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HOME > 뉴스 > 스페셜 리포트
비타민D 수치가 너무 낮네요, 주사 한방 맞고 가시죠
입력일 2019-11-28 10:13:33 l 수정일 2019-12-03 17:42:46
개원가 주 수입원 부상, 최대 30만IU 투여 … 고용량 주입시 고칼슘혈증, 파골세포 활성화해 뼈 약화 의견도

최근 의학계에서 고용량 비타민D가 파골세포의 골흡수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뼈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직장인 양모 씨(39·여)는 얼마 전 직장 동호회에서 등산을 다녀오다 넘어져 우측 복사뼈가 골절, 금속판고정술을 받았다. 퇴원 하루 전 간호사가 들어와 ‘혈액검사 결과 비타민D 수치가 너무 낮아 회복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비타민D 주사를 추천했다. 양 씨는 비타민이면 몸에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에 5만원을 주고 주사를 맞았다. 의사는 적어도 2개월에 한 번은 주사를 맞아야 한다며 재방문을 권유했다.

최근 몇 년 새 비타민D 주사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개원가의 주요 수입원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보통 입원 환자에게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어 비타민D가 결핍될 가능성이 높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 골절 위험이 높다’며 권유한다.


아침 일찍 회사나 학교에 갔다가 해가 진 뒤에야 집에 오는 대부분의 현대인은 햇볕을 쬘 일이 별로 없고, 실제 비타민D 수치도 낮은 편이다.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8명은 비타민D 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평균 비타민D 수치는 남성이 21.16ng/㎖, 여성은 18.16ng/㎖로 정상 수치인 30ng/㎖에 못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약간의 비타민D 결핍은 신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며, 오히려 주사 등으로 고용량을 한 번에 주입하면 신체에 무리를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비타민D는 지방에 녹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장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해 뼈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D1~D5 등 총 5가지로 분류되는데, 인체엔 비타민 D2·D3만 존재한다. 비타민D2는 음식이나 보충제로 섭취할 수 있고, 비타민D3는 피부에 있는 콜레스테롤 전구체인 7-디하이드로콜레스테롤(7-dehydrocholesterol, 콜레스테롤 전구체)이 햇빛 자외선에 의해 합성돼 생성된다.


최용준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비타민D는 흔히 알려진 뼈 형성 및 유지 역할 외에 소장·대장·뼈모세포·임파구·췌장·뇌·심장·피부·생식선·단핵구 등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면서 면역체계 구성, 항염증 작용, 당뇨병 및 심장질환 예방 등에 관여한다”며 “비타민D 검사는 일반 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 성인은 수술 전 혈액검사를 받거나, 골다공증 등을 확진받은 뒤에야 자신의 혈중 수치를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비타민D 수치가 낮으면 덜컥 겁부터 나기 마련이다. 개원가에선 골다공증 및 구루병 예방, 노화 방지, 피로 해소 등에 도움된다며 비타민D 수치가 낮은 환자에게 주사제 처방을 권유한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으로 1회 접종에 4만~7만원이 든다. 한 번에 투여하는 비타민D 용량에 따라 주사 간격이 달라진다. 주사 용량이 10만IU이면 2개월에 한 번, 20IU는 3개월에 한 번, 30만IU는 6개월에 한 번 엉덩이근육에 주사한다. 의사 소견이나 환자 요구에 따라 투여량과 간격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영양소라도 과하면 독이 된다. 비타민D 과잉 투여가 독성이 있냐 없냐를 두고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전문가단체는 대체로 비타민D 혈중 농도가 200ng/㎖, 하루 보충량이 1만~4만IU를 넘기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비타민D 주사는 한 번에 전문가단체 권고치를 훨씬 뛰어넘는 10만IU 이상의 고용량 비타민D를 주입하기 때문에 정상인이 무턱대고 맞으면 고칼슘혈증 같은 부작용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고용량 비타민D 투여 부작용 중 가장 잘 알려진 고칼슘혈증은 혈중 칼슘 농도가 정상치(8.8~10.4mg/dl)보다 높아져 식욕감퇴, 설사, 변비, 메스꺼움, 근육통, 피로 등이 나타나는 병적 상태다. 이들 증상 외에 혈중 칼슘이 인산염과 결합하거나, 칼슘 침전물이 신장 조직에 달라붙으면 신장이 손상되고 결석이 생길 수 있다. 이밖에 다뇨증으로 인한 탈수, 심장세포 기능 감소, 관절통 등도 비타민D 과잉에 따른 부작용으로 꼽힌다. 


2017년 인도에선 비타민D 과잉으로 인해 급성 췌장염이 발병한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췌장염을 진단받은 19명의 환자는 3개월 동안 평균 600만IU의 비타민D를 주사제 등을 통해 투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엔 고용량 비타민D의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과대 포장됐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2017년 세계적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50~84세 건강한 성인 5108명을 한 달에 한 번씩 10만IU의 고용량 비타민D를 투여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눠 골절 발생률을 분석한 결과 고용량 비타민D 투여군이 6%로 그렇지 않은 군의 5%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호주 멜버른대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이 70대 이상 성인 1606명을 50만IU의 고용량 비타민D를 투여한 837명과 아예 투여하지 않은 769명으로 나누고 3~5년 후 낙상 및 골절 위험을 분석한 결과 비타민D 투여군의 골절 발생 횟수는 171회로 대조군의 135회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낙상을 당할 위험도 83.4%로 대조군의 72.7%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아직 학계에서 논란이 되는 사안이지만 체내에 주입된 고용량 비타민D가 파골세포의 골흡수를 활성화해 골절이나 낙상 위험을 높인다는 주장이 적잖다”며 “골다공증 예방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한 장기 임상 데이터가 충분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병·의원이 수익 증대를 위해 비타민D 주사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골대사학회도 부족한 비타민D를 가급적 저용량 보충제로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최 교수는 “주사제에 대한 충분한 안전성 데이터가 확보될 때까지 비타민D 결핍엔 경구제 복용이 원칙”이라며 “다만 외출 자체가 불가능해 햇빛을 보지 못하거나, 소화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음식 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선택적으로 주사 처방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량 비타민D 투여군의 낙상 위험이 높은 것은 반응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3월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노인학저널(The Journal of Geront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년간 매일 하루 권장량보다 훨씬 많은 4000IU의 비타민D를 섭취한 군은 반응속도가 현저히 느려져 낙상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D가 어떤 기전으로 반응 속도를 떨어뜨리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적정 비타민D 수치는 어떻게 될까. 미국 국립보건원은 비타민D 혈중 농도를 20ng/ml 이상으로 유지하고, 영양제 복용이나 햇볕 쬐기를 통해 하루에 600IU 정도 보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영양학회는 성인의 비타민D 혈중농도는 50ng/ml, 59세 이상 성인·임신부·수유부는 일반인의 두 배인 100ng/ml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타민D 농도가 10ng/ml 이하로 떨어지면 경구용 비타민D 보충제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보충제는 의사와 상담해 혈중 수치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한 뒤 매일 400~1000IU가량 복용하면 된다. 보통 비타민D를 매일 100IU씩 3개월간 보충하면 혈중 수치가 1ng/㎖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사량이 적으면 흡수가 덜 되므로 공복보다는 식후에 복용하는 게 좋다.


최 교수는 “비타민D가 여러 측면에서 건강상 이점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과량 섭취로 인한 부작용 관련 연구결과도 꾸준히 보고돼 ‘만능론’과 ‘무용론’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겨울철에는 계란 노른자, 말린 표고버섯, 자연산 연어 등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통해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다공증·골연화증 환자, 암 또는 심혈관질환자, 갑상선호르몬질환 환자, 위·장질환으로 영양소 흡수가 잘 되지 않는 환자, 항경련제·스테로이드제 복용자 등은 정기적으로 혈중 비타민D 수치를 검사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healtho.co.kr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목록



단독기획 리스트
스페셜 리포트
헬스오가 만난 의사
애브비.png
1.JPG
윌스기념병원 최종심의버젼.gif
서울시립보라매병원.jpg
[크기변환]cha.png
이화의료원 배너광고.png
세브란스.png
자생한방병원226x100.jpg
분당서울대.jpg
AZ.jpg
고려대.jpg
중대.png
휴온스이너뷰티 배너광고.png
건대.png
320121012_samsung.jpg
원자력병원.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