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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10대오름] ②다랑쉬오름, 가장 웅장하고 균형잡힌 오름의 여왕
입력일 2020-01-28 12:48:42
높이가 227m에 분화구 깊이 115m … 높이의 절반이 파인 셈, 백록담 크기와 비슷

아끈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다랑쉬오름의 웅장하고 균형잡힌 모습

제주의 오름 중엔 처음 접할 때는 그 뜻을 알 수 없는 이름을 가진 곳이 꽤 많다. 직접 가본 오름 중에 말찻오름, 큰지그리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등이 그 예이다. 말찻오름은 말과 잣성(돌담처럼 낮은 성)이 합쳐져 변한 이름이지만 큰지그리오름의 경우 ‘지그리’의 어원은 전혀 알려지고 있지 않다.

다랑쉬오름 능선 초입에서 바라본 우도(정중앙서 왼쪽)와 성산 일출봉(정중앙 오른쪽) ©헬스오
다랑쉬에 관해서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이 오름의 분화구가 달처럼 둥글게 보여 달랑쉬 또는 도랑쉬로 불리다가 변해 다랑쉬가 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한자로 월랑봉(月郞峰)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또 부여와 고구려어에서 ‘높은 봉우리’로 해석되는 달수리라는 말이 변해서 다랑쉬가 되었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아끈다랑쉬의 경우 아끈은 ‘버금’ 또는 ‘둘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다랑쉬오름의 깊이 115m의 분화구. 오름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분화구는 한없이 부드럽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온갖 식물과 새들이 편안히 깃드는 보금자리다. ©헬스오
흔히들 다랑쉬오름을 ‘오름의 여왕’이라 한다. 제주도에 있는 368개의 오름 중 단연코 가장 완벽한 형태다. 해발 기준으로 382m, 지표 기준 실제 높이 227m로 분화구의 깊이가 115m에 달해 오름의 절반 이상이 파인 셈이다.

분화구 크기는 백록담과 거의 같다. 둘레도 1.5km나 된다. 전체적인 오름의 모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잡혀 있어 분화구가 크고 아름답다. 백록담 같은 분화구를 품고 그 안팎으로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풀을 길러내고 있다.

다랑쉬오름은 용눈이오름이나 백약이오름과 달리 경사가 심해서 만만하게 오를 만한 곳이 아니다.인조목 계단과 야자매트 등을 설치해 오르는 길을 갈 지(之) 자 형태로 정비하면서 과거 능선을 향해 거의 직선으로 길이나 있던 시절보다는 오르기가 한층 더 수월해졌다. 개인차가 있지만 20~40분이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다랑쉬오름 분화구의 남쪽 경사면은 제주도 최대 규모의 소사나무 군락지다. 소사나무가 분화구를 올라와 능선을 넘어가면서 터널을 만든다. ©헬스오
제주의 오름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걸어야 그 진가가 보인다. 다랑쉬오름을 오르기 전 주변을 살펴보니 3.4km의 다랑쉬오름 둘레길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이 둘레길은 숲을 관리하는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어서 비록 언덕을 두 곳에서 만나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걷기에 매우 편했다. 다랑쉬오름에 식재된 나무는 삼나무 말고도 편백나무와 비자나무가 더 있었다. 나무와 풀과 꽃을 살피며 오름 입구로 돌아오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정자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가 컴컴한 삼나무 조림지 계단으로 들어섰다. 줄맞추어 빽빽하게 자라는 삼나무들이 아우성치며 자라고 있었다. 천천히 플라스틱 계단을 오르며 깊은 그늘 속을 살폈지만 풀조차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삼나무 조림지를 벗어나서야 편안히 가지를 뻗으며 햇빛을 즐기는 소나무들과 꽃과 풀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르기에만 집중해 빨리 걸으면 오름을 충분히 즐길 수 없으니 걸음이 더욱 느려진다. 뒤따라오던 이들에게 길을 양보하며 꽃을 바라보고 뒤돌아서서 아끈다랑쉬오름과 초록의 들판을 보고 멀리 성산일출봉을 보았다. 앞서간 사람들이 벌써 오름 능선을 돌아서 내려갈 즈음에 오름 능선에 올랐다. 능선에서 다랑쉬오름을 보니 ‘웅장하다’는 말 외에는 그 느낌을 달리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그간 올랐던 여러 오름에서 보았던 것들보다 더 많은 종류의 초목을 품고 있으니 과연 ‘오름의 여왕’이라 할 만하다.

다랑쉬오름 남쪽에 10년간 온천지구로 개발되다가 폐허가 된 옛 세화·송당 지구 부지 ©헬스오
다랑쉬오름 능선을 돌다보면 남쪽에 백약이오름과 높은오름을 향해 마치 페루 나스카 지역의 거대한 지상화처럼 보이는 기하학적 무늬가 보인다. 아픈 생채기다. 1994년 세화·송당 온천지구 지정 고시 이후 개발의 광풍이 불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동안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세화·송당리 일대의 236만여㎡ 땅 위에 관광호텔, 상가, 온천장, 식물원, 워터파크 등을 조성하는 개발계획이 수립됐다. 2001년 10월 사업 시행이 승인되고 2002년 4월 기공 후에 2년 동안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2004년 7월 공사는 중단되었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2011년 사업승인 취소에 이어 2012년엔 이 지역의 온천원보호지구 지정마저 해제되었다. 사람들이 품었던 꿈은 물거품이 되었고 그 땅엔 거대한 상처만 남았다. 저 땅 위에서 사람들이 다시 정직하게 땀 흘리며 일하는 날이 올 것인가.

지난해 9월말 다랑쉬오름 분화구 인근에 피기 시작한 억새꽃 풍경 ©헬스오
다랑쉬오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다랑쉬오름엔 각종 편의 시설이 다른 오름보다는 잘 갖추어져 있다. 주차장은 아직 넉넉하고 화장실과, 안내소, 쉼터도 운영되고 있었다. 진입로 확장도 진행되고 있다.


오근식 여행작가 ohdant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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