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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티스 불법 리베이트, 범행 자백 직원만 '유죄' … 전 대표 등 임원은 '무죄'
입력일 2020-01-17 11:50:08 l 수정일 2020-01-30 10:52:44
재판부 “불법리베이트 제공 확증 없고 위법성 판단 어려워” … 1심 구형 대비 대부분 감형

17일 서울서부지방법원 407호 법정(형사5단독)에서 열린 한국노바티스의 불법리베이트 제공 관련 약사법 위반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인 노바티스 전 대표 문 모 씨에게 무죄를, 법인에는 벌금 4000만원을 선고했다.

수십억원대의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4년 가까이 끌어온 한국노바티스 관련 소송에서 무더기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면소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불법 리베이트의 개연성이 일부 있음에도 리베이트로 규정할 실체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17일 서울서부지방법원 407호 법정(형사5단독, 판사 허명욱)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인 노바티스 전 대표 문 모 씨와 다른 전 노바티스 임직원 등에게 무죄 취지의 선고를 내렸다. 범행을 인정한 일부 피고인 이외에 대부분이 무죄 판결을 받았고, 의약전문지와 출판사 등 법인도 벌금을 감형 받았다.

전직 노바티스 임원인 김 씨(A)엔 구형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다른 김 씨(B)와 채 씨, 배 씨, 곽 씨에겐 무죄를 선고했다. 한국노바티스 법인에는 40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이밖에 리베이트 살포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전문지, 출판사 대표자 등은 일부 무죄와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다. C전문지 대표 양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M전문지(A) 대표 이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또다른 M전문지(B) 대표 김 씨는 무죄, H전문지 사장 조 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E출판사 대표 이 씨는 무죄를 선고 받았다.

각 전문지 법인에는 C사 2000만원, M사(A) 1500만원, H사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M사(B)와 E출판사는 무죄로 결론 났다.

이번 판결에 대해 재판부는 “한국노바티스가 의약전문지를 통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 오랜 기간 검찰과 피고 측이 주장해 온 내용을 바탕으로 결론을 짓게 됐다”며 “문 전 대표 등 당시 노바티스 경영진이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허 판사는 “한국노바티스가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지급받는 사업예산은 한국법인의 각 부서장, 대표를 거쳐 아시아 본부, 스위스 본사로 이어지는 보고 체계를 갖추고 있어 각 단계별로 집행 내역을 확인했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예산 집행에는 주문번호인 PO넘버를 발행해야 하고 월간브리핑 등 내부 자료에 불법 리베이트 제공과 관련 있는 용어로 추정되는 RTM(라운드테이블미팅) 등이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해봤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일부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노바티스와 전문지·출판사 등 피고인들이 노바티스를 통해 불법 리베이트에 가담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해볼 수 있다”고 위법성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부의 최종 판단은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 제약사의 의약품 홍보수단으로서 세미나의 기능 등에 무게를 두고 이뤄졌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노바티스가 의약전문지에 직접 광고비를 지급하는 방식이 아닌 전문지를 통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는 혐의가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며 “노바티스가 의약전문지에 제공한 광고비 181억원 중 의사 등에 제공된 금액은 25억9000만원으로 비율로 보면 각각 86 대 14에 불과하고 이 14%를 따로 구분해 집행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노바티스 내부 문서에 등장하는 용어들이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된 것인지 정상적인 광고 활동의 과정인지 구분이 불가능하다”며 “이에 임직원 전체가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가담했다고 보기 어렵고 문 모 전 대표 등 전직 임원들의 진술로 볼 때 고의성이나 불법 정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전자결재된 문서를 살펴보면 각 제품 담당 PM(제품매니저)이 발행한 PO(구매주문) 번호 발행 서류에는 날짜와 금액 등만 기록돼 있고 세부내역이 나와 있지 않으며 2000만원 이상 집행할 때만 결재를 받도록 돼있다”며 “노바티스가 의약전문지에 광고비를 지급하고 전문지의 법인카드를 빌려 결제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 살포가 이뤄졌으며 금액을 나눠서 처리하는 쪼개기 결제를 했다는 의혹에 대한 내부자 증언이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부분이 이번 사건과 연관됐는지 밝혀진 바 없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의약전문지 M사(A)의 경우 직원이 좌담회를 개최한 것처럼 꾸민 뒤 리베이트를 지급한다는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 받는 과정에서 언론사 관리자나 회사 차원에서 불법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며 “제약회사를 대신해 좌담회를 개최하고 광고비를 지급받는 것은 관행적 사업으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각 전문지의 주장도 참작했다”고 말했다. 또 “의사 등에게 금품을 지급한 것도 위법성에 대한 확정적 인식을 가지고 행동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일부 직원이 불법 리베이트 관련 자백을 했다고 해서 모든 피고인이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정리했다.

특히 재판부는 “동아제약의 제네릭(복제약) 불법 리베이트 사건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며 “불법 리베이트가 근절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은 환자를 위한 전문의약품의 치료와 효능을 홍보하는 일의 중요성이 참작됐고 불법성을 인정하기엔 법령이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말로 취지 설명을 마쳤다.

노바티스는 2010년 11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쌍벌제(리베이트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처벌)를 피하기 위해 의학전문지를 창구로 의사를 불법 접대해왔다는 혐의를 받아 왔다.

서울서부지검은 2016년 8월 노바티스 전현직 임원 6명, 의약전문지 5곳, 보건의료계 출판업체 1곳 등 관련자 34명을 불구속 기소해 법정에 세웠다. 이 중 대형병원 의사 15명은 약식기소로 벌금형을 받아 법정에 나오지는 않았다. M매체 대표 S씨가 사망하면서 그를 제외한 개인 및 법인 18명의 피고인이 재판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전직 임원 김 씨(A)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다른 김 씨(B)와 채 씨, 배 씨에겐 각각 징역 1년, 곽 씨는 징역 10월을 각각 구형했다. 한국노바티스 법인에는 4500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3년간 이어진 공판으로 고통을 겪은 점을 참작해 이들에게 징역 1년 내외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밖에 리베이트 살포 창구 역할을 한 혐의를 받은 C전문지 대표 양 씨는 징역 1년, M전문지(A) 대표 이 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또다른 M전문지(B) 대표 김 씨는 징역 8월, H전문지 사장 조 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E출판사 대표 이 씨는 징역 1년을, 각 전문지 법인에는 C사 3000만원, M사(A) 2000만원, 다른 M사(B) 2000만원, H사 1000만원을, E출판사에는 30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으나 이번 선고로 대부분이 면소 또는 징역형을 면했다.

약사법상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사가 공급받는 자인 의료인을 대상으로 좌담회를 열 경우 참석 유도를 위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판매 촉진 목적이 개입될 수밖에 없어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되며 처벌 대상이다. 노바티스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학술좌담회 개최로 이미 불법 리베이트로 간주돼 공정거래위원회에 566억원의 과징금을 납부했으며, 해당 품목은 판매 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검찰이 제공한 노바티스의 광고비 지출 내역을 보면 2007년 5700만원, 2008년 8200만원, 2009년 1억4000만원, 2010년 11억 3000만원, 2011년 32억 5000만원, 2012년 37억원, 2013년 5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를 포함 리베이트 적발(2016년 8월) 전까지 지급한 광고비는 181억원이다. 2007~2016년 바이엘코리아가 41억원, 한국화이자가 21억원 등을 광고비로 쓴 것에 비하면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이 중 불법 리베이트 공소시효인 5년을 넘긴 2011년 7월 이전 범죄는 이번 재판에서 면소 받았다.

일각에선 검찰 측이 집요하게 몰아붙였음에도 관련자 전원이 형 집행을 면하는 등 완화된 선고가 나온 것을 두고 노바티스 측이 비교적 ‘선방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노바티스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얻은 교훈으로 사내 규정과 준법감시 조직을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며 “향후 비윤리적 사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벌금형 선고가 내려진 것과 관련해 항소할 계획이 있는지, 유일하게 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직원에 대한 회사 측 지원 등 계획이 있는지 등에 대해선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판결문을 검토한 뒤 다음 절차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로선 항소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공정거래위원회에 납부한 과징금과 관련해선 “사회 전반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에서 내려진 행정조치를 성실히 이행했다”며 환수 소송 등은 진행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표명했다.

이번 선고에 대한 검찰 측의 항소 여부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관계자는 “항소 여부와 관련해 입장 표명은 어렵다”고 밝혔다.

손세준 기자 smileson@health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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