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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유치 경쟁 각축장된 서울 서부, 개원가 ‘착잡’과 ‘기대’ 사이
입력일 2019-04-12 00:58:36 l 수정일 2019-06-13 12:05:46
2000년대 이후 척추·관절병원 소모적 경쟁 … 올해 2월 이대서울병원 개원, 환자쏠림 우려

서울 마곡에 위치한 이대서울병원 전경

서울 강서 지역 병·의원들 간 환자유치를 위한 각축전이 이대서울병원 개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화의료원의 두 번째 병원인 이대서울병원이 지난 2월 7일 공식 진료에 들어갔다. 소화기내과·순환기내과·신장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흉부외과·신경외과·정형외과·신경과·비뇨의학과·응급의학과 등 24개의 진료과, 330병상으로 진료를 개시했으며 향후 1014병상까지 단계적으로 병상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신생아 사망사건’으로 큰 고비를 맞았던 이화의료원은 새 병원 개원을 위해 절치부심해왔다. 국내 대학병원 최초 ‘기준병실 3인실’ 및 ‘전체 중환자실 1인실’, 국내 최초 첨단 수술실통합시스템 ‘엔도알파’ 도입 등 기존 병원에선 구현하기 힘들었던 의료시스템을 선보이며 새 병원에 의료원 전체의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강서 지역 개원가의 반응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환자와 의료인력 쏠림, 매출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지만 한편으로 대형병원과의 진료연계 및 환자이송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지역 병·의원도 있었다.

20년 전만 해도 서울 서부지역은 대표적인 의료 볼모지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은 웰튼병원, 여성 전문병원인 강서 미즈메디병원뿐이었다. 당시 유명 브랜드 병원들은 대부분 서울 강남 인근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강남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서울 외곽지역으로 진출을 꾀했고, 강서 지역에도 척추·관절 병원들이 하나둘 진출하기 시작했다. 2007년 우리들병원(김포공항점)을 시작으로 2009년 강서 나누리병원, 2010년 강서 힘찬병원, 2011년 서울부민병원 등이 차례로 들어섰다.

경쟁은 국내 환자 유치에만 그치지 않았다. 2015년 11월 정부는 강서구를 ‘의료관광 특구(미라클메디)’로 지정했다. 김포공항이 지척인 데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차로 35분밖에 걸리지 않고, 의료·쇼핑·문화·숙박시설이 공존한다는 지역적 특성이 반영됐다. 의료관광특구 지정으로 정부가 719억원을 투자해 메디컬 인프라를 조성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러시아, 중국, 몽골, 중동 지역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병원들의 전방위적 홍보전이 전개됐다.

하지만 경쟁의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강서 지역에 노인층보다 상대적으로 병원을 덜 찾는 젊은층의 비율이 높아지고 출산율 감소, 경제불황, 사드 사태 및 루블화 폭락에 따른 해외환자 감소 등 악재가 겹친 게 원인이었다.

악재는 전문병원 지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2기 전문병원이었던 우리들병원(척추)과 유광사여성병원(산부인과)이 3기엔 탈락하면서 구내엔 서울부민병원(관절), 강서미즈메디병원(산부인과), 실로암안과병원(안과) 등 3곳의 전문병원만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1000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들어서자 개원 병·의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서지역 정형외과 관계자는 “과거엔 대학병원보다 저렴한 진료비와 질환별 특화를 중소병원의 강점으로 내세웠는데 ‘문재인케어’의 영향으로 자기공명영상(MRI) 및 초음파, 상급병실료, 선택진료 등 비급여 영역이 잇따라 급여화되면서 환자가 굳이 중소병원을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다”며 “대학병원이 한 곳 들어서면 주변 중소병원 3~4개가 문을 닫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은 언제나 지역 의료계와의 상생을 내세우지만 허울뿐인 경우가 많고, 어차피 선택은 환자가 하는 것이라 브랜드 파워를 내세운 큰 병원이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며 “그나마 척추·관절병원들은 비급여 비중이 높은 인공관절수술 등으로 버틸만 하겠지만 산부인과 전문병원처럼 이대서울병원과 ‘여성병원’이라는 포지션이 겹치는 병·의원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자 감소는 물론 의료인력 구인난도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강서구 내 종합병원 관계자는 “새 건물에, 복지도 좋은 대형병원에서 근무하길 마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개원 초기인 이대서울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인력을 대규모로 충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병·의원들은 양질의 인력을 수급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병원 건립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지역 의사회 관계자는 “마곡, 발산, 가양 일대는 아직 건립 중인 건물이 많고 상권이 제대로 들어서지 않은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대학병원급 병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활성화되고 장기적으로 인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 계속 버티다보면 병원을 운영하기 수월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중증질환 치료와 학술연구는 대학병원, 경증·급성기질환 진료는 중소병원 및 의원급 의료기관이 전담하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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