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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도 처방전 발행되나요’ … 의료·한의계 첩약 급여화 갈등
입력일 2018-04-10 23:29:11 l 수정일 2018-09-17 11:28:09
65세이상 우선적용 예상, 비급여 한방치료 55% 차지 … 제조법 非표준화 우려

65세 이상 노인은 일반적인 젊은 사람보다 신체기능이 저하된 상태라 약물 독성에 더 취약하고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가 여러 한약재를 섞어 탕약으로 만든 ‘첩약(한약)’의 급여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료계와 한의계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의사·한의사를 각각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에 강경 논조의 새 집행부가 들어섬에 따라 첩약 급여화를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질 공산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한의계와 협의하는 등 의견 수렴을 거쳐 치료용 첩약을 보험급여화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 보신용 한약은 건보 적용 검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 첩약의 안전성·유효성·치료 효과성 등을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한약 관련법령과 의약품당국의 허가사항 등 법적·제도적 사안을 고려할 부분이 많아 첩약 처방률이 높은 65세 이상 노인에게 우선적으로 보험을 단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첩약은 여러 가지 다른 한약 제재를 섞어 만든 탕약으로 한 번 먹는 양을 보통 1첩(봉지)이라고 표현한다. 황기, 대추, 칡, 더덕, 둥굴레, 오가피, 인삼, 감초, 도라지, 계피 등이 들어가고 환자 상태나 증상에 따라 원료를 가감한다. 비급여 한방치료의 55%가량을 차지하는 한의원의 주수입원이다.


한의계는 의료 보장성 강화차원에서 첩약 처방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등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난 1월 대한한의사협회장으로 새로 선출된 최혁용 회장은 5대 중점 공약의 하나로 첩약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내세우기도 했다.
한의학회 관계자는 “난임, 치매 등에서 첩약 치료의 우수성은 국내외 다수의 논문으로 입증되고 있다”며 “비싼 진료비 때문에 국민의 한방 진료 선택권이 제한받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의계는 65세 이상 고령자, 6세 미만 소아, 난임 부부, 취약계층 등에 첩약을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면 총 2300억원가량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건당국은 연간 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여성·노인질환자 등 의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2013년 10월부터 3년간 첩약급여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한의계 내부갈등과 의사단체의 반발로 시범사업은 시작도 못 하고 무산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양승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5세 이상 노인에게 투약하는 한약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토록 명시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첩약 급여화가 본격적으로 재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첩약의 안전성과 효과 입증이 우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의협은 “과학적으로 안전성·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약에 대해 급여화를 논의하는 것은 건강보험 정책 원칙이나 과학적으로 어불성설”이라며 “정부는 한약 첩약 급여화 정책을 즉각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이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월 8일부터 8일간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만 19~69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한약 조제내역서 발급 및 원산지 표시에 대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8.5%가 본인 또는 다른 사람이 한의원에서 지어먹은 한약의 포장 등에 성분이 표시된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첩약의 조제 과정이 표준화되지 않아 한약재를 조합하는 방식이 각각 다르고, 고전 한의학 서적을 이론적 바탕에 둬 해석도 분분한 실정”이라며 “성분, 용량, 원산지 표기까지 한의원이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환자 건강에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성분으로 부작용이 발생했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65세 이상 노인은 소아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인 젊은 사람들보다 신체기능이 저하된 상태라 약물의 독성에 더 취약하고 한약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높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또 모든 의약품은 제약사가 약사법에 따라 임상시험을 통해 의무적으로 의약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한약은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검증 의무가 면제된다.


반면 한의사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만을 사용하고, 이미 일본·중국·대만 등 여러 국가에서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혁용 회장은 “첩약은 단순한 의약품이 아니라 한의사 조제행위와 한약제제가 결합된 사실상의 ‘의료행위’이므로 첩약 임상은 불가능한 동시에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한의원 등에서 처방하는 한약은 원산지와 성분 공개가 의무사항은 아니다. 현재 한약 재료는 원산지를 표시할 의무가 있지만 완제품인 한약은 자율이어서 성분 및 원산지 표기를 의무화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관련 전문가단체와의 협의를 거쳐 처방약 성분 표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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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기자 supersta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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