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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아나팔락시스, 특이항체검사로 예측 어려워
입력일 2019-05-09 21:50:44 l 수정일 2019-05-10 09:41:39
전유훈 한림대 교수 연구 … 환자 53.8%, 면역글로블린 수치 낮아

전유훈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전유훈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대한 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식품알레르기·아토피피부염 연구팀은 중증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아나필락시스의 주요 발병원인인 우유의 경우 특이항체검사를 통한 발병 예측이 어렵다는 연구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를 둔 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음식알레르기다. 음식알레르기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알레르기 쇼크’로도 불리는 아나팔락시스다. 이 증상은 알레르기 반응이 전신에 급성으로 나타나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9~2013년 국내 23개 병원에서 아나필락시스로 치료받은 0~2세 영유아 363명을 분석했다. 이 기간 0~2세 아나필락시스 발생 환아는 2009년 32명에서 2013년 132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환자 중 절반 이상에서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30분 이내에 빠르게 증상이 나타났고, 대부분 두드러기 등 피부발진과 호흡장애가 동반됐다.

아나필락시스 원인은 음식이 93%(338명)으로 가장 많았고 약물 3%(11명), 음식물 섭취 후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나는 ‘음식물 의존성 운동 유발성 아나필락시스’ 1%(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원인 음식은 우유와 유제품 44%(148명), 달걀 22%(74명), 호두 8.3%(28명), 밀 7.7%(26명), 땅콩 4.7%(16명) 순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결과 우유에 의한 아나필락시스는 기존 알레르기 항체검사로는 예측이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레르기는 해로운 외부물질을 공격하는 인체 방어기전이 해롭지 않은 물질에도 과민반응하면서 비정상적인 항체를 생성해 발생한다. 알레르기검사는 음식이나 꽃가루 같은 알레르겐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항체 역할을 하는 특이 면역글로블린-E를 만들어 내는지 확인한다. 특이 면역글로블린-E가 존재하면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으며, 면역글로블린 수치에 따라 중증도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유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난 0~2세 119명 중 절반 이상인 64명(53.8%)은 경구식품유발검사를 제외한 알레르기검사에서 낮은 면역글로블린 수치를 보였다. 우유는 면역글로블린 수치와 알레르기 중증도 사이의 연관성이 떨어져 예측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면 우유 다음으로 아나필락시스를 많이 유발한 달걀은 환자의 92~100%에서 면역글로블린 수치가 높아 검사결과와 알레르기 증상 중증도가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유훈 교수는 “식품알레르기를 진단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경구유발검사, 즉 의심되는 음식을 병원에서 직접 먹여보고 증상을 관찰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고 자칫 급성 반응으로 위험할 수 있어 대부분 혈액검사를 실시한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우유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환자는 알레르기검사 수치가 낮은 비율이 높아 우유 알레르기가 의심되면 알레르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중요한 우유를 알레르기로 인해 섭취하지 못하면 비타민D가 결핍될 수 있다”며 “우유 알레르기를 가진 아이는 보충영양제를 처방받고, 정기적인 검진으로 우유알레르기 소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나필락시스는 상태가 갑작스럽게 나빠지므로 초기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아나필락시스로 치료받은 환자 중 가장 중요한 치료인 에피네프린주사를 맞은 비율은 46.8%에 그쳤다.

전 교수는 “2세 이하 어린이는 가려움증이나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부모도 증상을 겪어보지 않는 이상 아나필락시스를 인지하기 어려워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기 쉽다”며 “아나필락시스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과거 병력이 있다면 비상시에 대비해 에피네프린 자가주사기를 처방받아 휴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의 영유아 아나필락시스 현황 다기관 후향적 사례 연구(Infantile Anaphylaxis in Korea: a Multicenter Retrospective Case Study)’라는 제목으로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대한의과학저널(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4월호에 실렸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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