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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도 비거니즘 시대 … 바르는 것도 까다롭게 ‘비건뷰티’가 뜬다
입력일 2020-01-29 00:15:24
동물성원료·동물실험 No … 가치소비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 중심으로 비건화장품 인기

비건 화장품은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프리는 물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친환경 윤리소비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비거니즘(veganism)이 소비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비건(vegan)이란 동물 유래 원료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지 않고 생활하는 것이다. 한국비건인증원은 제조·가공·조리 단계에 동물 유래 원료를 포함하거나 이용하지 않은 식품·화장품·생활용품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비거니즘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윤리적 소비로 평가받으며 밀레니얼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비거니즘은 육식을 배제하는 식생활을 넘어 피부에 닿는 화장품, 패션 분야로도 실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르는 것, 입는 것에서도 동물 성분을 포함하거나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은 사용하지 않고, 인조 모피를 고집하는 것이다. 특히 피부에 직접 바르고 흡수시키는 화장품에 비건주의가 확산되면서 관련 업계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한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비건뷰티’가 자리잡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8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비건은 구매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세계적인 기업으로는 영국 ‘러쉬‘(Lush), 미국 ‘닥터브로너스(Dr. Bronner’s) 등이 동물실험에 반대하고 비건 제품 판매를 앞세워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내에서도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착한가치·착한소비 시대를 화장품산업 트렌드로 꼽았다. 제품에 들어가는 성분부터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올바른지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실제로 비건화장품 시장이 매년 6~8%의 가파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비건 화장품이란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에서 채취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의미한다. 일반 화장품 속 동물 성분으로는 양털에서 추출한 기름인 라놀린(lanolin), 동물성 지방에서 추출하는 글리세린·올레산, 상어간유에서 추출해 립밤·보습제 등에 사용하는 스쿠알렌(squalene), 동물 위에서 추출해 탈취제·비누 등에 사용되는 스테아르산(stearic acid), 동물의 연골조직·뼈·피부지방 등에서 추출하는 콜라겐 등이 있다. 꿀벌이 만든 벌집 밀랍에서 추출한 비즈왁스(beeswax)나 화장품의 붉은 색소로 쓰이는 연지벌레 추출물 역시 동물 성분으로 분류된다.

비건 제품은 돼지 연골이나 지방에서 뽑아내는 콜라겐이나 글리세린 대신 아보카도오일로 피부에 촉촉함을 더한다. 일반 립스틱, 아이섀도 등에는 연지벌레의 카민(carmine, 또는 Cochineal) 색소를 꽃잎 추출물로 대체한다. 옛날 새색시 시집갈때 연지곤지 단장할 때를 의미하는 연지가 바로 이 연지(연지)다.  세정제에는 계면활성제 대신 식물성 지방산과 알칼리 성분이 결합해 생성된 천연 글리세린과 세정 성분을 쓴다. 보습 작용을 위해 세정제에 들어가는 오일도 동물성 대신 레몬·올리브·코코넛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오일을 사용한다. 또 비즈왁스 대신 콩 왁스 등을 사용한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크루얼티프리(cruelty-free)’ 제품이라고 한다. 동물을 학대(cruelty)하지 않았다(free)는 뜻이다. 화장품 업계는 제품 테스트에 토끼 등 동물을 사용하는 것은 알려져 있다. 화장품 동물실험을 법적으로 금지시키기 위해 탄생한 최초의 국제 비영리 단체인 크루얼티프리인터내셔널(Cruelty Free International)은 이런 상징성을 담아 크루얼티프리 제품에 리핑버니(leaping bunny, 뛰어다니는 토끼) 마크를 부여한다. 리핑버니 마크는 제품을 생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밖에 영국 비건소사이어티(Vegan Society), 프랑스 이브(EVE, Expertise Ve´gane Europe)에서도 비건 화장품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비건은 아니지만 유기농 화장품 인증 에코써트(Ecocert)도 착한 성분으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국 농무부 (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USDA)가 인증을 주관하는데 초록색 라벨은 유기농 원료를 95% 이상, 검은색은 100% 사용했음을 뜻한다.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물을 제외한 완제품의 전체 원료 중 95%가 유기농이어야 한다.

크루얼티프리라고 해서 모두 비건 제품이 아니다. 크루얼티프리 제품 소비가 동물 보호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동물실험은 하지 않아도 동물성 성분을 사용할 수 있다. 비건화장품은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프리는 물론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일반 화장품은 포뮬러 배합 시 동물성 원료와 다양한 화학물질이 들어간다. 일반 화장품에 주로 들어가는 인공향료, 인공색소, 계면활성제, 실리콘, 방부제, 광물성오일 등은 피부 건강을 위한 게 아니라 사용감 향상 등 부수적 필요에 의해 첨가된다. 때로는 피부 자극을 유발해 민감성 피부를 가진 소비자는 이들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비건 화장품은 이들 성분을 과감히 배제한다. 동물성 원료뿐만 아니라 유해 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아 일반 화장품에 비해 자극이 덜하고 안전하다. 예민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라면 비건 화장품을 고르는 게 도움이 된다.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피부 연출에도 유리하다. 

그렇다고 장점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천연 왁스나 에센셜 오일 등 천연 방부제를 사용한 비건 화장품은 탈크나 파라핀 등 화학방부제를 사용한 일반 화장품에 비해 보관 기간이 현저히 짧고, 쉽게 변질될 수 있다. 더딘 흡수력, 발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사용자가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불편한 요소 중 하나다. 비건 메이크업은 지속력과 방수 기능에서도 일반 제품에 비해 미흡하다. 자연유래 성분만 사용하다보면 다양한 컬러를 뽑아내지 못하는 한계도 존재한다. 일반 화장품에 비해 가격대가 높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때문에 환경문제와 가치소비에 민감한 3040세대 소비자층을 주력 고객으로 설정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엔 ‘자연주의’ ‘천연 화장품’이란 광고문구가 넘쳐난다. 하지만 1%의 천연 성분만 쓰고도 천연 화장품이라고 홍보하는 경우도 많다. 구입 전에 비건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극 없는 순한 제품으로 오래 전부터 국내에서 입소문을 탄 ‘닥터브로너스’는 유명한 미국 유기농 코스메틱 브랜드다. 전 제품이 리핑버니 인증을 획득했다. 닥터브로너스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윤리적으로 얻은 비즈왁스를 사용한 밤(balm) 제품 외에는 동물성 원료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동물·지구환경의 공존을 추구하며 멸종위기동물 보호를 위해 매년 수익의 일부를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등 다양한 후원 및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아워글래스(Hourglass)는 미국은 물론 유럽,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색조 전문 브랜드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 사용을 최소화했다. 90% 이상의 제품군이 비건 화장품으로 구성됐으며 올해까지 전 제품을 비건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해야 했지만 2018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아워글래스를 국내 론칭하면서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중국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아워글래스가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중국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수입 화장품에 대해 위생허가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아워글래스의 공식적인 수입·판매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중국의 비건 화장품 수요가 국내 면세점으로 몰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경우 매장 오픈 첫 달에 3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 비건 화장품 브랜드 ‘밀크메이크업(Milk Makeup)’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본격적인 밀크메이크업 제품을 판매에 들어갔다.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밀크메이크업은 동물실험을 배제하는 크루얼티프리 화장품 브랜드다. 식물성 소재를 주로 사용하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인기가 많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는 지난해 3월 비건 화장품 ‘맑은 솔싹 라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프랑스 이브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 제품 출시 후 반응이 좋아 최근에는 미스트·립밤·립마스크 등 3종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2017년 비건 화장품으로 출시된 ‘디어달리아’는 동물실험 및 동물성 원료 사용을 배제하고 천연 식물성 원료로 제품을 만든다. 최근 디어달리아는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하며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어 영국 온라인 뷰티 플랫폼 필유니크(Feel unique)에 입점하는 등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이다.

2004년 출시된 ‘아로마티카’는 창립 당시부터 동물성 원료 및 유해성분을 배제한 유기농 원료 중심의 성분, 차별화된 꼼꼼한 생산 공정 등을 바탕으로 클린 앤 비건 뷰티를 지향해온 국내 1세대 비건 브랜드 중 하나다. 이젠 미국 및 유럽 등 전세계 30여개국에 당당히 진출했다. 서수경 아로마티카 해외영업팀 팀장은 “아로마티카의 북미 지역 매출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해 아로마티카의 베스트셀러 ‘유기농 알로에 베라 젤’, ‘퓨어 앤 소프트 여성청결제’, ‘로즈마리 루트 인핸서’ 등 총 3개 제품이 ‘2019 화해 뷰티 어워드’에서 부문별 1위를 수상했다.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혜 기자 ksh@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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