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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자고 싶어 수면제 먹는다? 수면무호흡 증상 악화
입력일 2020-03-25 18:20:07
코골이 뇌 각성시켜 깊은 잠 방해 … 중중일 경우 수면제가 무호흡증 악화, 오히려 역작용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A씨는 잠을 잘 못자고 자도자도 몸이 피곤한 상태가 지속된지 오래다. 불면증으로 일상생활까지 지장을 받고 있지만 해결을 위해 수면제를 종종 복용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불면증 외에 수면장애, 불안장애, 정신질환 가능성이 있어 원인질환에 대한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수면장애 중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에 대해 알아본다. 

코골이·오전두통 심한 비만 중년 남성 검사 필요

국내 성인 25~45%가 코를 골고, 이 중 5~10%는 수면무호흡증을 갖고 있다. 수면무호흡증은 말 그대로 자는 도중 숨을 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잠을 잘 때는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들이 이완돼 목젖, 편도, 혀 등이 뒤로 처지게 되면서 깨어 있을 때보다 기도가 약간 좁아진다. 잠자는 도중 기도가 심하게 좁아지거나 아예 기도 벽이 서로 붙어버리면서 숨을 쉴 수 없게 된다. 한동안 숨이 막혀 컥컥 대다가 ‘푸~’ 하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을 보인다. 조용히 숨을 쉬지 않는 상태가 반복돼 자신은 물론 옆 사람도 인지하지 못하는 ‘침묵의 무호흡’이 훨씬 더 많아 위험하다.

수면 중 무호흡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서라도 숨을 쉬기 위해 뇌의 신호를 받게 되고, 횡경막과 가슴근육은 더욱 힘을 주게 되며, 결과적으로 잠에서 자주 깬다. 수면 중단은 기도 근육을 자극해 기도를 더 좁아지게 하는 악순환을 야기한다. 자는 동안 이런 증상이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떨어져 주간졸림과 ‘오전 시간 두통’을 유발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위험을 높이게 된다. 따라서 잠을 많이 잔 후에도 낮 시간에 피곤하거나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을 보일 경우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비만한 중년 남성이 심한 코골이와 함께 오전 두통을 호소할 경우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성인은 상기도 양압기 치료 우선 고려

수면무호흡증 진단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는 수면다원검사다. 하룻밤 검사실에서 자면서 여러 가지 센서를 붙이고 수면상태를 측정하는 것이다. 불면증,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사지운동증, 기면증, 몽유병, 렘수면행동장애 등 거의 모든 수면질환의 진단에 활용된다. 검사를 통해 수면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물론 관련된 다른 질환(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우울증 등)의 치료와 예방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라면 위험요인인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으로 적정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수면시간은 최소 6시간 이상 확보하고 기도를 더 늘어지게 만드는 술, 담배는 피해야 한다.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수면제 복용도 삼가야 한다. 수면무호흡이 있으면 숨이 막혀 뇌가 깨게 되는데 수면제는 아예 뇌를 깨지 못하게 막아 수면무호흡의 지속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높은 베개 역시 기도를 꺾이게 만들어 수면 중 무호흡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뒷목을 받칠 수 있는 낮은 베개를 이용하고, 반듯하게 누워서 자는 것보다는 옆으로 누워 자는 게 좋다.

보통 성인의 경우 대부분 잘 때만 기도가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수술보다는 상기도 양압기 치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양압기는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강도에 상관없이 가장 효과적이다. 압력을 가해 막힌 기도를 뚫고 밀어 넣어주는 단순한 기기이지만 무호흡 발생을 억제해 뇌를 포함한 전신의 산소포화도를 적정하게 유지, 뇌의 2차적 혈관 손상을 예방하며, 뇌 각성을 막아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돕는다.

정유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질환 및 심장질환이 있거나,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혈관질환의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 수면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신혜 기자 ksh@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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