발작, 조루증 등에 활용된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해 증상 조절하는 SSRI

행복감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케하는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해 시냅스 내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켜 증상을 조절하는 대표적 항우울제다. 파록세틴(paroxetine), 설트랄린(sertraline), 시탈로프람(citalopram),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의 약물이 사용된다.

한국릴리 ‘푸로작캡슐·확산정’(성분명 플루옥세틴, Fluoxetine) ,한국산도스 ‘산도스시탈로프람정’(시탈로프람브롬화수소산염, citalopram), 한국룬드벡 ‘렉사프로정’(에스시탈로프람, escitalopram), 글락소스미스클라인 ‘팍실CR정’(파록세틴, paroxetine), 한국화이자제약 ‘졸로푸트정’(설트랄린, sertraline), 등이 있다.

부작용으로는 설사, 입마름, 하품, 성욕 저하, 체중 감소 혹은 증가 등이 있다. 식욕부진 혹은 저체중 환자에게 처방 시 주의해야 한다. 푸로작의 경우 비만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이 계열 약물은 주로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지만 공황장애, 범불안장애, 강박장애, 월경전불쾌장애, 조루증 등에도 사용된다.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하는 SNRI

SNRI는 TCA의 부작용 위험과 SSRI의 효과가 약한 단점이 개선된 항우울제로 뇌내 신경세포 말단에서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노르아드레날린)이 재흡수되는 것을 차단해 이들 신경전달물질의 활성을 높여 증상을 개선한다. 특히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강력하게 차단한다.

SNRI는 SSRI의 2세대 격에 해당하지만 세로토닌에 작용하므로 세로토닌증후군(두통·구역·피로·불면·설사 등)이나 악성 신경이완제증후군(Malignant neuroleptic syndrome, 근육강직·발열·자율신경불안증·섬망 등) 등의 부작용이 여전하다. 또 이들 계열 약물은 혈압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므로 약을 복용하는 동안 정기적으로 혈압을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한국화이자제약 ‘이팩사엑스알서방캡슐’(벤라팍신, venlafaxine), 한국릴리의 ‘심발타캡슐’(둘록세틴, duloxetine), 부광약품의 ‘익셀캡슐’(밀나시프란, milnacipran), , 한국화이자제약 ‘프리스틱서방정’(데스벤라팍신, desvenlafaxine) 등이 있다. 이팩사는 우울증 외 다른 적응증으로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등을 갖고 있다. 심발타는 당뇨병성 신경통증에, 익셀은 신경근육통에도 효과적이다.

이 계열 중 최신약은 2015년 3월 출시된 화이자의 프리스틱이다. 주성분인 데스벤라팍신은 벤라팍신 활성 대사물질이다. 프리스틱은 기존 약물의 오심·구토·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현저히 개선한 약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아이큐비아 기준 프리스틱의 판매액은 57억원이다.

초기 항우울제 MAOI … 모클로베미드 등

모노아민 산화효소 저해제(MAOI)는 TCA와 더불어 초기에 개발된 항우울제로 아민계 신경전달물질(도파민 세로토닌 아드레날린 등)이 산화효소에 의해 대사되는 것을 억제하고 이들 신경전달물질 작용을 강화시켜 우울증을 개선한다. 대표적인 약물로 모클로베미드(moclobemide)가 있으며 우울증과 사회 공포증에 사용된다. 구갈(갈증), 어지러움, 두통, 불면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한국메나리니의 ‘오로릭스정’(성분명 모클로베미드, moclobemide)은 1일 300㎎을 식사 직후에 2~3회 분할 경구투여한다. 개인별 반응에 따라 투여량을 줄일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중증의 우울증에는 1일 600㎎까지 증량할 수 있다.

MAOI는 효과 대비 이상반응 위험이 높아 현재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또 티라민이 함유된 음식과 상호작용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어 식이요법 제한이 필요하다. 티라민은 아드레날린을 방출해 신경과 혈관을 자극하고 혈압을 높이고 편두통,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티라민은 숙성된 치즈, 동물의 간, 적포도주, 청어 피클, 된장 등이 많이 들어 있다. 다만 오로릭스는 과거 MAOI와 달리 이런 부작용이 거의 없으나 혈압이 높은 환자나 아주 숙성된 치즈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새로운 기전 우울증 신약 아고틴정·브린텔릭스

환인제약은 지난 4월 우울증 치료제 ‘아고틴정25mg’(아고멜라틴, agomelatine)을 출시했다. 아고틴정은 원개발사인 프랑스 세르비에로부터 국내 독점 판매계약을 맺은 오리지널 제품이다. 이 약은 한국세르비에가 2014년 ‘밸덕산정’이란 이름으로 국내 출시했지만 급여 문턱을 넘지 못해 2017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해외에서는 아고멜라틴 제제가 우울증 치료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이번에 급여약가로 정당 591원을 인정받았다.

아고틴정의 아고멜라틴 성분은 MT1(melatonin 1a), MT2(melatonin 1b) 효능제인 동시에 5-HT2C 세로토닌수용체에 길항적으로 작용한다. 두 가지 기전이 결합돼 우울감·불안감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멜라토닌 효능제이어서 불면을 가라앉히는 방향으로 작용하지만 사람에 따라 불면을 유발하기도 한다. 기존 약에 비해 구토·어지럼증·두통·설사 등 부작용이 경미하며 성기능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약의 권장량은 25㎎이며 1일 1회 취침 시에 투여한다. 2주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하루 투여량을 50㎎로 늘릴 수 있다.

한국룬드벡이 2015년 출시한 ‘브린텔릭스정’(성분명 볼티옥세틴, vortioxetine)은 기존 항우울제와 달리 세로토닌 활성에 다중적으로 관여한다. 세로토닌 수용체 활성을 조절하고 세로토닌 수송체(Serotonin Transporter)에서의 세로토닌 재흡수를 저해하는 등 상호 보완적인 두 가지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 세로토닌을 포함한 우울증상 관련 기타 신경전달물질 활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다중양식 기전의 항우울제다.

하루 권장 복용량은 10㎎이나 고령 환자의 초기 용량은 5㎎이다. 환자의 반응에 따라 1일 최대 20㎎까지 증량할 수 있다. 기존 약과 달리 갑작스럽게 끊어도 금단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점진적인 용량 감량 없이 바로 복용을 중단할 수 있다.

마약의 착한 변신 ‘스프라바토(Spravato)’

‘물뽕’이라고 불리던 마약에 포함된 물질이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의 원료 물질이 됐다. 얀센의 비강용 스프레이 형태의 항우울제 ‘스프라바토’(성분명 에스케타민, esketamine)는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의 주성분은 케타민(ketamine)과 분자 구조가 거의 비슷한 에스케타민이다.

케타민은 일명 ‘버닝썬 게이트’에 등장하는 클럽 버닝썬에서 유통되며 유명해졌다. 이 약물은 1970년 FDA의 승인을 받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dissociative anesthesia, 통증은 사라지고 의식도 없어지지만 겉으로는 눈을 뜬 듯한 모습을 보임)다. 개발사 얀센은 이 케타민의 용량을 줄이고 정맥주사 대신 흡입하는 비강용 스프레이 형식으로 바꿔 부작용을 줄였다. 기존에 유통되던 항우울제 푸로작은 세로토닌을 고농도로 유지하는 과정에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스프라바토는 뇌세포를 즉각적으로 회복시켜 빠르면 투여 후 수 시간 뒤 우울증이 개선된다. 흡수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비침습적이고 감염이 거의 없으며 간 손상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마약으로 사용됐을 만큼 환각이 강해 FDA는 스프라바토를 허가하면서도 사용과 배포를 엄격하게 제한했다. 이 약은 허가받은 진료실에서 의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흡입해야 하고, 유체이탈·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는 만큼 투여 후에도 2시간 이상 의사가 환자를 관찰해야 한다. 비싼 가격, 의료진이 있는 환경에서만 투여할 수 있는 점, 65세는 투여가 불가능한 점은 이 신약이 가진 한계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미국 바이오제약사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가 개발한 세계 최초 산후우울증 치료제 ‘줄레소’(Zulresso, 성분명 브렉사놀론, brexanolone)는 정맥주사제로 지난 3월 FDA 승인을 받았다. 브렉사놀론은 산후 급격히 감소함으로써 우울증을 야기하는 알로프레그나놀론(allopregnanolone)과 화학적으로 동일하다.

GABA-A(gamma amino butyric acid-A) 수용체의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ositive allosteric modulator)로써 작용한다. 이는 일방적으로 수용체를 억누르거나 활성화시키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 다양한 수준으로 활성화하는 기능을 한다. 기존 항우울제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또 기존 항우울제들이 효과를 보이는 데 몇 주가 소요되는 것과 달리 줄레소는 2~3일 내에 작용하여 산후우울증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감마 아미노부트리산(GABA)의 영향을 받아 산후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진정시킬 수 있다. 그러나 GABA의 영향이 과도해지면 부작용으로는 졸음, 구강건조, 홍조, 의식상실 등이 초래될 수 있다. 치료 중 산후우울증이 악화되거나 자살충동 및 행동을 보이면 정맥주사가 중단돼야 한다. 아울러 투여하는 동안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과도하게 진정이 되는 등 중대한 위험이 우려되기 때문에 의료인의 감독 아래 맥박산소 측정기 등을 갖춘 인증된 시설에서만 60시간 동안 계속 주사를 맞아야 한다. 치료로 인한 졸린 느낌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는 운전이나 기계를 다루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해선 안 된다. 

이 약도 기존 항우울제에 비해 빠른 효과가 장점이다. 2~3일 내 작용하기 시작해 산후우울증에 동반될 수 있는 슬픔, 불안 등의 증상을 완화한다. 단 1회 치료로 치유가 가능할 만큼 효능이 우수하지만 고가인 데다 인증된 의료시설에서 전문 의료진에 의해 60시간 동안 계속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하는 불편함 탓에 미국내 판매는 부진한 편이다.

김신혜 기자 ksh@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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