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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1식·원푸드다이어트의 배신, ‘지방’ 빼려다 ‘담석’ 온다
입력일 2019-08-12 16:15:31 l 수정일 2019-08-16 16:56:04
담석증 젊은여성 환자 증가세 … 담낭 수축기능 떨어져 담즙 고여, 체외충격파치료 권장 안돼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연구결과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은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보다 담석증 발생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최모 씨(28)는 ‘비키니를 입겠다’는 일념으로 새해 첫 날부터 다어어트에 돌입, 8개월 만에 체중을 10㎏ 감량했지만 정작 여름휴가 땐 비키니가 아닌 환자복을 입는 신세가 됐다. 휴가 전날 갑자기 오른쪽 복부에 참기 힘든 복통이 느껴져 병원 응급실을 찾은 결과 담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빨리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감에 ‘1일1식’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 식단을 지속한 게 화근이었다.

담석증은 간에서 생성되는 소화액인 답즙이 돌처럼 응고된 결석이 담낭(쓸개), 담도, 간 등에 침착돼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서양인은 전체 인구의 10%, 한국인은 4%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쓸개즙으로 불리는 담즙은 ‘천연 소화제’로 간에서 생성된 뒤 담낭에 저장된다. 식사를 하면 담낭이 수축되면서 담즙을 총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밀어보내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평소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담즙에 과도하게 많은 콜레스테롤이 포함되면서 담석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렇게 생성된 담석이 담낭관(담낭 안팎으로 담즙을 나르는 통로)이나 총담관(담즙을 담낭관과 간관에서 십이지장으로 나르는 통로)을 막으면 담낭에서 담즙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고이면서 담낭 내 압력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담낭이 늘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담석은 화학적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콜레스테롤 담석은 대부분 체내 콜레스테롤 성분이 굳은 것으로 황녹색을 띤다. 고지방식이 등 음식 섭취가 주요인이다.
반면 색소성 담석은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 발생하는 것으로 작고 검은색을 띤다. 콜레스테롤 담석과 달리 기생충 및 세균 감염 등 나쁜 위생환경이 원인이다.

20년 전에는 국내 담석의 대부분이 색소성 담석이었지만 최근 식생활이 고단백·고지방·고열량식으로 바뀌면서 콜레스테롤 담석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육류나 튀김 등 기름진 음식을 과도하게 먹으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발병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선행 연구결과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 45 이상인 고도비만 여성은 정상체중 여성보다 담석 발생률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유신 중앙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담석증의 전통적인 주요 위험인자인 ‘4F’는 비만(Fatty), 여성(Female), 40대 이상 연령(Forties), 임신(Fertile)을 의미한다”며 “여성은 임신으로 호르몬이 불균형하고, 나이를 먹을수록 담즙으로 더 많은 콜레스테롤이 분비되며, 담낭의 움직임까지 감소해 담석이 생기기 더 쉽다”고 설명했다.

간과하기 쉬운 부분은 고지방식이와 정반대로 음식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담석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 여성 담석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도 무리한 다이어트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담석증 환자는 2만4202명으로 2013년 1만8873명보다 약 30% 증가했다. 20~30대 환자 중에선 여성이 1만4601명이 여성으로보다 1.5배가량 많았다. 

실제로 2017년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은 일반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 사람보다 담석증 발생 위험이 3.4배 높았다. 담석증으로 수술받은 환자 수도 3.2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유신 교수는 “식사를 하면 소화를 위해 담낭이 수축되면서 담즙을 배출한다”며 “다이어트로 끼니를 거르거나, 너무 소량만 먹으면 담낭이 담즙을 배출할 일이 없어 수축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이럴 경우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은 채 담낭 안에 고여 담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극단적인 금식, 절식, 황제다이어트, 원푸드다이어트 같은 불규칙한 식습관을 삼가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담석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명치나 오른쪽 윗배의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다. 시간이 지나면 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으로 통증이 퍼져 나갈 수 있다.
보통 통증은 갑자기 시작돼 1~4시간 동안 지속되다 사라지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래지거나, 진흙 같은 회색 대변을 보기도 한다. 이들 증상에 발열이나 오한이 나타나면 담석증 합병증인 담낭염이나 담관염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담석은 현대 의학기술로 완치할 수 있어 가능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표준치료법은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이 치료법은 복부에 낸 1~3개 구멍을 낸 뒤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담낭을 제거한다. 최근엔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담석증 치료에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최유신 교수는 “담석이 있어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적절한 간격으로 검진만 받으면 된다”며 “하지만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난 뒤 사라지지 않거나, 증상은 없지만 담석 크기가 3㎝ 이상이거나, 1㎝ 이상의 담낭용종이 함께 발견되면 차후 담낭염·담관염·담낭천공·복막염·패혈증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담낭절제술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어트 중 복통이 반복되거나 명치가 더부룩한 느낌이 들 땐 복부초음파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일부 개원 병·의원에선 담석증을 신석증이나 요로결석처럼 체외충격파로 완치시킬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 아직은 치료효과가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고,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권장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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