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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디톡스에 효과 좋다는 ‘칼라만시’ … 진짜 효과는?
입력일 2019-08-13 01:54:01 l 수정일 2019-08-18 15:29:02
건강기능식품 아니고 과학적 근거 부족 … 원액처럼 홍보해놓고 실제론 함량 10%

다이어트·디톡스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칼라만시 음료가 각광받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허위과장 광고가 만연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 사는 G씨는 마시는 것만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인터넷 광고를 보고 ‘칼라만시(깔라만시)’ 음료를 구입했다. 평소 건강관리에 투자하지 못했던 자신에게 선물하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생각에 대량주문을 하고 꾸준히 복용했다. 하지만 전혀 효과를 볼 수 없어 이상하게 생각한 G씨가 자세히 알아보니 이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었고 독소배출이나 다이어트 효과도 기대할 수 없는 일반음료였다. 

최근 인터넷 상에서 체내 독소를 빼준다는 ‘디톡스 주스’, ‘클렌즈 주스’가 인기를 끌면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이와 함께 허위 과장 광고 적발사례도 계속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칼라만시는 어떤 과일? 유효 성분은?

칼라만시(영어 Calamansi, 필리핀 원주민 타갈로그어 Kalamansi)는 운향과 감귤나무아과 열매로 감귤나무(Citrofortunella Reticulata)와 금귤(Citrofortunella Japonica) 간 자연적 이종교배로 만들어진 잡종이다. 이는 필리핀 타갈로그족이 ‘칼라만시(kalamansi)’ 또는 ‘칼라문딩(kalamunding)’으로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 ‘칼라몬딩(Calamonding)’, ‘칼라몬딘 오렌지(Calamondin orange)’, ‘골든 라임(Golden lime)’, ‘필리핀 라임’, ‘파나마 오렌지(Panama orange)’, ‘머스크 오렌지(Musk orange)’ 등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미얀마, 카리브 제도, 미국 하와이 등이며 인도네시아, 중국 남부에서도 일부 재배된다.

칼라만시는 금귤과 비슷한 크기로 껍질은 짙은 녹색을 띄며 과육은 밝은 노란색으로 연하고 즙이 많으며 씨앗이 들어있다. 칼라만시 나무는 1년에 30㎝씩 자라 약 7.5m까지 자라고 2년이 되는 해부터 열매를 맺는다. 8월 중순~10월이 제철로 익지 않은 풋열매 상태에서 수확한다.

맛은 신맛과 쓴맛만 느낄 수 있으며 단맛이 없어 과육만 먹기는 쉽지 않다. 칼라만시는 착즙해 원액으로 판매되는 게 일반적이다. 주스·에이드·차·요구르트 등 음료와 샐러드, 고기 양념, 소스 등으로도 개발됐다. 필리핀 등 칼라만시가 많이 생산되는 국가에선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칼라만시 소스를 곁들이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칼라만시에 함유된 영양소는 비타민C, 식이섬유, 헤스페리딘(hesperidin), 탄저레틴(Tangeretin), 나린제닌(Naringenin), DGPP(30,50-di-C-ß-glucopyranosylphloretin), 디오스민(Diosmin), 노빌레틴(Nobiletin), 크립토크산틴(Cryptoxanthin), 시네프린(synephrine), 펙틴(Pectin) 등으로 알려졌다. 

비타민P로 알려진 헤스페리딘은 결합조직인 콜라겐을 만드는 비타민C의 기능을 보강해 모세혈관 기능을 강화하며 항균작용을 한다. 모세혈관은 조직이 영양소와 산소를 주고받는 곳으로 적당한 투과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헤스페리딘은 투과성이 과도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혈압강하 작용도 해 고혈압과 뇌출혈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헤스페리딘이 부족하면 모세혈관 투과성이 증가해 혈액 속 단백질이 배어나오거나 출혈이 발생하기 쉬우며 세균감염에 취약해진다.  

나린제닌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중성지방(VLDL)이 콜레스테롤로 합성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을 주며 알레르기에 의한 히스타민 생산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꽃가루 알레르기 완화와 천식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암 세포에서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데 효과가 있으며 곰팡이 유래 독성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Aflatoxin)B1의 활성을 저해하는 효능도 밝혀졌다. 생리활성물질인 노빌레틴, 탄저레틴, 크립토크산틴은 항산화·항노화·항암 작용에 도움을 준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과 다른 사실도 있다. 칼라만시에는 비타민C가 100g당 27㎎~37㎎ 함유됐다. 레몬에 함유된 비타민C는 약 5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일부 업체와 언론 등이 레몬의 30배가 넘는 비타민C가 함유됐다고 홍보하는 바람에 정보가 와전됐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선 비타민C가 많은 과일로 통해 감기 등에 걸리면 주로 칼라만시 주스를 찾는다.

일부 방송 등에서 ‘시네후린’이란 성분명으로 잘못 알려진 성분 시네프린은 지방세포 내 수용체를 자극해 지방분해 및 분비를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에페드린 유사물질로 과도하게 복용하면 흉통, 불안, 혈압상승, 심장박동증가, 뇌졸중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 카페인과 함께 복용하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성분을 식품 유해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칼라만시는 신맛이 강하고 산도가 높아 과다하게 섭취하면 속이 쓰릴 수 있어 위염 환자 등은 주의해야 한다. 최근 칼라만시 원액을 섞은 과일소주 등이 판매되고 있는데 소주 냄새가 없어 마시기 편한 탓에 많이 마시게 되면 오히려 속쓰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원액으로 섭취하는 것 보다는 물에 희석해 먹는 게 좋다. 필리핀 등에선 칼라만시 주스를 숙취해소제로 마시기도 하지만 효과는 명확하지 않다. 

원액·가공음료 등 형태별 성분·함량 제각각 … 구매 전 확인해야

칼라만시 제품은 원액부터 가공음료, 곤약젤리, 차 등 다양한 형태로 쏟아지고 있다. 워낙 제품이 많다보니 업체들은 같은 가격에 수량을 더 늘려 출시하느라 함량이 낮은 제품을 내놓기도 한다. 소비자는 칼라만시가 가진 효능만 믿고 이같은 원액 함량과 첨가물 등 정보를 놓치기 쉽다.

‘헤이리 깔라만시’, ‘깔라그램’, ‘클린케어 깔라만시 클렌즈’ 등 디톡스 제품은 지난해 100만개 이상 팔리며 인기를 과시했다. 하지만 디톡스 효과에 대한 근거는 미약하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방송인 박지윤과 일본인 모델 야노 시호가 광고해 ‘욕망 스무디’로 유명해진 비엘에프씨 ‘욕망 뉴트리밀’, 신성티앤에프의 ‘핫톡스 깔라만시 클렌즈 주스’ 등을 디톡스 효과 표방 등 사실과 다르게 허위과장 광고한 혐의로 적발했다. 같은 달 인천 연수구 소재 L깔라만C는 식품소분업 영업신고를 하지 않은 채 칼라만시를 함유한 ‘마녀의 레시피’를 소분·판매했다가 세균 수가 기준을 초과하는 등 위상상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적발됐다. 

당시 부실한 위생관리와 다이어트 및 디톡스에 효과의 근거 부족이 밝혀지면서 허위 광고 행태가 잠시 주춤하는 듯 보였으나 여전히 인터넷 상에는 건강기능식품처럼 느껴지는 소비자 현혹 광고가 시정되지 않고 있다. 차연수 한국영양학회 회장(전북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과일·채소를 매일 적정량 섭취하는 게 건강에 좋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이지만 다이어트 효과를 내세우는 디톡스·클렌즈 음료가 과학적으로 다이어트·항산화·노화방지 및 독소배출 등에 효능이 있다고 검증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칼라만시 제품이 영양학적으로 일반 과일·채소 주스와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 클렌즈 주스와 일반 과일·채소 주스 제품을 수거해 각각의 영양성분을 비교한 결과, 적발된 주스 제품 100㎖당 평균 열량은 60㎉, 당류는 22g으로 일반 채소주스(46㎉, 19g)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액 비율이 숫자로 표기되지 않아 함량을 파악하기 힘든 제품이 대부분이다. 원액인 것처럼 홍보했으나 10%만 들어있는 제품도 있다. 식약처는 식품 관련 허위·과장 광고가 만연하고 있는 것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적발해도 처벌 수위가 낮아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클렌즈주스를 식사대용으로 섭취할 경우 영양결핍 등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초대사량 저하로 체중조절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이어트 효과에 대한 맹신으로 식사 대신 주스를 마시면 칼라만시의 효과로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못먹어서’ 살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오히려 체중이 늘거나 건강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칼라만시에 함유된 성분이 다이어트나 항산화 작용에 효과가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기 때문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다만 적당량을 마시면 건강한 기분을 만끽할 만한 매력이 있는 식품”이라고 조언했다.

손세준 기자 smileson@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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