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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합병작업 앞둔 GSK 컨슈머·화이자 헬스케어 부문 … 유통은 일동제약 유력
입력일 2019-11-29 20:16:48 l 수정일 2019-12-03 16:20:54
글로벌 통합 올 8월 완료 … GSK대행하던 동화약품, 10개품목 600억매출 날려 ‘울상’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가 헬스케어·일반의약품(OTC) 분야에서 스티펠·노바티스·화이자를 차례로 인수 합병에 글로벌 넘버원으로 등극했다. 이에 유통망을 잃은 동화약품이 손해보고 일동제약이 신규 판매대행 업체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8월 화이자 인수로 막강해진 ‘폴리덴트 틀니세정제’(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테라플루 나이트타임’, ‘센트룸’ 비타민, ‘애드빌 연질캡슐’ 등 GSK의 컨슈머헬스케어 브랜드.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화이자(Pfizer)가 헬스케어·일반의약품(OTC) 부문 합병을 발표하면서 이 분야 세계 최대 기업의 탄생을 알린 지 1년이 지나고 있다. 지난 8월 1일 글로벌 본사 간 합병이 완료됐다. 국내에선 각 법인이 진행 중인 업무를 종료하는 중으로 내년부터 공식 합병 절차를 시작한다.


합작법인명은 ‘GSK컨슈머헬스케어’(GSK Consummer Healthcare)로 통합되고 나이지리아를 제외한 GSK·화이자가 진출한 모든 국가에서 운영된다. 새 합작법인(Joint Venture, JV) 지분은 GSK 68%, 화이자가 32%를 보유하게 된다.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이언 맥나마라(Brian McNamara) 현 GSK컨슈머헬스케어 대표가 맡고 있다.


GSK 측은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미국과 중국 등 핵심 OTC 시장에서 각각 1위, 2위를 석권할 것”이라며 “마케팅 등 비용을 2022년까지 연간 5억파운드(약 7500억원) 절감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비용은 사업개발에 재투자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합작법인이 글로벌 OTC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3%로 올라서 2위인 존슨앤드존슨(J&J)의 4.1%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합작사는 2022년까지 약 2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GSK는 경우에 따라 기업분할과 상장을 진행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법인 설립 5년 후엔 화이자에도 같은 결정권이 주어진다. GSK 측은 3년 내 영국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나마라 대표는 “GSK 컨슈머헬스케어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기준 양사의 컨슈머헬스케어 사업부 경영실적을 단순 합산할 때에 합작회사의 매출규모는 약 14조5000억원에 이른다. 합작사는 GSK의 ‘센소다인치약’, 소염제 ‘볼타렌에멀겔’, 진통제 ‘어린이파나돌정’ 등과 화이자의 진통제 ‘애드빌리퀴겔연질캡슐’, 입술보호제 ‘챕스틱’, 종합비타민 ‘센트룸’(건강기능식품) 등 굵직한 품목들을 통합해 마케팅하게 된다.


화이자가 인수합병(M&A)에 나선 이유는 꾸준한 수익을 올리지만 상대적 수익률이 낮은 헬스케어·일반약 사업 비중을 최소화하고 고수익을 올리는 전문의약품(ETC)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매각한 부문이 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에 불과했다.


이후 화이자는 올해부터 혁신신약·백신·바이오시밀러 등 특허유효제품을 다루는 ‘화이자 바이오파마슈티컬’, 오리지널 중 특허만료제품과 제네릭 제품을 취급하는 ‘업존’, 일반의약품을 담당하는 ‘컨슈머헬스케어’로 사업부를 재편했다. 사실상 별도회사 형태로 유지되며 지난 6월엔 항암제 전문기업인 어레이바이오파마를 114억달러(약 13조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파이프라인 강화에도 팔을 걷어 붙였다.


GSK는 컨슈머헬스케어 및 OTC 분야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앞서 2006년에도 화이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탈모방지제 ‘로게인5%폼에어로졸·액2%’ 등을 가지고 있던 화이자 일반약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경쟁을 벌이던 존슨앤드존슨(J&J)에 밀려 실패했다. 13년 만에 GSK는 화이자 인수에 재도전해 성공한 셈이다.


소비재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GSK 컨슈머헬스케어는 GSK와 노바티스가 일반약·소비재 판매를 위해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각각 63.5%, 36.5% 지분을 투자해 2015년 3월 출범했다. 당시 GSK가 노바티스 백신사업부를 5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고, 노바티스는 GSK의 항암사업부를 145억달러에 인수하는 초대형 빅딜이 성사됐는데 이 과정에서 일반약을 다루는 컨슈머헬스케어 부문 통합 계획이 함께 나왔다.


GSK가 보유했던 제품군은 틀니세정제 ‘폴리덴트’, 잇몸질환치약 ‘파로돈탁스’, 구강관리용품 ‘아쿠아후레쉬 익스트림’ 등 구강관리 제품과 화장품 브랜드 ‘피지오겔’,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락티케어에취씨로션1%’, 여드름 치료제 ‘브레복실겔4%’, 항진균제 ‘하이드로졸크림’, 두피질환 치료제 ‘세비프록스액’ 등 피부관리 제품 등이다. 피부관리 제품은 대다수가 2009년에 인수한 스티펠에서 가져온 것이다. 노바티스가 보유한 제품은 무좀약 ‘라미실크림’, 마시는 감기약 ‘테라플루나이트타임건조시럽·데이타임건조시럽’, 코감기약 ‘오트리빈0.05%비강분무액’ 등 지금도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제품이다.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상당한 이득을 보게 된 GSK는 2018년 3월 노바티스가 가지고 있던 지분 36.5%를 약 130억달러(14조3000억원)에 사들이면서 100% 인수에 성공해 이 분야 입지를 공고히 했다.  


GSK는 화이자 인수에 적잖은 공을 들였다. 지난 7월 로이터에 따르면 GSK가 라틴아메리카 현지 품목과 피지오겔 등 일부 비 핵심 소비재 품목 매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 인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10억파운드(1조5000억원)를 마련하느라 애썼다.


빅파마 간 컨슈머헬스케어 분야 인수합병으로 국내사의 유통 지형에도 변화가 왔다. 글락소·노바티스 글로벌 컨슈머헬스케어 합작법인 설립 이후에도 국내서는 노바티스 제품을 동화약품이, GSK 제품을 동아제약이 한 동안 분리해 판매하다 2017년 5월 동아제약이 판매하던 5개 품목에 대한 계약이 종료되자 모든 노바티스 및 글락소 제품을 동화약품이 맡게 됐다. 라미실, 오트리빈, 볼타렌, 니코틴엘껌, 테라플루, 센소다인, 브리드라이트(코막힘 밴드), 잔탁정, 폴리덴트, 드리클로액을 판매했다. 이들 10개 브랜드를 합한 매출 규모는 약 600억원에 달했다.


GSK컨슈머헬스케어는 화이자 헬스케어 부문 통합을 앞두고 지난 10월 동화약품과 공동판매 계약을 종료했다. 당초 계약기간은 2020년까지였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GSK 측의 합병 작업을 앞두고 계약이 조기 종료됐다”며 “상호 협의해 비교적 좋은 조건에 거래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시일을 두고 다른 파트너사를 물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9일 도매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공동판매 파트너로 일동제약이 낙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쥴릭파마도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일동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에 GSK 제품을 일동제약이 맡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동화약품이 판매하던 제품은 재고 소진 및 반품 처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GSK와 일동제약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된 내용은 최종 결정된 뒤 공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제품 공급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GSK 측 입장을 고려할 때 올해 안에는 계약을 체결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은 2016년 6월에 글로벌 차원에서 사노피의 ‘메리알’ 동물의약품사업부를 베링거가 가져가고, 베링거인겔하임은 컨슈머헬스케어 부문을 사노피에 넘겨주는 빅딜을 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런 통합이 이뤄졌다. 이에 국내서는 ‘둘코락스에스장용정·좌약’, ‘부스코판당의정·플러스정’, ‘뮤코펙트정·시럽’, ‘안티스탁스정’, ‘바크로비크림’(아시클로버) 등을 취급하고 있다. 직접 도매상을 통해 유통하고 있으나 국내사에 유통을 맡기지 않은 까닭에 현상유지에 그치는 수준이다. 오히려 80년 전통의 호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세노비스’와 프로바이오틱스+식이섬유 제품의 둘코화이버로 더 좋은 재미를 보는 양상이다.

손세준 기자 smileson@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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