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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수술 ‘낭만닥터’
입력일 2016-12-19 17:45:32 l 수정일 2016-12-21 16:51:49
은사 노영수 교수 수술 참관 후 이비인후과 결심 … 편도·아데노이드절제술(PITA) 2000례 달성

박일석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진료부원장)는 “고난도 두경부암수술의 술기 발전 및 후배 양성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젊은 부부 및 어린이 환자가 많은 경기도 동탄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편도아데노이드수술 등의 치료효과를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흔히 이비인후과하면 축농증, 중이염, 비염 등을 치료하는 진료과로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외과 못잖게 수술이 많고 수술 난이도는 여러 진료과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막연히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이비인후과를 개원하려고 지원했다가 엄청난 수술량과 업무 강도에 사색이 됐다는 신출내기 의사들의 사연도 종종 들려온다.

두경부암을 포함한 이비인후과 질환은 병변이 대부분 뇌와 얼굴 근처에 위치해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작은 신경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수술 흉터라도 남으면 외관상 보기 좋지 않아 치료 과정이 더 복잡하고 어렵다. 결국 손기술이 좋고 수술에 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의사가 이비인후과에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낮은 진료수과 탓에 인기가 예전만 못한 실정이다. 

박일석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진료부원장)는 어려운 진료환경 속에서 묵묵히 두경부암수술 등 고난도수술을 집도하며 후배 양성과 수술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이비인후과계 ‘낭만닥터’다. 수술이 좋아 이비인후과에 지원했다는 박 교수의 전문 분야는 두경부암·갑상선암·음성질환·식도질환 등이다. 이 병원이 개원한 지 3년만인 지난 5월 편도 및 아데노이드절제술 20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진료부원장을 맡아 새 병원의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

그는 의대생 시절부터 수술 자체에 큰 매력을 느껴 외과계 의사를 꿈꿔왔다. 그러던 중 본과 4학년 임상실습 시절 은사인 노영수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일송두경부갑상선암병원장)가 두경부암수술을 집도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꿨다. 박 교수는 “상악동암 절제를 위해 얼굴뼈 절반을 들어내는 과정을 보고 크게 충격받았다”며 “의사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고 이비인후과 지원을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두경부암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두경부암 연수센터에서 연수받았으며, 2012년 ‘두경부암에서 인간유두종바이러스 16형(HPV-16)의 DNA 메틸화 양상의 특성 분석’에 관한 논문으로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두경부암은 위암, 폐암, 간암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악성종양이다. 뇌 아래 부분부터 가슴 윗 부분까지의 부위 중 뇌와 눈을 제외한 곳에서 발생한 암을 총칭한다. 비강·부비동암, 설암, 구강암, 연구개암, 경구개암, 후두암, 구인두암, 하인두암, 침샘암 등이 포함되며 이 중 후두암과 구강암이 가장 흔하다. 세계적으로 매년 65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35만명 이상이 사망한다. 국내에선 여섯 번째로 흔하며 전체 암환자의 2% 가량을 차지한다.
박 교수는 “흡연율 및 고령 환자의 감소세로 전체 환자는 줄고 있지만 60세 이하 젊은 연령층에서는 남녀 모두 미세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경부암 중 하나인 구강암은 혀, 잇몸, 입천장 등 입 안에서 발병하며 음주, 흡연, 바이러스 감염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질병 정도에 따라 음식섭취 및 언어기능에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식도까지 전이되기도 한다. 입 안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잇몸 염증과 궤양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단순 염증으로 치부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게 좋다.
병변이 신체 외부에 노출돼 육안으로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고 방사선치료만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심할 경우 암세포가 넓은 부위로 퍼져 수술 후 미용적·기능적 목적으로 이식 및 재건 성형수술이 필요하다.

후두암은 두경부암 중 가장 흔한 암이지만 전체 암 중 발생률은 그리 높지 않다. 주요 증상으로 목소리가 쉬고, 암세포가 점차 커져 숨길을 막아 호흡곤란이 오면서 숨쉴 때 소리가 나기도 한다. 대부분 성대 주변에서 발생하므로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가 많다. 드문 확률로 성대 윗부분이나 아랫부분에서 발병하면 초기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고위험군인 흡연자는 정기적으로 진료받는 게 좋다.

치료는 성대 움직임, 전이 여부, 폐기능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한다. 외과적 절제술이 치료의 기본을 이루지만 두경부암의 경우 조직을 과도하게 절제하면 말하기나 식사 등 기본적인 행위가 어려워져 삶의 질이 급감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미용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최근까지 수술 없이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만으로 증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수술과 달리 근본치료가 어려웠고 장기적으로 음식 섭취 등에 문제가 생겨 예후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수술을 통해 암세포와 조직을 최소한으로 제거하고 상황을 지켜보면서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을 병행하는 게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엔 입 안쪽이나 겨드랑이, 귀 뒤쪽을 작게 절개한 뒤 수술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있다.

방사선치료의 경우 병변이 뇌와 가까워 방사선 피폭에 대해 걱정하는 환자가 많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 병원은 ‘세기변조 방사선치료(IMRT, Intensity Modulated Radiation Therapy)’를 도입해 암 발생 부위에 좀 더 많은 방사선량을 집중시키는 대신 뇌간이나 척수 등 다른 부위의 방사선 노출량은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흡연이나 음주 외에도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가 두경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강성교 등으로 생식기에 있던 바이러스가 입으로 전염되면 구강암을 비롯한 두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흡연·음주가 원인인 경우보다 예후는 좋은 편이다. 사회·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흡연·음주, 반대로 경제적 여건이 좋은 환자군이나 백인층에서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한국인에서는 두 가지 요인이 겹쳐 발생하는 사례가 자주 발견된다.

박 교수는 두경부암 예방을 위해 남성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선 남성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발끈하는 환자가 꽤 있다”며 “하지만 최근 한국인에서 복합적인 원인으로 두경부암 발병률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이므로 남성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교수의 또다른 장기는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편도·아데노이드절제술이다. 신도시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지역적 특성상 젊은 부부와 어린이 환자가 많고, 특히 편도아데노이드질환 환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코골이가 심해 무호흡증이 나타나거나, 코막힘을 동반한 부비동염의 발생빈도가 높거나, 잦은 편도염으로 고열이 동반되면 수술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 시행하는 ‘전동식 피막내 편도·아데노이드절제술(PITA, Powered Intracapsular Tonsillectomy and Adenoidectomy)’은 미세피막제거기로 불리는 특수 의료장비로 편도조직만 제거함으로써 보호막에 해당하는 편도피막을 보존하고 다른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지 않아 출혈과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동탄은 물론 서울, 제주, 목포, 부산, 아산, 순천 등 전국 각지에서 이 수술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는 박 교수는 새 병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어 보람차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아직 개원 초기인 만큼 애로사항도 많지만 조직이 유연해 생각하고 계획한 것을 바로 실현하기가 쉽다는 게 새 병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하드웨어 측면에서 200~400병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과 의료진 수준, 의료서비스의 질 면에서도 많은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근에 위치한 아주대병원이나 분당서울대병원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진료의 질 및 환자서비스 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겨울철 건강관리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추운 겨울철엔 목이 쉬거나, 칼칼한 느낌이 들거나,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발성 자체가 어려워지고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쉰 목소리와 목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완전히 나오지 않으면 후두염이나 편도염일 가능성 있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며 “습관적인 헛기침, 가래 뱉기, 술과 담배 등은 목의 건조감을 더하고 붓게 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일석(朴一錫)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프로필

한림대 의대 졸업
한림대 대학원 의학 석·박사
2008~200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
2011년 3월~2013년 2월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보험이사
2011년 3월~2013년 2월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의무이사
2013년 3월~2015년 2월 대한후두음성언어의학회 재무이사
2013년 10월~  한림대 의대 교수
2014년 9~12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기획실장
2015년 1월~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진료부원장
2015년 3월~   대한기관식도학회 전산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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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기자 supersta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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