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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목 MRI 건강보험 확대 … 일선 병·의원 ‘시큰둥’ 이유는
입력일 2019-02-09 16:00:15 l 수정일 2019-02-18 10:53:51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늘리는 ‘문재인케어’로 자기공명영상(MRI) 비용이 대폭 경감된 가운데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고가의 검사를 받는 ‘의료쇼핑’과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으로 안면·부비동(두부)을 비롯해 전 연령대에서 환자가 많은 목(경부) MRI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될 예정이라 과잉진료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MRI는 컴퓨터단층촬영(CT)과 함께 대표적인 진료비 상승 원인으로 꼽혔다. 비급여항목이라 병·의원이 가격을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병원 규모 등에 따라 진료비가 최저 10만원에서 최대 80만원까지 8배나 차이났다. 암, 심장, 뇌혈관질환, 회귀난치성질환 등 4대 중증질환 환자만 보험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뇌질환의 경우 뇌종양, 뇌경색, 뇌전증 등 뇌질환이 의심돼 MRI 검사를 해도 중증 뇌질환으로 진단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적용이 불가했다. 그러던 중 문재인 정부의 ‘문케어’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지난해 10월부터 뇌와 뇌혈관 MRI 검사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이전과 달리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검사 전 의심만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차이점다. 환자의 의료비 부담은 기존 38만∼66만원의 4분의 1 수준인 9만∼18만원대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8일 올 상반기부터 안면, 부비동, 목 부위 MRI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보험 적용 대상과 수가는 의료계와 협의를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환자 및 시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만성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 환자인 최모 씨(42)는 “그동안 병원에서 CT나 MRI를 찍자는 말만 들어도 덜컥 겁이 났는데 건강보험 혜택이 늘면 경제적 부담 없이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일선 병원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중소병원 관계자는 “MRI나 CT검사 비용이 저렴해지면 ‘질병의 조기진단’이라는 목적은 일부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의료쇼핑 족(族)의 증가로 자칫 병·의원이 과잉진료의 온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료쇼핑은 이미 한국사회의 주요 문제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복지부가 지난 3월 공개한 ‘2011~2016년 보건의료 실태조사’를 보면, 인구 1명당 일 년 동안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14.6회에 달한다. OECD의 평균 6.9회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또 의료계는 MRI 급여 확대로 촬영건수가 늘수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삭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 대학병원 관계자는 “정부 고시에 따르면 뇌질환을 의심할 만한 신경학적 이상증상이나 이상소견이 있으면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뇌 MRI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하지만 실상은 과잉검사라는 이유로 진료비가 삭감되는 사례가 적잖다”며 “목 부위 통증은 근골격계질환이나 신경학적 이상이 아닌 단순 근육통인 경우가 많아 환자 요구대로 무턱대고 MRI를 찍으면 진료비가 삭감되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문제로 진료현장에선 MRI 촬영을 요구하는 환자와 이를 만류하는 의사가 실랑이를 벌이는 웃지못할 광경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또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문재인케어’로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더 엄격한 잣대로 과잉진료 여부를 심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일선 병·의원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MRI 급여 확대가 영상검사의 질 향상에 도움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는 “MRI 검사가 급여화되면 영상 판독의 표준화, 판독소견서 강화 등을 이끌어 장기적으로 환자에게 더 나은 영상검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부터는 MRI 외에 소장, 대장, 항문 등 하복부 및 비뇨기 초음파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초음파검사는 지난해 4월 이후 간·담낭 등 상복부 초음파검사에 한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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