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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vs 중소 제약사, 윤리경영시스템 ‘ISO37001’ 인증 두고 ‘이견’
입력일 2018-02-28 19:48:05 l 수정일 2018-03-21 08:54:18
대형사 “반부패경영 앞장·해외진출 도움” … 중소업체 “비용부담 크고 절차 복잡”

제약사가 반부패경영시스템 ‘ISO37001’ 인증을 도입해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것은 마케팅·영업 담당자뿐 아니라 전부서 직원이 제도 필요성을 이해하고 동참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 퇴임, 인증작업 김 빠지나 … 협회 “사실무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반부패경영시스템 ‘ISO37001’ 인증을 두고 업계내 대형사와 중소업체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ISO37001 인증 필요성을 강조해온 원희목 전 협회장이 지난달 사퇴해 인증작업이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상당수 대형사는 협회의 과감한 행보에 발을 맞추는 분위기다. 이에 반해 중소업체 대부분은 협회가 ISO37001을 도입한 취지에 공감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사내 전담인력이 부족하며, 비용 부담이 크다고 호소했다. 업계 전반적으로 ISO37001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성과 내기에 급급한 협회가 밀어붙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전담 인력이 부족한 회사는 인증 신청부터 컨설팅·심사까지 5개월 안에 마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ISO37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2016년 10월 제정한 부패방지 국제표준으로 다양한 조직이 윤리경영 프로그램을 수립·유지하는 데 관여한다. 제약사의 경우 사내 모든 부서와 의료기관·대행사·공무원 등 사업관계자가 윤리경영 대상에 포함된다. 공정거래자율준수프로그램(CP, Compliance Program) 이상의 리베이트 근절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CP는 협회가 2007년에 처음 국내에 도입했으며, 제약사 내 마케팅·영업 조직에 한해 운영된다.

국내 제약사는 ISO37001 인증을 받으면 해외기업 등이 실시하는 신뢰성 실사를 대체하고, 입찰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인증을 불공정 거래행위로 조사받을 때 직원의 일탈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면책 증거로 제시할 수 있다.

국내 업체가 인증심사를 받으려면 △내부심사원 양성 △ISO37001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시스템 설계 및 운영 △인증심사 대응 등에 관해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비영리단체인 한국공정경쟁연합회로부터 컨설팅을 받아야 한다. 인증기관이 제공하는 교육도 이수해야 한다. 한국인정지원센터(KAB)에 등록된 인증기관은 KSR인증원, 한국경영인증원(KMR), 한국품질재단(KFQ),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SBC인증원 등 7곳이다. 컨설팅비로 약 700만원, 교육비로 최대 2000~3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협회는 앞서 지난해 10월 이사장단사·이사사 총 51개사를 기간별 총 5개 그룹으로 나눠 이들 회사가 내년 12월까지 ISO37001을 인증받을 수 있도록 컨설팅비용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1차(그해 12월부터 오는 5월까지) 참여 기업으로 이사장단사 8곳(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녹십자, 대웅제약, 대원제약, 유한양행,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등)과 비(非)이사사 1곳(코오롱제약)이 명단에 올랐다. 바로 이어 2차(오는 5~10월)로 이사장단사 7곳(동구바이오제약, 명인제약, 보령제약, 삼진제약, 안국약품, 휴온스글로벌, 종근당 등)이 참여한다. 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이 업계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하게 ISO37001 인증을 획득했다.

ISO37001 인증에 참여하기로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내부감사팀과 CP팀에서 인원을 각출해 ISO37001 전담팀을 구성하니 기존 업무를 할 인력이 부족하다”며 “인증심사를 준비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 중단하고 업계 동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ISO37001 인증을 받으려면 구매·인사부 등 모든 부서가 협력해야 하지만 대다수 직원이 CP 운영처럼 영업·마케팅부나 담당하는 일로 나몰라라 한다”며 “1차와 2차 신청기간 사이에 시간적 여유를 둬 ISO37001 인증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업계 종사자의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엔 ISO37001 부실인증 우려도 제기됐다. 컴플라이언스인증원은 ISO37001 인증 컨설팅 단체인 공정경쟁연합회가 지난해 2월 설립한 인증기관으로서 독립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컴플라이언스인증원 측은 “인정지원센터로부터 엄격한 평가를 거친 후 ISO37001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아 문제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ISO37001 인증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 중인 한 대형사 관계자는 “ISO37001 인증은 CP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한 업계의 강화된 자정 노력으로 봐달라”며 “ISO37001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국제표준으로 실효성 논란은 일부 업체의 주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 측은 원 회장 사퇴로 ISO37001 인증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에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그럴 일은 없다”며 “협회의 ISO37001 인증지원 프로그램은 이사장단사·이사사와 협의를 거쳐 기획됐고, 자진 참여 기업의 인증을 도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 ISO37001 인증 관련 회원사 의견을 반영하면서 업계 투명성 강화를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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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sseon0000@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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